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많은 산업단지(구 공단. 이하 산단)가 있다. 70년대 정부는 수출확대를 통한 경제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전국에 많은 산업단지(공단)를 조성하였는데, 서울 구로동, 울산, 여수, 구미, 포항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도시화와 소득수준 향상, 환경문제 등으로 도심지 가까이에 있는 산단은 도시 외곽으로 이전했고, 외국인 투자 촉진과 경쟁력 강화,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해 경제자유구역(KFEZ)을 만들었다. 낙후된 제조 기반이었던 곳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산단 및 글로벌 경제에 부응하는 지역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산단은 지자체가 관리 하지만 자유구역청은 정부가 직접 관리를 한다. 현재 국내에는 7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어 있는데,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GFEZ)도 그 중 하나다. 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지만 여전히 제조업과 수출중심의 국가이다. 제조업은 기술력 못지않게 입지가 중요하다. 이번 호에는 GFEZ를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 여수, 순천, 광양, 하동을 아우르는 2,100만평 경제자유구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GFEZ)(청장 김갑섭)은 ‘동북아 비즈니스 거점’을 목표로 2004년에 개청했다. 인천경제청에 이어 두 번째이다. 행정구역상으로 전남 여수시와 순천시, 광양시, 경남 하동군을 아우르며, 지정 면적은 2,100만평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8.3배에 달하고 연간 생산액도 3조원에 육박한다.

개청 초기에는 5개 지구(24개 단지) 2,500만평이었다가 몇 차례 계획변경을 통하여 현재 6개 지구(17개 단지) 2,100만평으로 조정되었다. 이들 산업단지와 배후단지는 개발이 완료되었거나 일부는 진행 중이며, 단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마무리 분양이 한창이다. 현재까지 입주업체 수는 740여개사이다.

■ 제조, 관광, 주거를 한꺼번에··· 미래에셋 2029년까지 1.5조 투자
광양만권 일대는 배후에 지리산이 있고, 전방에는 남해안 다도해가 있어 제조기지 뿐만 아니라 관광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흔히 풍수에서 말하는 배산임수 지형이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이 숨을 거둔 노량해전이 펼쳐진 곳도 인근이다.

포스코케미컬이 입주한 율촌산단 바로 옆에는 정유재란 때 축성했던 순천왜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2013년 2월 이순신대교가 개통되면서 이곳은 다시 한 번 국내외 주목을 받았다. 광양시 금호동과 여수시 묘도를 연결하는 2.6km의 국내 최장 현수교 이순신대교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것을 100% 국내 자립기술로 해 냈다는데 의미가 크다.

이순신대교에는 5.35mm 짜리 강선을 1만2,800가닥으로 굵게 만들어 2개의 케이블로 연결했는데, 강선 길이만 7만2,000km로 지구를(약 4만km) 약 2바퀴 도는 거리에 해당한다.

또 상판(주로 후판을 사용한다) 숫자만 90개, 무게 2만3,773톤으로 에어버스사의 A380 항공기 42대에 해당하는 양이다. 대교 완공으로 여수산업단지와 광양국가산업단지간 거리가 종전 60km에서 10km로 단축됐으며, 소요시간도 80분에서 10분으로 줄었다.

현수교는 주탑과 연결된 케이블과 강선의 힘으로 도로 상판을 매달아 놓는 구조인데, 교량 가운데 가장 높은 기술력과 고도의 구조역학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덴마크 등 5개국만이 자립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개의 경우, 산업단지는 도심권에서 떨어져 있다. 따라서 근로자 입장에서는 출퇴근 문제가 생기고, 휴일에 나들이라도 하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다. 신대와 선월하이파크 등 주거지구가 완비돼 있고, 다도해와 순천만국가정원 등이 인접해 있다.

특히 화양지구와 경도지구는 부동산투자이민지역으로 지정이 되면서 중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국내에서도 미래에셋이 2029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 경도지구를 한국의 모나코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광양제철소와 제조업체, 유통업체 밀집··· 소재구매에서 제조, 가공 원스톱 처리 가능
광양만권이 철강업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이후 90년대 율촌산단이 개발되면서 현대하이스코(현 현대제철)와 스틸플라워, 삼우중공업 등 철강관련 업계가 입주를 시작했고, 2010년 이후에는 가공업체가 입주를 했다. 현재 이곳에는 문배철강과 삼현철강, 대림철강, 경남스틸, 한성철강 등이 스틸서비스센터 및 후판 가공센터를 두고 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내 제조 단지 현황
▲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내 제조 단지 현황

우리가 GFEZ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곳이 산업단지로서 여러 면에서 장점을 갖추고 있고, 철강과 관련해서는 소재부터 제조, 가공, 유통 및 수출입까지 역내에서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는 단일제철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있으며, 국내 1위 컨테이너 수출 물동량을 자랑하는 광양항 컨테이너부두가 있다.

■ GFEZ 6개 제조단지의 장점
지금부터는 GFEZ 내 제조업체가 입주하기에 유리한 주요 6개 산업단지의 장점에 대해 살펴보겠다. 우선 교통 및 물류 측면이다. 한마디로 사통팔달이다. 5개의 고속도로와 3개 공항(여수, 무안, 김해), KTX 연결 등 교통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모든 산업단지는 KTX 역이나 공항에서 15분에서 1시간 이내 거리다. 항만의 경우 세계 주요 항로선상에 있는 광양항은 국내 최대 수출 물동량을 자랑하는 컨테이너부두가 있다.

2019년 기준(여수항만공사 기준) 광양항을 이용하는 선사는 전 세계 11개국 31개 선사로, 27개국 97개 항구를 운행하며, 이용 선박은 232척에 달한다. 또한 각종 물류센터 및 냉동창고, 화물차 휴게소까지 갖추고 있다. 연간 3억톤의 물동량을 자랑한다.

두 번째는 저렴한 땅값이다. 수도권 산업단지의 절반 혹은 1/3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단지는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종류도 그린필드부터 창고형까지 다양하다. 특히 세풍산업단지는 여수항만공사가 통째로 대상부지를 매입하여 50년간 장기임대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세 번째는 산단 일원에 대학 및 특성화고등학교 많고, 기존 산업단지에서 숙련된 산업인력 등이 많아 중소업체(특히 지방산단에 입주한)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인 인력수급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네 번째는 다양한 지원이다. 여수시, 광양시, 순천시, 하동군뿐만 아니라 전남도까지 나서 각종 보조금 및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수출기업의 경우 국세와 지방세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또 단지 내에 뿌리기술센터와 복합실증화 지원센터 등 중소기업이 접근하기 힘든 각종 시험설비 및 시생산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여수화학단지 등 굴지의 주력기업과 연계한 비즈니스 기회 많다는 점이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이를 위하여 입주 단계에서부터 공장설립, 운영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하고 있다.

GFEZ는 이곳을 글로벌 철강 및 석유화학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한중FTA 타결로 동북아 제조 및 물류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전 세계의 유망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여 잠재 투자기업을 발굴하여 직접 방문 상담과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미 중국 최대 알루미늄업체인 밍타이사가 세풍단지에 투자를 결정, 공장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은 한국을 넘어 세계 일류 제조업 단지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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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유치로 개발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 만들겠다"

■ 투자기업에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 지역주민과 입주기업 상생위해 최선

김갑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 김갑섭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Q>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GFEZ)이란 이름이 철강업계에는 생소합니다. 어떤 일을 하는 기관입니까?

A>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전남 여수시, 순천시, 광양시와 경남 하동군 일원을 정부가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출범했습니다. 주요 업무는 율촌산단과 세풍산단과 같은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고, 여수시 화양지구과 경도지구, 경남 하동의 두우단지를 관광·레지단지로 조성하는 것입니다. 또한 신대단지와 같은 배후도시를 개발하여 일과 생활, 휴식을 함께 할 수 있는 쾌적한 정주(定住)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내외 기업의 투자유치로 역내 일자리와 소득 창출을 위한 일들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지요.

Q> 광양경제청이 올해로 개청 16년을 맞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청장님도 2018년 5월 6대 청장으로 취임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 주요 성과를 말씀해 주십시오.

A>
2004년 개청 이후 16년 동안 398개 기업, 20조7,640억원의 실적을 거뒀고, 제가 취임한 이후에는 신규기업 유치 87개사, 투자금액 1조 9,325억원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투자유치를 통해 개발을 가속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유지하는 게 관건입니다. 2019년에는 8,760억원의 투자유치와 세풍산단과 여수 경도지구 개발사업의 가시화 등 소기의 성과를 이뤘습니다.

특히 세풍산단 내 광양알루미늄 공장 유치와 광양항 배후단지가 지정되어 새로운 도약의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세풍산단을 비롯한 각 지구의 개발이 차질 없이 추진되고 투자유치가 활발히 이뤄져 지역경제와 국가발전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Q> 투자유치 말씀을 하셨는데, 향후 투자유치 전략은 무엇입니까?

A>
우선 국내외 경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 수립과 외투기업 유치를 위한 TF팀 운영을 하고 있으며, 대내외인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산업별 정부 정책 분석 등 투자유치 역량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광양만권 주력산업인 철강과 화학 관련 선도 기업은 물론 2차 전지와 기능성 화학소재 등 신성장산업과 산단 별로 특성에 맞추어 유망기업을 적극 유치하겠습니다.

그리고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산단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며, 세풍산단이 광양항 배후단지로 계획된 만큼 수출주도형 제조업, 특히 외투기업 유치를 위하여 실질적인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특화된 해룡산단과 황금산단, 대송산단이 차질 없이 조성되고 일자리 창출과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산업단지와 배후도시간 교통망 구축과 상하수도, 전력 등 인프라도 빈틈없이 마련하여 투자의 최적지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Q> 투자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다른 산업단지와 비교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GFEZ는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A>
한마디로 제조와 생활, 물류가 권역 내에서 모두 해결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5개의 고속도로와 항만, 철도 등 우수한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여수와 경도, 남해안 다도해 관광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요건인 땅값이 수도권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점, 역내 특성화 고교 및 대학이 있고, 기존 업체의 숙련공이 많아 중소업체의 애로사항 중 하나인 인력 수급이 수월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Q> 중국 밍타이그룹의 투자는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요?

A>
광양알루미늄이라는 국내 법인을 설립하여 세풍산단 외국인 투자지역 2만5,000평에 1,000억원을 투자하여 알루미늄판재 압연공장 건설이 현재 진행 중입니다. 2단계 준공 시 400명의 고용과 연간 1만3,000TEU의 화물 창출이 기대됩니다. 향후 밍타이의 성공적인 투자 모델을 활용하여 밍타이그룹 중국 협력업체는 물론 국내 알루미늄 연관업체를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Q> 포스코케미칼도 율촌 산단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준공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A>
지난 5월14일 연산 2만4,000톤 규모의 양극재 2단계 공장을 준공했는데, 양극재는 전남도가 중점 육성하고 있는 에너지 신산업분야의 핵심인 2차 전지의 중요 소재입니다.
앞으로 5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경우 총 8만톤 규모로 국내 최대 양극재 생산기지가 광양만권에 조성됩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생산과 연계해 리튬제조공장을 2022년까지 설립할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율촌산단은 2차 전저 소재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Q> 현재 광양만권 산업단지 개발 추진 현황은 어떻습니까?

A>
현재 6개 지구 17개 단지 중 13개 단지가 완료 또는 개발 중으로 80.5%의 개발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율촌 1산단은 지난 3월말 준공되어 149개업체, 86%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고, 세풍산단은 지난 2월 1단계 공사가 완공되고, 2단계 부지 토지보상을 마친 상태입니다.

뿌리기술지원센터와 같은 연구 지원기능이 들어선 해룡산단과 황금산단은 순조롭게 조성이 진행 중이며, 하동 대송산단은 98% 개발로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월하이파크단지는 실시계획 승인이 완료돼 내년 2월 착공계획이며, 화양과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 역시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Q> 광양만권은 전남도 3개시와 경남 하동까지 아우르고 있어 인근 지자체와 협력이 절실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A>
우리 청은 투자유치와 개발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국가발전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관련 지자체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각 지자체장, 상공회의소, 유관기관장이 참여하는 ‘광양만권발전협의회’를 통해 산단 조성과 관광지구 조성 등 중점사업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의 비전과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광양청은 어떤 노력을 할 계획입니까?

A>
산업, 관광, 정주환경을 갖춘 국제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산업분야는 율촌 2산단, 세풍, 해룡, 황금, 대송 등 산업단지를 차질 없이 조성해서 미래 산업기반을 만들겠습니다. 관광·레저분야는 여수 화양지구, 경도, 하동 두우레저단지를 수상레포츠, 호텔, 골프, 콘도 등 국제 휴양·관광자원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화양지구와 경도지구는 부동산 투자이민지역으로 지정돼서 외국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 지구는 도심에서 가까운 관광지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밖에 순천 신대, 선월, 웰빙카운티 등 배후단지는 생활과 업무지역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장기적으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이 동북아 제조 및 물류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저희 청에서는 투자기업에 맞춤형 원스톱 서비스는 물론 지역주민과 입주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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