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철 스크랩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철 스크랩 전문가조차 단기 전망을 포기한 상태다. 6월 시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요약 정리했다. .

1. 수요와 공급 : 감산보다 발생량 감소가 더 컸다.

6월 철 스크랩 수요는 5월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이 A 열연공장 가동 중단으로 5월 대비 약 5만 톤, 전년 대비 약 10만 톤의 철 스크랩 소비가 줄 전망이다. 여기에 세아베스틸이 5월 말~6월 초, 6월 말~7월 초 총 22일간 제강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철근 제강사도 전력 피크타임 조업을 시작해 5월 82만 톤에서 79만 톤으로 3만 톤 가량 생산이 줄어들 전망이다. H형강도 수출을 중심으로 2만 여톤 정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포스코의 철 스크랩 구매 중단은 4월 중순 이후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철 스크랩 주요 수요그룹이 모두 감소세를 타고 있다.

공급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공장들의 가동률 저하가 눈에 띈다. 자동차 공장에 철강 제품을 납품하는 코일센터들의 가동률이 최근 20% 정도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철 스크랩 발생량도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유통업체들은 해체 등도 줄어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공급감소가 수요 감소를 앞서다 보니 제강사의 철 스크랩 재고는 지난해보다 17% 정도 적다. 남부지역 3사의 경우 모두 적정 수준 이하로 재고가 줄었고 일부는 2만 톤 이하로 떨어졌다. 수도권에서도 동국제강의 재고가 회복되지 않아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시중 재고가 적고 발생량도 적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강사의 가격 인상이 계속 이어져 시중에 재고가 쌓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5월 한 달을 돌아 볼 때 제강사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 스크랩만으로 수급 안정을 꾀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 수급 변수는: 제강사 소탐대실 6월에도 이어지나?

철 스크랩 수요의 최대 변수는 빌릿 수출과 일부 제강사의 소극적인 감산 태도가 꼽힌다. 올해 4월까지 보통강 빌릿의 수출량은 13만 6,356톤이었다. 전년동기대비 1,015% 늘었다. 특히 가격 인상이 시작된 4월에는 6만 808톤이 수출돼 무려 2,366.9%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철근 감산이 이어지면서 제강공장이라도 돌려보겠다는 생각이 빌릿 수출로 이어진 것이다.

5월과 6월 빌릿 수출량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제강공장 가동률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전무했던 동남아시아 수출이 4월 5만3,074톤에 달했고 4월까지 누계 수출량은 11만 4,371톤을 기록했다.

또 다른 변수는 일부 제강사의 소극적인 감산이다. 철 스크랩 재고 부족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인 감산을 이어가면서 철 스크랩 재고 핍박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측의 변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자동차 공장과 철거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주목거리는 장기 악성 재고가 시장에 흘러나올 것인가 여부이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중량A 기준으로 약 35만 원 전후가 악성 재고의 가격으로 보고 있다. 6월 첫째 주 최고 32만 원까지 오른 상태여서 악성 재고 회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2. 국제가격 동향

국제가격은 하락 조짐이 아직 없다. 올해들이 소비 부진을 이유로 크게 하락했던 일본의 철 스크랩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일본 철 스크랩 가격 상승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지나친 저평가를 메우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평균 대비 올해 1~5월 가격 변화는 도쿄스틸 우츠노미야 공장이 톤당 7만 2,000엔 하락했다. 미국의 컴포짓 가격은 톤당 -31달러, 터키의 수입가격은 톤당 -25달러, 플레츠의 동아시아 인덱스는 톤당 -37달러 하락했다. 일본 내수 가격 하락 폭이 그만큼 컸고, 최근 일본 수출량 급증과 가격 상승으로 가격 차이를 메우는 현상이 나타난 것.

일본의 최근 가격 강세의 또 다른 배경은 미국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철 스크랩 수집 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출량이 급감한 것.

한 미국산 철 스크랩 트레이더는 “미국 서부의 경우 평소 한 달 평균 25만 톤 정도 수출을 해야 하지만 올해는 절반도 안 된다. 수집 활동이 부진하다”라고 말했다. 그 공백을 일본 철 스크랩이 메우면서 한국의 수출 감소를 극복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공급 여력이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공급사들은 베트남 제강사의 260달러(HMS No.1&2 80:20 CFR) 비드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철 스크랩의 동남아시아 수출 가격이 더 오를 여지를 둔 것이다.

터키는 라마단 종료 이후 계약량이 늘어나면서 255달러(HMS No.1&2 80:20 CFR)까지 올랐고, 유럽의 경제활동이 속속 재개되면서 철강 제품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미 철 스크랩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여서 계속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세장 혹은 등락장을 전망하고 있다. 후자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습이다.


3. 단기 급등에 단기 고점 접근 중…코로나19 영향에 아직도 변수 한 가득

5월말까지만 하더라도 유통과 제강사 모두 6월 시장을 톤당 2만 원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제강사의 재고 상황이 악화되면서 단기 목표 금액이 2주 앞당겨 달성된 것. 유통업체들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로선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상승의 꼭지점은 얼마가 될 것인지 예측이 어려운 상태다. 다만 일본의 철 스크랩 가격 상승이 멈추거나 한국의 철 스크랩 가격이 수입 가격을 추월할 경우가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 가격은 단기 급상승을 통해 저평가 부분을 상당히 메웠다.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시장을 지배하는 요인 중 하나는 한국과 일본 모두 소비 부진이다. 그리도 또 다른 요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발생량 감소를 꼽을 수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경제활동 재고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점차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철 스크랩 수출 가격은 동남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미국산의 퇴조와 강세로 일본산을 끌어 올렸다. 결국 미국산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언제 복귀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미국 철 스크랩 시장은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으로 머지 않아 시장에 복귀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시점은 여전히 미지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철 스크랩 공급 감소로 오른 시장의 동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시장은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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