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융아연도금강판(GI)을 비롯한 냉연도금 제품 가격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3년간 판매 가격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말도 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가격이 주저앉은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꼽는다. 가장 큰 원인은 아무래도 수요 부진이다. 냉연도금재를 사용하는 주요 수요처의 침체가 깊어지다 보니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냉연도금업계 한 관계자는 “주문량을 채우지 못하니 가격을 내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구매심리까지 위축된 것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며 “지금 가격이 바닥이라는 확실한 인식만 있다면 괜찮을 텐데, 그런 확신이 없으니 시장이 더욱 요동치는 느낌이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수입산 가격 하락이다. 중국산 수입재 가격이 국산 제품보다 가격적인 우위를 더욱 갖게 되면서 가격에 변동을 줬다는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산 GI 오퍼 가격은 최근에도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500달러 중반 대 가격이 제시되고 있다. 가격 하락 기조가 시작된 9월보다도 상당 부분 하락한 수준이다.

마지막은 포스코의 내수 판매 비중 확대다. 수출 시장 판매 가격과 내수 시장 판매 가격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수출 물량 일부를 내수 물량으로 돌린 영향이 발생한 것.

업계 한 관계자는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적어도 당시 가격을 유지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봤다. 그러나 포스코가 도금재 주문량을 채우기 위해 할인 정책을 펴면서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고 되짚었다.

실제로 포스코는 부족한 주문량을 채우고, 수입재를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판매 전략을 수정한 바 있다. 대리점이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을 주문할 경우 할인 혜택을 제공한 것이 골자다. 최근에는 할인 폭과 대상을 더 넓혀 이번 주 주문 투입분부터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판매 가격 반등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