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부족과 단가하락 등을 이유로 가공업체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4월 이후 위기감이 더욱 또렷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가공업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가공수주 중단이 쏘아올린 작은 공
지난 4월 가공수주 및 턴키수주로 인한 시중 유통가격 하락이 심각성을 더하자 철근 제강사들은 사실상 지난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어온 가공수주 및 턴키수주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분기가격을 기준으로 10만 원 이상 할인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중 유통가격 형성에 악영향을 끼쳤던 가공수주 및 턴키수주를 더 이상 방관하지만은 않겠다는 제강사의 결단이었다.

지난 10여 년간 가공의 주체로서 역할을 해온 제강사가 가공수주 및 턴키수주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키는 자연스레 건설사에게 넘어갔다.

급작스럽게 키를 쥐어든 건설사들 입장에서 당장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가공물량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 뿐, 추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처럼 건설사들이 직접 가공업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관리 인력을 충원해야 하며, 상대적으로 영세한 가공업체들의 부실 우려 부담도 떠안아야 하는 등 신경 써야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이러한 결정의 이면에는 그간 철근 제강사들이 시장 변화에 따라 정책을 왕왕 수정했었다는 점도 일부 기인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접점 찾지 못한 채 현재진행 중
문제는 4월 이후 현재까지 약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제강사와 건설사의 방침은 모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제강사는 여전히 가공수주 및 턴키수주 중단 방침을 강경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건설사들은 급격한 변화에 가공물량을 계속해서 뒤로 미루기만 하는 모양새다.

이렇듯 뚜렷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양측 간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가공업체들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지고 있다. 가공물량이 줄어들면서 연쇄적으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

난관에 빠진 가공업계
가공물량이 줄어듦에 따라 가공업체들은 매출과 수익 부담이 모두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가공업도 엄연한 장치산업인 만큼 가공설비를 돌리지 않으면 고정비가 소모되기 때문에 가동률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나아가 불어난 부담은 가공업체 간 수주경쟁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심화된 경쟁 심리는 결국 가공단가를 끌어 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리고 한 곳에서 무너진 가공단가는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쳐 가공업계 전체를 뒤흔드는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암암리에 통용되는 가공단가는 약 4만 원 중반 대, 심지어는 3만 원 후반 대 단가도 낮은 빈도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철근가공조합에서 책정한 표준단가가 5만 2,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설비투자비와 인건비를 감안하면 가공단가는 최소 5만 원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며, “양측 간 힘겨루기가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되면서 가공업계의 경쟁이 완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은 철근 가격과 가공비를 분리해서 취급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철근과 가공의 분리를 통해 고정적으로 유지되는 표준가공단가를 고시하고 입찰 단가에서는 제외함으로써 가공업체 간 무분별한 가격 경쟁을 완화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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