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철 스크랩 수입 비중이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현대제철의 철 스크랩 하력 모습
▲ 현대제철의 철 스크랩 수입 비중이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철 스크랩 하력 모습
현대제철의 철 스크랩 수입 감소가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 현대제철이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면서 다른 제강사의 비중이 늘어난 것.

지난해 2분기 평균 입항 대기 물량은 24만 1,043톤이었다. 현대제철은 이중 65%인 15만 6,734톤을 차지했다. 올해 2분기 중 평균 입항 대기 물량은 15만 8,002톤으로 전년동기대비 34.3%나 감소했다.

이중 현대제철만 보면 8만 7,607톤으로 전년동기대비 44.1%나 줄었다. 입항 대기 물량에서 현대제철이 차지하는 비중도 55.4%로 줄어든 것이다. 현대제철의 비중이 지난해보다 9.6% 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제철의 비중은 시간이 갈수록 더 줄고 있다. 7월에는 첫째 주 54.6% 수준이었지만 둘째 주와 셋째 주에는 43.3%와 4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이 수입을 대폭 줄이면서 다른 제강사의 비중은 상승하고 있다.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의 대기 물량은 지난해 2분기 평균 3만 7.540톤에서 올해 2분기에는 3만 458톤으로 18.8% 줄었다. 그러나 입항 대기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5.6%에서 19.3%로 늘어났다.

대한제강과 YK스틸이 사용중인 부산항은 지난해 2분기 1만 9,561톤이 대기 중이었다. 올해는 2만 1,225톤을 기록해 순수 대기 물량 자체가 늘어났다. 대기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8.1%에서 13.4%로 5.3%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철강이 사용하는 마산항은 한국철강의 철 스크랩 소비량 감소와 함께 지난해 2분기 5,075톤에서 올해 2분기에는 2,442톤으로 감소했다. 차지하는 비중도 2.1%에서 1.5%로 줄었다.

세아베스틸 포스코 등 기타업체들의 비중은 지난해 2분기 9.9%에서 올해는 10.3%로 소폭 상승했다. 세아베스틸과 포스코의 수입이 급감하면서 1분기 2만 1,531톤에서 2분기 1만 6,270톤으로 줄어 점유율 변화가 적었다.

현대제철의 일본산 철 스크랩 수입 급감이 경쟁 제강사와 수입 시장에 미묘한 변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이 철 스크랩 수입 비중이 감소한 것은 제품 시장에서의 경쟁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에서다. 현대제철은 적극적인 수입을 통해 국내 철 스크랩 시장을 사실상 공급과잉으로 만들었고, 이 힘을 바탕으로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의 저가 안정을 꾀했던 것.

그러나 적극적인 수입이 제품의 원가 경쟁력 약화를 이끈 것으로 판단하고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수입 비중의 하락은 철근 형강 등 제품 시장의 경쟁 조건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내 철 스크랩 발생량이 늘어난 반면 소비는 줄었다. 원가 경쟁을 위해 국내 철 스크랩 구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분간 이러한 정책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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