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철 스크랩 시장이 강세로 전환됐다. 한국특수형강을 시작으로 남부지역 제강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예상됐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강사와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큰 폭의 상승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지만, 1번 오르느냐 아니면 2번 오르느냐를 두고 수 싸움이 치열한 한 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편집자 주]

1. 소비 감소로 상승 폭 제한될 듯

3월이지만 3월 같지 않은 3월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5년간 제강사의 1~2월 평균 철 스크랩 구매량은 223만 톤이었다. 3월은 248만 톤으로 10.8% 정도 소비가 늘어났던 것이 지난 5년간의 움직임이다.

그러나 이달에는 소비 2월 수준에 묶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철 스크랩 다소비 산업인 철근이 경기 부진으로 회복이 더딜 전망이다. 본지가 7대 제강사의 철근 생산 계획을 전수 조사한 결과 69만 톤 정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2월 수준이거나 2월보다 소폭 늘려 잡은 정도다. 코로나19사태로 철근 출하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어 추가 감산 가능성도 있다.

제강사들은 철근 생산보다 30만 톤까지 늘어난 재고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그만큼 철근 생산이 줄어드는 것이다. H형강 생산업체들은 2월에 수출을 포함해 25만 톤을 판매했다. 3월에는 28만 톤을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의 보수가 있어 생산은 2월 수준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동국제강 포항제강소는 2월 보수가 마무리돼 활발한 생산활동이 예상된다.

제강사의 감산은 3월 상순이 하순보다 많다. 특히 3월 첫째 주 전기로 휴동을 결정한 제강사들이 많다. 철 스크랩 소비는 중순을 지나 하순으로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판재특수강도 소비가 늘어날 여지가 적다. 포스코는 광양 3고로 개수로 철 스크랩 소비가 줄어들었고, 세아베스틸은 3월 제품 가격 인상이 마무리되면 출하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판재특수강용 철 스크랩 소비는 2월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현대제철이 국내 철 스크랩 구매를 강화하고 있고 현대차 벤더 철 스크랩 가격이 고공비행하고 있어 고급 철 스크랩의 체감 경기는 2월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2. 한 번이냐? 두 번이냐?


철 스크랩 가격이 3월 첫째 주부터 뛰기 시작했다. 한국특수형강이 3일 특별구매를 시작하면서 대한제강 한국철강 YK스틸 등으로 특별구매가 확산했다. 주요 철근 제강사들은 3월 10일 특별구매를 종료할 예정이지만 연장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사실상 특별구매가 아니라 기본단가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부지역 제강사의 제강 감산은 3월 첫째 주에 집중돼 있었다. 이 기간 특별구매의 시작과 확산은 그만큼 철 스크랩 수급이 원활치 않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선사에서 작성한 철 스크랩 하역 및 입항 대기 물량을 보면 대한제강의 철 스크랩 수입이 감소가 눈에 띈다. 트레이더들은 대한제강의 일본 철 스크랩 수입이 하순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제강의 녹산 압연공장 가동 계획을 보면 10일까지 휴동이 집중돼 있다. 대한제강이 특구 종료를 언급한 시점부터 철 스크랩 소비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YK스틸의 제강공장 휴동은 3월 첫째 주에 집중돼 있다. 부산권은 3월 둘째 주부터 철 스크랩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전망된다. 창원의 한국철강은 집중 감산 대신 매일 감산을 할 예정이어서 철 스크랩 수요가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강은 이달 약 6만 톤대 초중반의 철 스크랩 소비가 예상된다.

제강사별 특별구매도 변수이다. 철근업체들은 10일까지 특별구매가 이어지고, 판재특수강업체들은 12일까지 계획되어 있다. 제강사의 움직임과 철 스크랩 수급 여건을 고려하면 최소한 다음 주까지 특별구매 회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추가로 오를 것인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 올랐다.

제강사는 특별구매가 조기에 종료되기를 원하고 있고, 유통업체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선 아직 변동성이 남아 있어 확답이 어려운 상태다.

상당수 유통업체들은 시중 재고 부족과 기대심리로 3월 중 톤당 2만 5,000원 정도 올라야 물량 회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제강사와 일부 유통업체들은 국제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고 봉형강 경기 악화로 추가 인상 여력이 적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나름대로 근거가 있고, 방향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관건은 시중 재고가 어느 정도 쌓여있느냐와 특별구매 후 입고량 변화이다. 제강사의 특별구매가 3월 첫째 주에 시작돼 시중 재고가 쌓일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당초 전망처럼 다음 주쯤 올랐다면 1회 상승 정도로 마무리되었을 것 같다. 시중 재고가 적어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가능성에 대해 제강사도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1회 상승으로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남부지역의 물류이다. 남부지역의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은 전용운반차량 부족으로 적기 납품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추가 인상을 기다리기보다 차익 시현에 나서는 유통업체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일본과 터키의 철 스크랩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된 것도 국내 유통업체들을 불안하게 만들 요인이 될 소지가 있다.

아직 추가로 한번 더 오르느냐 아니면 현 수준에서 당분간 횡보할 것인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철 스크랩 가격이 당분간 큰 등락을 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번 가격 상승은 상승 폭이 제한적이고 유통과 제강사의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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