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하반기 자동차용 냉연강재 영업계획을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요처이자 그룹사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생산‧판매계획을 조절한 데 따른 조치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세계 판매량은 275만 675대에 그쳤다. 올해 판매목표로 잡았던 753만 6,000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해외 판매가 급감(현대차 –30.8%, 기아차 –20.4%)한 여파가 컸다.

전문가들은 올해 현대기아차 세계 판매량이 600만대조차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내수 판매 호조를 이끌었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등도 사라져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정황상 당초 계획한 생산‧판매목표를 낮춰 잡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자동차 판매가 부진을 겪으면서 현대기아차의 생산‧판매계획이 줄었다. 이를 반영하여 자동차용 비중이 높은 냉연강판(이하 도금제품 포함)도 최근 하반기 영업계획을 다시 짰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계획을 재구성하긴 했지만, 방향 자체는 이전과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연 환산 100만톤 수준을 줄이겠다는 감산 목표를 구체화했다. 포스코가 진행 중인 자동차소재용 냉연강판 감산 방향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제철은 앞서도 이미 설비 휴동이나 프로덕트 믹스 전환 등을 통해 냉연강판 생산량을 줄여온 바 있다. 지난 5월과 6월에도 각각 약 20만톤 정도 생산량을 줄였다. 당시에도 완성차향 물량 감소 영향 탓에 생산계획을 탄력적으로 조절했다.

감산은 9월 전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9월부터 예정된 당진 CGL(연속용융아연도금설비) 대수리로 인한 자연적인 생산량 감소와 자동차산업 수요 회복 시점 등이 맞물릴 것을 고려하면 4분기부터는 설비 풀가동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현대제철은 조만간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도 나설 예정이다. 오는 8월 국내 차강판, 11월 해외 차강판 가격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발 경기침체 등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보다는 현 수준 유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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