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 큰솔 고문 최영수 (前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최근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이 이슈로 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고 사익편취 규제를 받는 기업의 총수일가 지분기준을 20%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한다고 한다.

현재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지난 6월 11일부터 7월 21일까지 입법예고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2018년 11월에 국회에 제출된 전부개정안은 올해 4월 절차법제 일부만 개정됐을 뿐 나머지 개정안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바 있다.

공정위는 2018년 당시의 방향성과 개혁성이 여전히 유효해 지난 국회에서 논의되지 못한 법 집행체계 개편, 기업집단법제 개선 등을 다시 논의하고자 자동 폐기된 전부개정안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이는 2018년에 제출된 개정안과 같은 내용에 그간 의원 입법으로 바뀐 내용이 일부 포함되었기 때문에 국회에서 논의 안 된 부분은 다시 제출하는 것이 맞는다고 보고 정부 개정안에는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부개정안에는 가격담합, 공급제한 등 사회적 비난이 큰 경성담합에 대해 전속고발제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공정위는 “검찰과 공정위가 우선해 조사할 수 있는 부분을 협의할 것”이라며 “법안 통과, 혹은 심의 시 양 기관 합의 내용을 제시하면서 두 기관이 중복조사하지 않도록 조율해갈 것”이라고 유독 강조한다.

그 주요 내용은 대강 이렇다. 먼저, 법위반 억지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과징금 상한을 2배로 상향하고 시정 조치한 사건도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기업결합과 일부 불공정행위에 대한 형벌을 폐지하고 합병·분할 때 시정조치나 과태료를 부과할 근거 규정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세 번째는 기업집단 규율법제와 관련해 사익편취 규제대상의 총수일가 지분 기준을 상장 30%, 비상장 20% 이상에서 상장 비상장 모두 20%로 낮추고 이들이 50% 넘게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하는 내용이다. 이 경우 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업이 210개에서 591개로 381개 늘어날 전망이다. 총수일가 지분이 20~30% 구간인 상장사가 30곳, 그 자회사가 134곳 추가되며 총수일가 절반이 넘는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자회사가 217개 추가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개정안은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를 금지하고 사익편취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계열사 간 합병에 대해 의결권을 허용하지 않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또한, 혁신성장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벤처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벤처지주사 설립요건 및 행위제한 규제는 완화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대기업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보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이미 언론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2018년 개정안을 그대로 발의하는 것이 원칙이라 CVC 내용을 담지 않았을 뿐 공정위가 대기업의 CVC 보유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설명은 아마도 의원 입법이 이뤄지고 있어 국회에서 정부안과 의원안을 종합적으로 심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CVC 보유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해 입법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조사를 받는 기업의 입장에서 좋아진 부분도 분명 있는 듯하다. 피심인 방어권을 강화하고자 공정위 조사를 받는 사업자에 대한 변호인 조력권을 명문화하고 당사자 진술에 대한 진술조서 작성도 의무화한 것이 바로 그 것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내용으로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에 이해관계자,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고, 여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법안 내용은 조금 손질이 되더라도 통과는 기정사실이라는 점에서 철강산업 관련 기업은 이제 새롭게 바뀔 기업 환경아래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자문해 보아야 할 시기이다.

따라서 철강산업과 관련해 이 법 개정으로 인하여 변화될 환경을 정확히 예측하고 이해하면서 철강기업 측면에서 법을 집행하는 정부에 대하여 원활한 협력이 무엇인지를 찾아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흔히들 우리는 정부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의 주체인 정부 혼자만의 노력에 의해서는 결코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한다. 이는 정부와 관련기업, 전문가 집단의 협력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법 집행의 효율성 확보는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전문가와 더불어 협력을 제고하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이 개정되면 국정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철강산업도 규범적 차원과 실질적 차원에서 바람직한 결과를 산출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크게 두 가지 노력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새로운 패러다임에 걸맞은 유연한 조직을 구축하고, 다음으로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이 되도록 조직의 신축적 운영이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그 예로써 첫째, 조직을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구심체 역할을 하도록 편제하여야 한다. 소위 ‘신속대응팀’을 조직하여 현장감·현실감 있게 적응해야만 한다. 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에 정통한 전문가 집단을 확보하여 맞춤형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이를 활용하는 한편, 법률서비스 조력을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으로써 현장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안에 대해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응되고, 기업의 경영환경도 안정적으로 유지·발전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는 이들 조직이 잘 운영되도록 힘써야 한다. 조직 구성원에 대한 관련 교육이나 연수를 강화하는 한편, 공정거래자율수문화(CP)를 도입하여 확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직 구성원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공정거래 관련 교육기관이나 단체, 대학 등을 통해 위탁 교육기회를 확대하고, 전문 교육컨설팅을 제공하는 강좌나 정기 또는 수시 세미나 등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기업 내에 공정문화를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분위기가 철강산업 전반에 충만해질 때 이번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 이슈는 분명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 철강산업이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나갈 수 있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최영수 약력]
현, 법무법인 큰솔 고문

전, 공정위 규제개혁단장
전, 서울사무소 제조하도급과장(건설용역, 가맹사업 포함) 부이사관 대우
전, 부산사무소 소장
전, 대전사무소 소장
전, 세종연구소(국가전략과정) 파견
전, 대구사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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