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무사시의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1천일을 연습하는 것을 단(鍛)이라고 하고 1만일의 연습을 련(鍊)이라 한다. 이런 단련이 있고서야 비로소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이나 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장밋빛 꿈을 꾼다. 그러나 한 분야에서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꿈을 이루는 사람은 드물다. ㈜한국클래드텍 배동현(裵東炫)사장. 국내에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접합강판분야에서 20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파면서 이제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업체로 키운 사람이다. 가을 하늘의 청명함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날, 대구 달성산업단지 내에 있는 한국클래드텍 찾아 배동현 사장의 경영철학과 향후 꿈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주)한국클래드텍 배동현 사장
▲ (주)한국클래드텍 배동현 사장
Q> 한국클래드텍은 클래드강판(Clad Metal) 제조업체라고 알고 있다. 우선 클래드강판이란 말이 생소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아울러 한국클래드텍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 한다.

A> 클래드강판은 조직이 각기 다른 두 가지 이상의 금속(비철금속 포함)을 열과 압력으로 눌러 붙인 강판으로, 계면(界面)의 조직과 조직이 상호 침투해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접합이 강화돼 조직이 안정화 되는 강판을 말한다. 단일 금속이 가진 장점은 그대로 가지면서 단점을 보완해줌으로써 성능이 향상되는 기능성 소재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장 널리 쓰이는 알루미늄 주방기구의 높은 열전도성과 위생과 내구성이 좋은 스테인리스 소재를 하나로 묶어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의 장점을 배가시킨 소재라고 설명드릴 수 있다.

(주)한국클래드텍 1997년 부산에서 창업하여 2008년 현재 위치로 확장 이전하였다. 현재 대구 달성 산업단지와 중국에 공장이 있는데, 설비는 달성공장에 7개 라인, 중국에 3개 라인이 있어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클래드 메탈을 생산하고 있다. 또 매출의 45%는 미국과 일본, 유럽, 동남아 등 1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Q> 사장님께서는 클래드강판 개발 한 길을 걸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클래드강판 개발을 시작하시게 된 동기와 그 동안의 개발 과정은?

A>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 Stainless 냉간압연업체에서 생산관리직으로 일을 했는데 당시 전기밥솥 수출이 호조였다. 그런데 동료 한사람이 향후밥솥의 바닥이 스테인리스에서 클래드강판으로 갈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 말에 영감을 얻어 창업을 결심했다. 일반 압연기를 개조하고, 롤을 개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초기에는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지라 실패도 많았다. 대학과 연구소, 포스코 등을 동분서주하면서 자료를 모으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노하우와 기술력도 가지게 되었다.

시기도 좋았다. 2000년 연속 클래드 라인 개발에 성공하고 나자 당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코끼리표 전기밥솥에 소재를 공급하던 스미토모전기가 회사를 찾아와 소재공급을 제의했다. 그때부터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을 결합한 클래드강판을 공급하였다. 또 연속라인을 추가로 투자했을 시점과 맞물려 중국 쿡웨어시장의 붐이 일어 대량 주문이 들어왔고 24시간을 가동해도 공급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클래드메탈을 생산하는 업체가 늘기 시작하면서 단순한 제품으로는 승부가 어렵다는 생각에 동, 니켈, 티타늄 등의 소재를 접목하여 3중, 4중, 5중, 심지어 12중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건축외장재와 자동차, 전기전자부품 등 산업소재 분야로의 확대를 추진 중이다.

Q> 한국에서 중소 제조업을 하는 것이, 그것도 생소한 분야에서 외길인생을 걸어왔는데 힘든 점은 무엇이고, 가장 보람 있는 것은?

A> 힘든 점은 제품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과 이렇게 탄생된 제품에 대해 대기업이 쉽게 신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생산하는 제품은 수십 번 찾아가서 설득을 하고 테스트를 해서 탄생한 제품이다.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이렇게 개발된 제품이 채택되어 납품될 때이다. 이걸 왜 시작 했나 후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초기 개발 시부터 한국 철강산업 중 미지의 분야에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자부심으로 일해 왔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Q> 기존 타사 클래드강판과의 차별성이 있나? 아울러 한국클래드텍의 최대 강점은 무엇인가?

A> 미국과 유럽, 일본의 클래드강판 업체는 나름대로 특화가 돼 있다. 보통 2~3개 라인을 가지고 특정 제품만을 생산한다. 국내에도 업체가 있습니다만 쿡웨어에 한정이 돼 있다. 장점은 성질이 다른 클래드 라인에서 다양한 제품(동, 스테인리스, 알루미늄)을 생산해 낸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설비를 자체 기술로 개발했기 때문에 원가경쟁력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 세 번째는 오랜 기간 산학연 협력을 통해 제품 개발과 생산을 해오다 보니 클래드강판에 관한한 많은 노하우가 있다는 것이다.

Q> 향후 클래드강판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분야는 어느 곳인가? 또 이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한국클래드텍의 전략은 무엇인가?

A> 클래드강판의 용도는 크게 쿡웨어(Cookware)를 포함한 주방용품 부문과 산업소재 부문, 건축용 소재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초기에는 주방용품 소재를 주로 생산했는데, 쿡웨어 부문에서는 저희가 세계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최근에는 포스코와 전기밥솥업체가 공동으로 알루미늄+스테인리스 클래드 제품을 개발에 들어가 내년부터 상업생산을 할 계획이다.

클래드강판의 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현재는 건축내외장재시장과 열교환기와 자동차 및 IT부품을 비롯한 산업용 클래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용은 자동차, 가전제품, 핸드폰 부품 등 이미 많은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 중에 있고, 일부는 조만간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특히 발전소 쿨링시스템은 첫 발주를 받았는데, 수입대체와 원가절감, 품질향상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건축용으로는 지붕재 소재로 구리+스테인리스+구리 조합의 클래드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으며, 외장재로는 포스코와 MOU를 체결하여 티타늄+알루미늄(마일드강판+스테인리스)조합의 클래드강판을 개발 11월 GM자동차 디자인센터(기숙사)에 적용을 하게 된다.

Q> 중국 광저우에 현지 법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최근 중국내 1, 2위를 다투는 쿡웨어 업체와 소재개발 협력관계를 가졌으며 10월부터 주문을 시작했다. 단순한 AL+STS 구조가 아닌 중국업체에서 따라하지 못하는 제품으로 차별화해 나갈 생각이다.

Q> 평소 사장님께서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A> 최선을 다하자는 것. 최소 3년 동안 최선을 다하면 인맥이 생긴다. 그러면 그 인맥을 통해 내가 갖지 못한 부문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회사설립 초기에 일에만 미쳐 살았더니 ´클래드강판에 관한한 배동현이 최고다´ 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메이커가 인정을 해주었다. 초기 제품 개발이나 중국 공략 시에도 메이커의 도움이 컸다.

Q> 10년 후 한국클래드텍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A> 아마 상장이 돼 있지 않을까? 대신 하나의 조직이 아닌 기존에 개발된 많은 제품이 파트별로 사업군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는 연구소라는 생각한다. 10년 후 한국클래드텍은 세계를 주도하는 업체가 되는 것이다. 단순한 꿈이 아니라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자신한다.

Q> 오늘 많은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클래드메탈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한국클래드텍이 세계적인 업체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A> 스틸앤스틸도 세계적인 정보업체로 발전하길 바란다.

※(주)한국클래드텍: 053-670-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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