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29일 비정기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현대제철은 이날 그룹 전임 임원인사를 통해 신규 영업본부장을 영입하고 보직임면을 통해서 임직원 9명의 보직을 변경했다.

이번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의 특징은 영업본부의 대대적인 변화다. 특히, 건설강재사업부는 사업부장급 뿐만 아니라 영업실장급 임원도 교체되면서 영업방침의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임원 교체는 영업조직 쇄신의 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골간에 대한 조직 개편, 영업 팀에 대한 통폐합 가능성이 벌써부터 얘기되고 있다.

현대제철, 영업 전문성 벗고 혁신 입어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영업본부장에 철강 전문가도 아니고 영업 전문가도 아닌 이재환 현대엔지니어링 BI 본부장을 임명했다는 점이다. 이 신임 본부장은 감사와 경영지원 쪽에서 잔뼈가 굵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비즈니스 혁신을 담당했다. 이러한 이력을 보면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제철 영업에 요구하는 것은 영업 조직이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혁신´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그 동안 철강 전문가, 특히 인천제철 출신들이 담당해 왔던 영업 수장 자리에 혁신 전문가이자 비철강맨을 앉혔다. 기존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현대제철의 영업을 읽고, 난관을 해체 나갈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철강맨이 해석해 낸 새로운 철강 영업이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영업 골간 조직에서 중핵을 형성하고 있는 사업부장의 역할이 과거 여느 때보다 부각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사업부장도 순환 보직을 통해 전문성보다는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재환 본부장이 이끌 혁신에 탄력을 붙이기 위한 후속 조치로 보인다.

김경석 신임 판재사업부장은 재경에서 통상, 마케팅을 거쳤고, 양희석 상무는 삼성물산 중국 총괄 철강품목장에서 현대제철 판재사업부장, 그리고 최영모 상무와 최은호 상무는 현대하이스코 출신으로 체코와 인도 법인장을 거쳐 영업 일선에 투입됐다. 김정한 신임 에너지조선사업부장은 마케팅 실장, 건설강재사업부장을 거쳤다. 형강영업실장에 임명된 석윤종 상무는 기술영업을 주로 담당해 왔다.

현대제철뿐 아니라 한국의 철강 기업들은 고객 관계와 영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전통적으로 영업조직을 수직적인 방식으로 재생산해 왔다.이번 인사에서 이러한 기존의 상식을 깨고 파격 인사를 통해 난관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존 영업조직내에서는 그들만의 특수한 영업 관행이 많았다.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의 불합리한 관행이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작금의 상황을 위기 국면으로 인식하고 평상시에는 선택하기 어려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 확대와 적자 탈출을 위해선 기존의 영업관행과 영업조직으로선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 이에 따라 해당 부서, 해당 아이템 전문가 보다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해법을 찾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 정책의 상당한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위기 국면에서 현대제철이 영업조직에 가한 대규모 수술이 성공할 것인가에 대해 철강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수술이 성공한다면 성역처럼 존재했던 철강영업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봉형강 시장 대격변 가능성도
이번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사업부는 철근과 형강 등 봉형강 품목을 취급하는 건설강재사업부다.

건설강재사업부의 경우 사업부장급 임원만 변경된 타 사업부와 달리 봉형강 영업실장급 임원까지 모두 바뀌었다. 사실상 철근 형강 영업 결제라인이 모두 바뀌면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낡은 거래관행을 뿌리 뽑고 시장 전반을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무엇보다 연 초부터 최적생산‧최적판매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철근 시장은 현재 위태로운 방어선을 지키고 있고, 형강 시장은 코로나19가 강타하면서 매출과 수익에서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향후 현대제철이 어떤 방침으로 시장을 풀어나갈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봉형강부분의 지배적 사업자다. 봉형강 부문은 현대제철의 전 철강 아이템 중 공급과잉 강도가 가장 심하다. 이 때문에 감산과 수급 조절을 통해 이익을 버텨온 시장이다. 현대제철의 신임 봉형강 영업라인이 기존의 영업관행에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바뀌느냐에 따라 봉형강 시장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제철이 지난 기업설명회에서 밝힌 것 처럼 수익성 악화 상황에서도 봉형강 부문의 선전으로 그나마 적자폭을 줄였고 2분기에는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이러한 봉형강 부문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위로는 영업본부장에서 아래로는 영업 최일선 실장까지 전면 교체한 것은 기존 관행을 벗고 새로운 영업 시스템 구축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봉형강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현대제철과 경쟁사와의 관계, 현대제철과 대리점과의 관계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반 기대반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기술영업 세분화‧전문화
임원인사 외에 주목할 만 한 점은 기존 마케팅사업부 산하에 있던 기술영업실이 각 제품별 사업부 솔루션팀과 서비스팀으로 개편됐다는 점이다.

현대제철은 솔루션팀과 서비스팀을 각 사업부에서 솔루션마케팅 및 A/S관련 별도의 팀으로 운영하면서 제품별 기술영업 활동의 현업 밀착도를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제품별 기술영업의 전문성을 높여 고객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등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킴으로써 고객가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현대제철 조직개편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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