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현대제철, 국내 열연업체들이 연초부터 복병을 만났다. 모처럼 열연코일 국제가격이 상승하던 시점에서 중국의 춘절 연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장기화되면서 향후 롤마진 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장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경우 중국과 적지 않은 경쟁이 예상되는 국내 열연업체들은 과연 수주를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수익을 생각할 것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 아닌 밤중에 날벼락?

국제 열연 가격은 한참 상승곡선을 타고 있었다. 지난 1월 중국의 춘절 연휴가 시작되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제 열연 가격 톤당 500달러를 넘어서면서 모처럼 롤마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한참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국내 포스코와 현대제철 역시 유통용과 실수요향 열연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수익 개선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이미 2월에 이어 3월에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며 지난해 낮아진 열연 롤마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롤마진 개선 기대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중국발 코로나19로 인해 중국내 철강 생산과 수요, 물류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했고 이는 열연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연장된 중국의 춘절 연휴가 끝난 지난 2월 둘째 주와 셋째 주에 제시된 중국 주요 열연 수출 업체들의 오퍼 가격은 톤당 20~25달러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내 2급밀산을 기준으로 2월 셋째 주에 제시된 4월 선적분 열연 수출 오퍼 가격은 톤당 490~495달러(SS400, CFR)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톤당 500달러 내외 수준으로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이대로라면 5월 선적분까지 수익개선이 만만치 않아진 상황이다.

오는 4월 이전까지는 국내산 열연 생산량이 다소 주춤해지고 중국산 열연의 국내 유통시장 유입 역시 줄어드는 상황이니만큼 직접적인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지만 대체로 향후 열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스틸데일리 DB
▲ 스틸데일리 DB


● 수익성 회복 ‘산넘어 산’

이 같은 중국산 열연 수출 가격 하락은 국내 열연업체들의 수익성 회복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철강 원부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초 국내 열연업체들이 적극적인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그간 열연코일 롤마진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호주산 철광석(62%, CFR) 가격은 중국의 춘절 연휴가 시작되기 이전까지 톤당 90달러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점결탄 가격 역시 지난해말 톤당 130달러대 중반 수준까지 낮아졌다가 최근에는 톤당 160달러대 중반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고로업체들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열연업체들은 수익성 악화의 주 원인으로 높아진 원부자재 가격을 제품 판매 가격 인상에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올해 초 국제 열연 가격 상승 분위기에 발맞춰 적극적인 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도 이 같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달콤했던 수익 개선의 꿈은 조기에 산산조각나게 될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자료 플랏츠(Platts)
▲ 자료 플랏츠(Platts)


● 수익? 물량? ••• 일단 수익성에 초점

열연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일단 3월까지는 수익 개선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수입 열연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에 계약된 물량이 국내로 유입되는 시점인데다가 국내 포스코의 광양 4열연 합리화 공사가 4월말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국내 공급량 역시 이전에 비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3월까지 가격 인상 및 유지 방침을 이어가고 있으며 4월 이후 가격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수익에 초점을 맞추지 않겠느냐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열연 시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수익 중심 가격 정책이 의외로 깨지기 쉬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국내외 열연 수요 회복 지연과 국내 열연 생산량 회복,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열연업체들의 적극적인 수주 경쟁 지속 등이 열연업체들의 가격 인상의지를 한 순간에 꺾어 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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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틸데일리 DB


● 수입재 가격 부담 가중 우려

여기에 일본산 열연코일 오퍼 가격이 실수요향 업체를 중심으로 크게 낮아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물량면에서도 이미 중국산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많은 양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데다가 평균 수입단가도 중국산에 비해 오히려 낮은 수준을 기록중이다.

또한 오는 4월 일본산 열연코일 수입 가격이 업체나 물량 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톤당 470달러(FOB) 수준으로 낮아져 있으며 향후 일본내 수요 감소와 이에 다른 적극적인 수출 확대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열연업체들의 시장 지키기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국철강협회 품목별 수출입실적(열연광폭강대)
▲ 한국철강협회 품목별 수출입실적(열연광폭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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