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은 소재산업이다. 철강 메이커가 제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개발한다 해도 수요가가 외면한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서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제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유통 및 가공, 사용 후 피드백까지 수요가와 함께 하는 추세다. 컬러강판업계에서도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 경기 파주에 위치한 강림산업은 건축용 내장재인 칸막이를 생산하는 업체다. 강림산업은 최근 국내 최초로‘무정전 항균패널’을 개발, 본격적인 시판에 나섰다. 이 업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소재업체인 KG동부제철과 실수요 업체인 강림산업이 상호 협력을 통해 신제품 개발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성공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구본출 사장을 만나 개발 배경과 향후 비전 등을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강림산업(주) 구본출 사장
▲ 강림산업(주) 구본출 사장
Q> 우선 강림산업(주)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강림산업은 한마디로 건축물 실내 내장재 업체다. 1999년 설립됐으며, 현재 경기도 파주에 1, 2공장을 갖추고 있다. 주요 생산 품목은 항균패널, 파티션, 클린룸과 같은 칸막이와 경량철골(천정재)이다. 또 실내 건축면허가 있어, 실내 공사를 직접 시행한다.

Q> 어떤 경로로 스틸 칸막이 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나?

A> 학교를 졸업하고 재일교포인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는 재단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재단 건물의 실내 인테리어 공사가 많았다. 마침 이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고향 선배가 권유를 하였고, 언론에도 실내 칸막이 사업의 미래가 밝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1986년 한성산업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런데 칸막이 구조가 바뀌는 거다. 당시 매출의 60%를 차지했던 가구 문짝이 원목에서 신소재(철강)로 바뀌고, 장롱 대신 붙박이장을 사용하는 추세로 변했다. 시대 변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고 생각을 했고,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1999년 강림산업(주)라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했다.

Q> 결국 30년 넘게 한우물만 팠는데, 오늘날의 강림이 있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다.

A> 1999년 회사설립부터 2009년 금융위기 전까지는 비교적 편안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다. 금융위기가 터지자 매출이 줄었다. 그래서 좀 더 공격적인 영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결과적으로 부도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2016년부터 회복을 했지만 10년 가까이 고난의 기간이었다. 당시에는 ‘회사를 접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두 회사 직원이 40명인데, 회사를 접으면 가족까지 합쳐 150~160명의 생계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만 빠져 나간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또 대학원을 다니면서 알고 지냈던 건설관련 지인들을 만나보니 제가 너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으로 알았다. 각성을 하는 계기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내장 칸막이 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래서 이를 악물었다. 오히려 시대 흐름에 맞는 제품개발에 매진했다. 주력 품목도 기존 SGP(Steel Gypsum Panel: 컬러강판에 석고보드를 접착해 불연성능을 강화한 제품)에서 과감하게 ‘클린룸’으로 바꿨고, 현재 이 제품이 우리 회사의 주력 제품이 되었다.

사업을 하면서 신조가 ‘단 일원이라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겠다.’이다. 결국 스스로의 다짐을 지켰고, 그 결과로 ‘강림산업은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좋은 이미지를 얻었으니 어려웠던 10년이 반드시 부정적인 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신제품 개발에서 기계 설치,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직접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신제품과 특허도 가지고 있지만, 규모가 커진 만큼 조직운영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A>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 향후 생산과 영업, 관리 부문을 책임제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Q> 칸막이 업계도 많은 부침(浮沈)이 있을 것 같다. 현재 업계 현황은 어떻나? 또 경쟁사 대비 강림산업만의 장점은 무엇이고,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칸막이 업체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도 SGP나 SCP 등 컬러강판을 소재로 하는 업체가 30여개사에 달한다. 석도보드를 소재로 하는 업체까지 합치면 약 100여개사가 있다. 빠르게 변할 것이다. 시대 흐름에 맞게 변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우리 회사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소재 메이커인 KG동부와 상생을 통해 서로 실제 이익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상호 팁을 줘서 각자 특허를 획득했고, 칸막이 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대리점권을 획득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크다.

경쟁업체는 0.4~0.45mm 컬러강판을 사용하지만, 우리는 0.5mm 이상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더 저렴하다. 예를 들어 경쟁사 제품이 헤배(m²)당 10만원인데 반해 저희는 7만원대에 공급을 하고 있다. ‘좋은 자재, 좋은 제품, 좋은 시공’이 저희 회사의 원칙이다.

두 번째는 경쟁사 대비 많은 영업직원이 있는데, 단순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미팅을 통해 어떤 장점이 있고, 어떻게 하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지, 엔지니어링 컨설팅을 해 준다. 이러한 원칙과 가격경쟁력이 장점이자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Q> 이번에 출시한 ‘무정전 항균판넬’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어떤 계기로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나? 또 기존 샌드위치 패널에 비해 이 제품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A> 2년 전에 KG 동부 담당자와 미팅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항균 컬러강판은 개발해 놨는데, 칸막이에 제품화를 해보자는 제안을 해 왔다. 사실 항균강판은 컬러업체 3사 모두 개발이 돼 있다. 또 항균만으로는 특허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먼지가 묻지 않는 ‘무정전 항균 패널’을 개발하게 된 것이고, 2개의 특허까지 획득했다.

Q> 코로나 19 때문에 전 세계가 난리다. 관심이 더 갈 수밖에 없는 제품인데, 이 제품의 주요 수요처는 어디인가? 또 판매확대를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

A> 사실 균과 바이러스는 성질이 다르다. 그렇지만 관심을 끄는 것은 분명하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우수한 항균 성능이다. 항균제인 제올라이트와 은을 이용해 해로운 세균을 말끔히 박멸한다. 일상생활에서 감염되기 쉬운 박테리아나 세균의 99.9%를 살균할 수 있다. 각종 피부질환, 호흡기질환, 식중독으로부터 탁월한 예방 효과가 검증됐다.

FITI시험연구원에서 인증 받은 시험 성적서에도 명확히 기재돼있다. 항균 지속력도 경쟁사 제품의 항균 지속력이 1~2년인데 반해 우리 제품은 15년 이상으로 길다. 여기에다 대전방지기능(강판에 먼지가 묻지 않는 것)까지 갖췄다. 이밖에도 차음과 불연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수요처는 매우 다양하다. 각종 실험실과 연구소, 반도체 공장, 오피스텔, 병원, 요양원, 식품 공장 등 매우 많다. 지난해 전주예수병원, 을지대병원(의정부), 삼성병원에 항균 패널을 납품한 데 이어 올해 서울대병원과 중앙대(광명) 신축 현장 수주 계약 등을 따냈다. 최근에는 주거 환경 위생까지 강화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수주에 탄력이 붙고 있고, 병원 등 의료시설을 중심으로 수주문의가 많다.

우리의 주력 영업 대상은 건설사가 아닌 설계업체다. 연초에 설계업체 QC(품질관리) 모임에서 무정전 항균판넬 설명회를 가졌는데 반응이 아주 뜨거웠다. 향후 무정전 항균판넬 제품만으로도 금년도에 50억원 이상, 2025년에는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터뷰중인 강림산업(주) 구본출 사장
▲ 인터뷰중인 강림산업(주) 구본출 사장

Q>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사항은?

A> ‘모든 일은 원칙하에, 정당하고 투명하게, 맡은바 책임을 다하고 내일처럼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이다. 개인적으로 능력 있는 우수한 직원이 실제 주인이 되는 회사로 키울 생각이다. 부서별 책임제를 시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Q> 금년 매출 목표가 궁금하다. 또 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A> 올 매출 목표는 180억원이다. 금년도에는 회사의 일하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에 비중을 두고 있다. 부서별 책임제 시행과 함께, 스마트공장을 신청했다. 기존 패널 충진재 접착을 수작업으로 해왔는데, 이를 자동화할 생각이다. 이것이 완료되면 생산성은 지금보다 2~3배가 늘어날 것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 국제특허도 진행 중이다. EU 인증을 마친 상태이고 헝가리 수출은 진행 중이다. 이탈리아 등지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칸막이 업체로 키우는 것이다. 실질적인 복지뿐만 아니라, 회사 구성원 모두가 보람을 느끼고, 희망을 갖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