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이 악성 재고를 털어낼 수 있을 것인가 여부가 주목된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량A 기준 톤당 35만 원 전후의 고가 재고가 이번 가격 상승기에 풀릴 것인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장이 관심을 갖는 것은 수급과 가격 두 가지 측면에서다.

악성재고로 분류돼 방치된 철 스크랩은 대체 톤당 35만 원(중량A 기준) 이상에 매입해 둔 것들이다. 대체로 2019년 상반기부터 쌓여 있었던 것으로 하반기 가격 폭락기간에 매도 타이밍을 놓쳐 방출에 실패한 것들이다.

이번주 제강사의 중량A 구매가격은 수도권과 남부지역 모두에서 톤당 31만 원~32만 원 수준으로 올랐다. 악성재고 매입 원가에 3~4만 원 수준까지 근접한 것. 제강사들은 1~2만 원만 올라도 35만 원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없는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악성재고가 방출되면서 시장의 물량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가격 상승이 멈췄으면 좋겠지만 조금만 더 오른다면 고가 악성재고가 시장에 풀리면 수급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는 상당량 시중에 고가 재고가 쌓여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 일부는 이미 가격 상승기에 섞여서 시장에 계속 방출돼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다른 일부는 수입도 적고 공급부족도 상당해 악성재고가 시장에 방출되더라도 시장을 반전시킬 힘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악성 재고의 경우 대부분 고가 재고이고, 보유 업체들의 경우 200~300톤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가격이 올라 1년이 지나 회전이 된다면 자금 회전에 숨통을 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체들은 국내외 철 스크랩 수급 여건을 고려할 때 이번 가격 상승기가 끝나면 고가 악성 재고의 회전 기회가 다시 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철 스크랩 소비 감소로 자급도가 올라가고 있고, 동아시아 맹주인 일본도 판매처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강사 관계자도 "한국의 철 스크랩 시장은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으로 이행하고 있다. 가격이 과거처럼 고가에 형성될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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