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스테인리스 시장은 크고 작은 다양한 변수들이 산재한 가운데 변곡점을 통과 중에 있다. 코로나19라는 예상에 없었던 변수 이외에도 중국·인니·대만산 스테인리스 반덤핑 조사 개시에 따른 내년도 시장변화도 예고된 상태다. 이에 본지에서는 유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제일스텐철강의 이윤행 전무를 만나 올 한해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비전과 전망에 대해 이야기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제일스텐철강 이윤행 전무
▲ 제일스텐철강 이윤행 전무
Q> 올해 스테인리스 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상당했다. 올 한 해 시황과 경영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준 변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올해 가장 큰 이슈로는 코로나19가 있었고, 하반기 들어서는 AD 이슈와 니켈가격의 변동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니켈의 경우는 항상 주시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고, 코로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가 된 건 사실이다. 코로나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스테인리스 수요가 건설이나 주방에서 많이 줄었다.

경영환경은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도 많이 줄다보니 상반기의 경우 다소 힘들었다. 다행히 하반기에는 니켈과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판매량이 늘어나 실적은 만회했다. 올해는 사실 번다는 개념보다는 방어를 잘 했는지 안 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Q> 특히 코로나19로 제일스텐철강에서 맞게 된 가장 큰 경영환경의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듣고 싶다.

A>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것 이외에 영업 환경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영업이 비대면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던 점이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고 거래처에서도 만남 자체를 꺼려하게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비대면 영업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게 됐다. 비대면 영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신규 업체를 발굴하는 것이다. 새로운 거래처를 만들려면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이것이 코로나19로 전면 중단됐다. 그래서 짧은 회사 소개 동영상을 만들어서 그것으로 홍보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홍보 동영상을 통해 공장 소개 효과가 있었다.

오래 거래한 업체들 중에서도 공장에 와보지 않은 업체들도 꽤 있었는데, 보낸 영상을 보고 잘 만들었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 홍보영상 효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신규 업체 발굴할 때 도움이 일부 됐다고 생각한다. 동영상은 홈페이지와 스틸데일리에서도 볼 수 있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1분 10초 정도 되는 분량이었는데, 좀 길게 느껴질 수도 있어서 30초 정도로 축약해서 동영상을 만들었다.





우리 회사의 경우 사업장 내 사고나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운영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이다.

Q> 올해 다양한 이유로 스테인리스 유통 시장을 둘러싼 구조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걸로 보여진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정리하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직간접적인 영향은 없는지? 향후 구조조정 등 시장이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시장을 보면 항상 누군가 사라지면 누군가가 나타나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반복이 되는 것도 같다. 올해 특히 부실 우려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말 연초에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보기에는 업체들이 이상이 없을 수 있어도 수요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경영을 유지하는데 한계에 이른 업체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내실화를 다지는 쪽으로 가야할 거 같다. 지금은 무작정 물량을 늘리는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어느 업체가 사라지면 그 물량이 나눠져서 우리가 더 많이 팔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금이 호황이란 타이밍은 분명히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거 같는 생각이다.

가장 걱정되는 건 하반기에도 사실 가격이 계속 올라왔는데 AD가 됐을 경우 메이커들의 가격 대응은 어떻게 될 지이다. AD와 관련하여 사실 예측이 어렵고 시장에서는 별의 별 시나리오들이 돌고 있는 것 같다. 조사 개시까지 간 것이면 AD가 된다고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연말까지는 현재 수준으로 이어지다가 내년 2~3월을 기점으로 시장에 변화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Q> 올해 초 계획했던 영업 목표는 순항하고 있는지 그리고 올해 경영 성과에 대해서 어떻게 예상하는지 듣고싶다.

A> 일단 순항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매출을 좀 더 늘려서 연 초 사업 계획을 수립하긴 했지만, 올해는 방어를 잘 하자는 생각이다. 매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물량을 채우지는 않을 생각이다.

매출이 물론 중요하지만 매출이 작년보다 일부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이익적인 면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올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매출 면에서도 연말까지는 목표를 얼추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는 가격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스테인리스 본업 이외에 제일스텐철강에서 다른 방향의 성장이나 사업다각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본업에서 추가적인 투자나 조직 확장에 대한 고민은 있는지도 한 말씀 부탁 드린다.

A> 아직까지는 본업에 충실하려는 입장이다. 본업에 있어서는 다각화에 대한 고민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안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 또한 현재로서는 사업장 이전이나 확장 및 투자를 특별하게 계획하고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는 아이디어나 정보 수집은 하고 있다.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이런 저런 시도를 안 해봤다면 지금 여기까지도 올 수 없었을 것 같다. 경험상 어려울 때 투자가 나중에 빛을 보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남들 다 투자할 때 하는 것보다 자금적인 여력이 있을 때 투자를 할 수 있는 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내년에는 변화를 줄 계획은 없고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그 이후 변화를 모색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

제일스텐철강 시화하치장
▲ 제일스텐철강 시화하치장

Q>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국내에서도 무역규제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국내외 시장 환경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업체들의 경쟁 환경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제일스텐철강에서는 비용절감과 매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은 무엇인지 듣고 싶다.

A> 비용이라는 것이 어떨 때보면 불필요한 비용이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어떨 때는 불필요한 비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지만 한번 생성된 비용은 줄이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비용을 줄인다는 개념보다는 그 비용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하는 편이다. 비용이라는 건 직원들에게 써야 하는 돈이기도 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여 분위기를 위축시키기보다 비용을 효율적으로 쓰는데 주력하고 있다.

매입은 주로 현대제철과 포스코 코일센터에서 하고 있다. 현대제철 대리점 입장에서는 현대제철의 공급이나 가격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포스코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산과 수입재와의 가격 갭은 있지만 AD 조사가 진행 중이라 당분간 수입이 쉽게 들어올 상황이 아닐 것으로 보고 있어 냉연사 제품의 경쟁력도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열연도 AD가 된다고 하면 냉연사들의 가격경쟁력이 보장될 수 있을지는 예측이 어려운 것 같다.

AD 여부와 상관없이 매입루트는 기존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수입재와 관련해서는 일부 체크가 필요할 것 같다. 그동안 수입재를 일부 취급했던 이유는 수요가들이 요구하는 가격적 장점과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국내산이 경쟁력이 있으면 수입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D 결과에 따라서 많은 업체들의 매입선에는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마지막으로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확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사안과 내년도 영업의 중점 방향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내년에도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는 내실 위주로 갈 계획이다. 내실 위주로 간다는 것이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영업은 적극적으로 하되 일단 업체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신중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신규 거래할 업체들에 대한 사전 조사도 필요할 것이고, 부실을 주의하면서 영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전자제품도 AS가 중요하듯이,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납기나 구색, 품질 경쟁력 등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더욱 중점을 두려고 생각하고 있다. 매출이야 기본적으로 증대가 목표겠지만, 내년의 경우 서비스 강화와 내실을 추구하는데 중점을 두어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제일스텐철강 본사 전경
▲ 제일스텐철강 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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