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20일에 추가로 철 스크랩  가격 인하를 발표하면서 경쟁 제강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대부분의 제강사들은 3회 인하로 시세는 단기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하절기 보수로 소비가 줄어 추가 인하도 가능하지만, 반발력도 클 것이라는 것이 제강사 구매팀들의 고민이다.

실제로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은 시중 재고 조정과 함께 줄고 있다. 가격 인하 초기 국면인 7월 초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었다. 추가로 내릴 경우 입고량이 더 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강사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제강사 내부에서는 네번째 인하는 불가피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수도권 : 싸게 많이 살수 있는 방법은 무엇?

상대적으로 수급 상황이 양호한 수도권 제강사들도 고민이 깊다. 수도권은 7월말~8월 초 수요가 급감한다. 현대제철 환영철강이 모두 이 기간에 보수를 전기로 보수가 계획돼 있다. 이 보수가 끝나면 동국제강이 120톤 전기로가 보수의 바통을 이어 받는다.

반면 7월 말과 8월 말에는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에 미국산 대형모선이 공급된다. 또 수도권은 제강사들의 입고 통제로 재고 조정도 늦어지고 있고, 남부와 가격도 비슷해 역외 유출도 적은 편이다.

제강사 입장에서 보면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적다. 이 때문에 추가 인하는 불가피해 보인다.

수도권 제강사 구매팀들의 고민은 인하 시점에 모아지고 있다.

보수가 끝난 후 시중 유통량이 급감할 경우 재고 감소가 빠르게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바닥에 근접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을 생각할 때 바닥 가격대에 많이 사두어야 한다는 저가  구매 심리도 작동하고 있다.

수도권 제강사 관계자는 "바닥에 근접해  가면서 가격 인하와 구매량 유지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울 것 같다. 추가 인하를 할 예정이지만 인하 시점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인하 발표에도 불구하고 경쟁 제강사들의 인하는 다소 복잡한 결정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 남부 : 제강사별 입고량 편차가 변수

남부지역 제강사들 속내는 더 복잡하다.

남부 제강사들은 지난주까지 3회 3만 원을 내렸다. 최근 하루 입고량은 한국철강이 3,000톤에 육박을 하고 있지만 일부 제강사는 1,000톤대 중반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보수는 대한제강이 8월말에 있고, YK스틸과 한국철강은 하절기 보수 계획이 없다. 다만 YK스틸은 8월 초에 하기 휴가를 계획 중이다. 한국철강은 전력 피크타임 조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국철강은 이번주까지 7시간 휴동을 하고 있다. 다음주에는 14시간으로 휴동 시간을 늘린다. 그만큼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한국철강 재고는 5만 톤이 넘는다. 수입 철 스크랩까지 다음주에 입항한다. 반면 전력 피크타임 조업 강화로 소비는 다음주에 더 줄어 1,000톤대 초반에 머물 전망이다. 한국철강의 경우 공급과다로 입고량을 통제하던가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다른 경쟁 제강사들은 상황이 좀 달라 보인다. 대한제강이나 YK스틸의 재고는 3만 톤대 초중반 수준이다. 적지 않은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하루 입고량은 1,000톤대 중후반~2,000톤대 초반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추가 인하로 시중 유통량이 크게 줄어들면 수급 불안을 짊어지고 가야 할 상황인 것.

제강사 관계자는 "남부지역은 제강사마다 상황이 다른 것 같다.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은 공유하고 있지만 제강사마다 입고량 편차가 커 개별 대응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부지역 유통업체 관계자는 "네번째 인하를 할 경우 바닥 도달이 확실해지면서 유통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네번째 인하는 이루어지더라도 공수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시각이다.

바닥 도달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던진 네번째 인하 공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 제강사의 계산도 복잡해 지고 있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