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오르던 철 스크랩 가격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다.
▲ 끝없이 오르던 철 스크랩 가격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했다.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이 단기 고점에 도달했거나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유통업체들은 단기 고점, 영남권 유통업체들은 고점에 근접했다는 전망을 내 놓기 시작했다.

이번 주 수도권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은 지난 주 인상 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은 하루 7,000톤~8,000톤, 동국제강 인천제강소도 하루 6,000톤 전후가 납품되고 있다. 양사 모두 하루 소비량 수준이거나 소비량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입고되고 있다.

16일을 지나면서 유통량은 더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수도권 시장은 단기 고점 진입 전망이 많다. 유통량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도권 시장의 흐름이 바뀐 것은 1) 제강사의 가격 인상에 대한 강한 저항 2) 세아베스틸과 현대제철의 감산 확산 3) 일본 시장의 천장감 대두 4) 단기 폭등에 따른 시세차익 실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단기 고점론 근저에는 4월 중순 이후 많이 올라 국제가격 보다 높다는 부담과 함께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여기에 세아베스틸이 20일부터 철 스크랩 구매를 중단한 것과 남부 제강사의 5,000원 특별구매, 수도권 제강사의 인상에 대한 강한 반발 등이 가세하면서 유통업체들이 심리적 불안감을 갖기 시작한 것.

일본의 철 스크랩 시황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일본 간토지역을 중심으로 제강사의 가격 저항이 심해지면서 천장감이 대두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시장도 단기 고점에 진입했다는 분석인 것.

남부지역은 아직 가격 상승의 온기가 남아 있다. 남부지역 유통업체들은 추가로 약 1~2만 원 정도 더 오를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계약이 톤당 5,000원 정도 풀려 있고, 일부 단위물량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웃돈이 테이블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추가로 1~2만 원 정도 오르면 단기 고점에 도달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하루 입고량은 2,000톤~3,000톤 정도로 지난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6일부터 일부 웃돈이 풀리면서 부산권 외곽과 호남 등 원거리 지역의 납품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 가격 인하 시점은?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전망과 함께 제강사의 인하 공세가 언제쯤 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유통업체들은 제강사의 가격 인하가 빠르면 다음주 중 후반에 시도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음주 예정된 현대제철의 하절기 보수가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인 것. 현대제철은 24일~7월14일까지 인천공장의 90톤 전기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보수에 들어간다.여기에 더해 25일~28일에는 60톤 전기로도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6월 하순에 주력 전기로 2기가 가동을 멈추는 것이다.

향후 2주간 제강사의 재고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인하 시점은 자연스럽게 7월로 이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 관계자는 “지금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이 너무 높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 7월은 소비 감소로 6월보다 가격이 낮을 것”이라고 말해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큰 폭의 가격 하락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자동차 공장을 필두로 제조업 경기 위축이 여전해 발생량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의 재고가 쌓이고 시장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선 발생량이 많아야 하는데 코로나19로 발생량 회복이 더디다. 제강사가 수입을 많이 하지 않는한 9월까지 재고가 적정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도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예외가 될 것 같다.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큰 폭의 하락 가능성은 적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9월 이후 시장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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