스틸데일리는 올해를 마무리하며 철강 업계에 일어난 10대 뉴스들을 아래와 같이 선정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지속됐던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한 원자재 가격 폭등,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현대제철의 게릴라 파업, 철강 회사들의 지주사 전환 확대, 에너지용 강관의 견조한 글로벌 수요 및 변동성이 커진 니켈과 STS 제품 가격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올해 철강 업계에는 어떠한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는지 뒤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해 봤다. [편집자 주]

- 스틸데일리 선정 2022년 철강 업계 10대 뉴스 -
(1)사상 유례없던 포스포 포항제철소 냉천 범람 침수 피해
(2)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철강 원자재 가격 폭등
(3)6월·11월 두 차례 화물연대 파업··· 철강 업계, 물류 차질 호소
(4)KG스틸, 당진 전기로 열연 설비 리버티스틸에 매각
(5)현대제철 파업과 가동 중단으로 점철된 2023년 임단협
(6)철강 업계, 지주사 전환 확대
(7)한국특강, 철근 시장 진출 본격화
(8)코로나19에 울고 웃었던 2022년 중국 철강 시장
(9)고유가 속 북미 에너지용 강관 수출 씽씽 달린다
(10)변동성 높아진 니켈과 STS 제품 가격
 


(1)사상 유례없던 포스포 포항제철소 냉천 범람 침수 피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 공장 복구 작업 모습. 포항제철소 2열연 공장은 최근 침수 피해 복구를 완료하고 정상 가동 중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 공장 복구 작업 모습. 포항제철소 2열연 공장은 최근 침수 피해 복구를 완료하고 정상 가동 중이다. 

경북 포항 지역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는 포항 소재 철강 업체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특히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6일 제철소 가동 이후 처음으로 냉천이 범람하며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의 지하 Culvert(길이 40㎞, 지하 8~15m)가 완전히 침수되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기는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그나마 가동 중단이라는 조치 덕분에 압연 지역 완전 침수에도 불구하고 제철소 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나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물론 포스코 그룹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임직원까지 모두 복구 작업에 적극 나서 2022년 12월 말 현재 총 18개 압연 공장 가운데 15곳을 복구해 정상 가동 중이며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하고 있다. 

(2)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철강 원자재 가격 폭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됨에 따라 석탄과 철광석·철스크랩 등 철강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그에 따라 전방 산업들의 경기가 위축되면서 제품 가격 상승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내몰렸다. 호주산 강점탄의 경우 지난해 톤당 151달러 안팎이던 가격은 전쟁 이후 300달러 선을 넘기기도 했다.

러시아산 수입량이 많았던 철스크랩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쟁 이후 3개월 만에 스크랩 가격은 약 20% 가량 급등했고 급하게 오른 만큼 이후 장기간 침체에 빠졌다. 세계 스크랩 시장의 풍향계로 불리는 투르키예 스크랩 시장은 전쟁의 여파로 쏟아져 나온 러시아산 저가 빌렛트의 공세에 가격이 폭락했다. 투르키예의 가격 폭락으로 전 세계 스크랩 시장이 동반 침체에 빠졌고 이는 3사 분기가 시작할 때까지 이어졌다.

현재까지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철광석 공급 감소로 내년 철광석 가격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으나 공급이 줄어든 만큼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감소해 시장의 균형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6월·11월 두 차례 화물연대 파업··· 철강 업계, 물류 차질 호소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 

올해 6월과 11월 두 차례 발생한 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강 업계는 물류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철강 업계는 2분기 내내 수요 침체를 겪은 만큼 6월에도 판매 타이밍을 놓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6월 첫 파업 당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1일 물동량은 평균 5만톤 가운데 2만톤 수준의 출고가 지연되기도 했으며 현대제철 역시 전체 사업장 출입구 봉쇄 조치로 하루 평균 4만톤 수준의 출하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11월 두 번째 파업 때도 상황은 6월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6월 파업의 학습효과 덕분인지 철강 업계는 파업 시작에 대비해 선주문·선출고 등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가 대비 태세를 갖추어 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포항·당진·군산·광양 등 철강산업단지에 집적한 업체들의 경우 원자재 입출고와 제품 출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결국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고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파업 종료 철회 투표가 진행되면서 16일 만에 파업은 종료됐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품목 확대를 통해 화물 운전기사들의 실질소득이 보장된다면 안전한 운행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 종사자들의 적정 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제도로, 수출입 컨테이너·시멘트에 한해 2020년부터 도입됐고 2022년 말 종료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재검토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안전운임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4)KG스틸, 당진 전기로 열연 설비 리버티스틸에 매각

◇동부제철이 투자한 당진 열연 전기로 설비 가동 모습
◇동부제철이 투자한 당진 열연 전기로 설비 가동 모습

KG스틸이 지난 11월 25일 당진 열연 전기로 관련 설비를 906억 원에 영국 리버티스틸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영국계 리버티스틸 그룹(Liberty Steel Group)의 루마니아 갈라티제철소 운영 법인에 매각키로 하는 한편, 오는 2023년 6월 말까지 옵션 행사 여부에 따라 계약 금액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가동 여부를 결정짓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었으나 리버티스틸은 2기의 전기로와 박슬라브 연속 주조 설비와 열간압연기를 루마니아 갈라티제철소로 이전 설치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고효율 저탄소 전기로 생산 체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5)현대제철 파업과 가동 중단으로 점철된 2023년 임단협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과 노동조합간 2023년 임단협이 교섭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9월부터 60일 넘게 이어진 게릴라 파업으로 당진제철소의 제품 생산과 판매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었다. 양측은 지난 11월 말 노조의 파업 유보 이후 교섭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과 노조는 임금과 단체협상·특별상여금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려왔다. 노사간 교섭 구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 사장실 점거 농성을 비롯해 게릴라 파업과 직장폐쇄 공고 등 노사 관계가 극으로 치달았다. 특히 당진제철소 내 후판과 특수강 공장 그리고 열연 및 냉연 공장에 이르기까지 하반기 생산 및 출하 차질이 발생하면서 손실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6)철강 업계, 지주사 전환 확대

◇동국제강 지주사 전환
◇동국제강 지주사 전환

올해는 유독 철강 업체들의 지주사 전환이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포스코, 세아베스틸, 대한제강, 동국제강 등 네 곳이 지주사로 전환하거나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포스코와 세아베스틸은 올해 3월과 4월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사(포스코홀딩스, 세아베스틸지주) 체제로 전환됐다. 아울러 대한제강과 동국제강은 인적분할을 통해 내년부터 지주사(디에이치오, 동국홀딩스)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분할 예정 기일은 각각 내년 4월 1일과 6월 1일이다.

회사 분할 목적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각 사가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은 지주사 전환을 통한 신규 사업 투자의 효율성 증대와 존속 회사들의 전문성 강화다. 아울러 오너 기업의 경우 경영권 승계의 용이함을 위해서라는 의견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올해 분할 결정을 내린 업체들의 경우 발표 이후 주가 하락세가 짙었다. 인적분할의 경우 종전 회사 주주들이 신규 회사 주식을 보유하기 때문에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은데 승계를 위한 지배 구조 개편 목적이라는 따가운 시선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7)한국특강, 철근 시장 진출 본격화

◇한국특강의 철근 시장 진출
◇한국특강의 철근 시장 진출

철근 시장 진출을 예고하던 한국특강이 KS인증을 취득하고 지난 10월 초도 물량 출하를 시작으로 철근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 2020년 10월 공시를 통해 신규 투자를 보고한 뒤 약 2년 만에 쾌거다. 이로써 전기로 생산 공정부터 압연까지 모두 생산 가능한 국내 8번째 제강사가 탄생한 셈이다. 나아가 지난 11월에는 초고강도 SD700 제품과 고강도 내진용 철근에 대한 KS 인증을 추가 취득하면서 거의 모든 철근 라인업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한국특강의 철근 생산 능력은 연간 약 100만 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월 8만 톤 이상 철근 생산이 가능한 셈이다. 철근 시장 진출 본격화 원년인 올해는 월 약 2만 톤~3만 톤 생산을 시작으로 점차 생산량을 늘려가는 중이다.

한국특강이 철근 시장에 진출하면서 제강사 구도가 바뀌자 생산 업계와 유통 업계의 관심도 모아졌다. 유통 업계에서는 보다 높은 구매 경쟁력에 있어서 호응했고 여타 생산 업체들은 경기 부진이 예고되고 있는 2023년에 앞서 높아질 수 있는 경쟁 강도를 두고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8)코로나19에 울고 웃었던 2022년 중국 철강 시장

◇중국 상하이 철강 내수 가격 변화 추이
◇중국 상하이 철강 내수 가격 변화 추이

2022년 초 경기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조정되던 중국 철강 가격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원자재·철강 공급 우려가 부각되면서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5월부터 중국 각지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정부가 대응 차원에서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중국 철강 가격은 다시 하락했다. 6월~7월의 경우 펜데믹 관련 봉쇄 정책이 지속되는 동안 수요산업 생산 활동과 달리 철강 생산 활동은 큰 타격을 입지 않았기에 가격 약세 국면도 바뀌지 않았으며 철강 공급 과잉도 심화됐다. 

계절적 성수기로 간주되는 9월~10월에도 중국 철강 가격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미국·유럽의 긴축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기조가 만연했으며 중국의 고질적인 부동산 부채 문제도 여전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 3연임’을 확인받는 자리인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고수를 시사한 것 역시 철강 가격 하락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11월 들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강도를 완화하고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12월부터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선회하고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내면서 시장 심리가 개선되고 가격 상승세도 유지되고 있다. 

(9)고유가 속 북미 에너지용 강관 수출 씽씽 달린다

◇시추중인 리그 
◇시추중인 리그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에 거래되는 가운데, 올해 북미 에너지용 강관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1월~10월 국내 강관 제조사들의 유정용&송유관 수출량은 793천톤으로 전년 동기(699천톤) 대비 1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캐나다향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에너지 안보 이슈가 지속 거론되는 가운데, 북미를 중심으로 가스·원유 시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국내 배관재 업계의 내년 실적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유정용&송유관 등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고유가에 따른 북미 리그수 증가가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본지가 집계하는 북미 리그 카운트를 살펴보면 12월 둘째 주 리그수는 미국이 776곳을 기록했고 캐나다 리그는 199곳으로 나타나 북미 지역 리그수는 전체 975곳으로 집계됐다. 또한 국내 강관 수출 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북미 에너지용 강관 수요는 안정적인 판매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변동성 높아진 니켈과 STS 제품 가격

◇LME 니켈 월 평균가격과 유통가격 추이
◇LME 니켈 월 평균가격과 유통가격 추이

2022년 스테인리스 시장은 AD 규제로 시장의 방향성이 예측 가능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했던 기대를 산산조각 냈다. 1분기 청산그룹의 니켈 하락 베팅에 따른 숏스퀴즈 사태로 사상 초유의 니켈 급등에 따른 충격에 빠졌다. 스테인리스 제품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 수요 침체로 인한 판매 감소와 단가 폭락이란 어려운 시기를 맞으며 AD 규제 상황임에도 내수 생산 업체들이 감산을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그리고 9월, 아무도 예상치 못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사고로 수급 불안 우려감이 터지며 시장의 분위기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장세를 보이기 했다. 4분기 들어서며 공급 불안 우려는 잦아든 가운데 경기 침체에 발목이 잡히며 가격은 약세장으로 전환됐지만 니켈이 톤당 3만 달러대에 육박하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과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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