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스크랩 구매 가격 인하 여부를 놓고 고심하던 제강 업계가 내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수도권은 19일(목), 남부지역은 24일(화)을 기점으로 가격 인하가 시작됐다. 수도권은 야드 유예가 이번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양 지역 모두 사실상 다음 주에 가격인하가 시작되는 것이다.

대한제강과 동국제강의 가격 인하 발표에도 경쟁사들이 관망을 하면서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철 스크랩 시장이 빠르게 하락으로 기조를 바꾼 것은 주변 환경 변화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 가격이 폭락 조짐을 보이면서 철 스크랩 유통업계의 동요가 컸던 한 주였다.

터키에서는 한 주 사이에 25달러나 하락했고,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근거리에서는 일본 H2 철 스크랩 수입 계약가격이 2만 2,000엔(FOB)으로 하락했고, 현대제철의 러시아 철 스크랩 대량 계약(9만 톤) 소식이 접수됐다. 또 수도권에서는 3월에 대형모선 3카고, 4월 2카고가 도착이 예정되면서 공급 불안감이 해소됐다.

남부지역에서도 제강사의 감산 강도는 둔화하고 있지만 수입 철 스크랩이 속속 도착하고, 대한제강 인하 발표 이후 유통량이 늘고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남부지역 제강사들의 하루 입고량은 주초 1,000톤 대에서 주 후반에는 3,000톤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주 후반 입고량만 놓고 보면 소비량 대비 적게는 500톤에서 많게는 1,000톤 가량 넘치는 납품이 이루어지면서 제강사들은 수급 불안에서 벗어났다. 남부지역 제강사의 재고는 3만 톤~5만 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 환율 급등에 제강사 원가 부담 가중

제강사들의 가격 인하로 내몬 이유는 수급 상황이 전부는 아니다. 제강사 내부의 상황, 즉 예상하지 않았던 원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에 제강사를 인하로 내몬 것으로 보인다.

제강사의 주력 수입품인 일본 철 스크랩이 원/엔 환율 급상승으로 원가가 크게 올랐다. 최근 100엔당 원화는 1,170원까지 올랐다. 가장 낮았던 2만 2,000엔을 기준으로 할 때 1월 중순 계약한 철 스크랩의 도착 가격은 톤당 26만 원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29만 원으로 올랐다. 환율 상승으로 제강사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톤당 3만 원 정도 오른 것이다.

대형모선이 잇달아 도착하는 수도권 제강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주까지 하역한 미국 철 스크랩은 도착 가격이 38만 원을 넘는다. 또 3월 중 도착할 2개의 카고도 36만 원 이상이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 된 것이다.

철근 시중 시세는 오르고 있지만 제강사의 출고가격은 톤당 63만 원으로 고정돼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증가를 환율과 관계가 없는 국내 철 스크랩 가격을 낮춰 원가 보전을 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히 이번 가격 인하에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본다면 제강사의 이번 철 스크랩 가격 인하는 수요 부진에 따른 가동률 저하와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압박에 내 몰린 제강사들이 절박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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