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이커의 건재 및 가전용 컬러강판 판매가 2분기 들어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건재용 판매는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반면, 가전용 판매는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것.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컬러강판 메이커의 월간 판매량은 총 15만 6,262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8% 감소했다. 내수(-10%)보단 수출(-21.9%)에서 판매 부담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한 가지 더 특징적인 건 가전용 컬러강판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건재용은 공포탄, 가전용은 직격탄을 맞았다”고도 표현했다.

본지 집계에 따르면 4월 한 달 모 메이커의 가전용 컬러강판 판매량은 3월보다 20% 줄었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건재용 컬러강판 판매량은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전체 컬러강판 판매량이 줄어든 이면에 온도차가 존재했던 셈이다.

다른 메이커의 사정도 비슷했다. 건재용 컬러강판은 호황까진 아니어도 수요가 비교적 꾸준했다는 평가다. 반대로 가전용 컬러강판은 영상가전, 생활가전을 막론하고 주문량이 줄었다. 국내외 가전공장이 줄줄이 셧다운에 돌입한 여파가 컸다.
영상가전, 생활가전 등 주요 가전제품 생산이 줄어든 여파는 고스란히 컬러강판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사진=LG전자)
▲ 영상가전, 생활가전 등 주요 가전제품 생산이 줄어든 여파는 고스란히 컬러강판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사진=LG전자)
실제로 LG전자의 경우 국내 핵심 생산기지인 창원공장 일부 라인을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멈춰 세웠다. 세탁기, 건조기 등 일부 제품 수요는 비교적 견조했으나 에어컨, 오븐 등은 부진한 탓이 컸다. 수출 물량도 주요 시장인 유럽과 북미 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멕시코, 인도 등 해외 가전공장 셧다운도 컬러강판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중남미 지역의 경우 4월과 5월 두 달가량 가동을 멈췄다. 이들 공장은 지난주부터 대다수 가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정상적인 가동률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컬러강판 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멈췄던 생산공장이 최근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가전향 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곤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이달 말께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전용 컬러강판 판매는 올들어 2분기가 최저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회복이라는 표현도 호조를 뜻하는 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기서 더욱 빨라지지 않고, 침체됐던 시장 분위기가 살아난다면 3분기부터는 현재 급감한 수요를 평년 수준의 70~80%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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