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 큰솔 고문 최영수 (前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최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에 거는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시장경제체제에서 발생되어진 여러 가지 불공정한 관행을 바로잡아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각 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되는 소위 공정경제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아는 공정경제는 우리 경제·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기업과 시장의 불공정을 시정함으로써 혁신과 성장을 뒷받침하는 경제 인프라다.

정부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범부처 협의체를 구축하여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업·공조를 통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갑을문제 해소), 기업지배구조 개선(재벌개혁), 상생협력 강화, 소비자 권익 보호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공정경제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공정경제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불공정행위를 근절하는 데 주력해 왔으며, 그 결과 시장에서도 점진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최근 공정위의 평가나 언론 등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甲乙문제 관련해서는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등 취약분야에서 甲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乙의 피해구제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함으로써 거래관행 개선 체감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음으로 재벌개혁 분야에서는, 금융그룹감독 모범규준 시범운영(’18.7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18.7월) 등을 통해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토대를 마련한 바도 있다.

아울러,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18.12월), 상생형 스마트공장 도입,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기업) 발굴·확산 등을 통해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자율적 상생문화 조성에도 힘써왔다고 보여진다.

이제 이러한 성과에 더하여 공정경제가 단순히 서류상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일터와 생활 속에서 실제 느껴질 수 있도록 추진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법과 제재만으로 공정경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며, 이제는 국민들이 삶 속에서 공정경제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추진하여야 한다. 그 첫 단추로, 철강산업 분야에서도 불공정한 거래관행을 개선하고 공정거래·상생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일반 소비자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취약 분야를 중심으로 테마별 체감형 시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구조조정이나 경기요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하도급 분야, 경영여건이나 수익기반이 취약한 가맹 분야,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형태고용근로자 문제, 기업과 함께 시장의 양대 축인 소비자의 권익 증진을 위한 시책 등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공정위는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공정경제의 온기가 널리 미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일관되게 관련 정책을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 그 중에서도 철강산업은 우리 산업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여러 분야의 시장에 참여하여 거래관행과 국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야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때로는 토목이나 주택건설의 대규모사업의 발주자에게 자재를 공급하고, 전기나 수도처럼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 공항이나 항만 같은 공공시설의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수많은 협력·하도급업체 또는 거래 관련 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철강산업 분야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갖는 경우가 많아 그간 공정·상생 등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운영방식이 전환될 수 있도록 힘써 왔고 계약참여업체의 권익구제 등을 위해 해당 계약제도 관련 과제 발굴·개선의 시정노력에도 불구하고 불공정관행이 완전히 해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공이나 민간 기업들은 철강사업자에게 자재를 받기 때문에 담합 등으로 인한 애로를 겪는 경우가 있고, 소비자들도 철강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정한 약관 등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기도 한다.

이처럼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철강산업의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하여 공정한 시장경제 구축을 위한 선도적인 마중물 역할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가 해야 할 일은 첫째, 자율에 기초한 맞춤형 개선방안의 단계적 확산 추진이고, 둘째는 철강산업 분야의 거래관계를 심층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다.

아울러 현재처럼 공공기관이 발주자 또는 최종구매자인 시장에서 직·간접적인 거래당사자인 철강사업자 간 담합이나 불공정행위도 억제토록 해야 할 것이다. 반면, 공정경제를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강사업자 스스로 공정거래 원칙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

철강산업 분야에서도 공정거래원칙 준수 여부를 상시 감독하도록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CP)을 도입하고, 임직원 평가에도 반영하며, ‘하도급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하여 사업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되었을 때 비로소 철강산업 분야의 거래관행이 개선되고 이것이 공정‘문화’로 정립됨으로써 철강사업자들과 거래하는 수많은 기업은 물론, 국민의 권익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철강산업의 공정문화가 확산되면, 우리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공정경제의 온기가 파급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CP 도입은 필수불가결의 요소라 할 것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철강산업 분야의 준법경영을 보다 활성화하는 자율준수 프로그램(CP, Compliance Program)은 필수라고 할 것이다.

필자는 공정위 사무관 시절에 CP업무를 담당했었다. 당시 CP업무는 다른 현안업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 별로 관심을 받지 않았다. 필자는 CP업무를 되살리기 위해 당시 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한 관련 사업자단체를 방문하여 설명회를 갖는 노력 등을 지속적으로 기울였다. 그 수고의 결과라고 믿고 싶지만 지금의 CP업무는 다시금 재조명을 받고 있는 듯하다.

CP는 기업들이 공정거래관련 법규를 자율적으로 준수하기 위해 운용하는 내부준법시스템으로 임직원들에게 경쟁법 준수를 위한 명확한 행동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법위반 행위를 사전에 예방함과 동시에 위반 행위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여 대응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이 CP를 운영하면 공정위는 CP평가를 통해서 그 결과를 가지고 직권조사 면제와 공표하향명령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바라건대 철강산업 분야에서도 이러한 CP도입이 보다 활성화 되고 체감되어진다면 사업자 간 불공정거래행위는 사전에 예방될 것이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해도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철강산업 분야에서 시장참여자 모두가 현행 법체계를 올바로 이해하고 지켜가는 문화가 정착되어질 때 시너지효과가 발생되어 공정경제가 꽃피워지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거듭될 것이다.



[최영수 약력]
현, 법무법인 큰솔 고문

전,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전, 서울사무소 제조하도급과장(건설용역, 가맹사업 포함) 부이사관 대우
전, 부산사무소 소장
전, 대전사무소 소장
전, 세종연구소(국가전략과정) 파견
전, 대구사무소 소장
◇ 스틸데일리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