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열풍이 불었다. 국내 역시 다르지 않았다. 굴지의 대기업과 종합상사, 개인 기업들이 너도나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살아남은 곳은 손에 꼽는다. 철강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모든 전자상거래가 다 실패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처음과는 다른 형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한국에서 철강재 전자상거래는 어렵다’라고 말한다. 포스코 전자상거래를 성공한 케이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아직까지 살아남았고, 가장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운영 주최가 포스코에서 자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로 바뀌었다. 그 배경은 무엇이고, 이 분야를 어떻게 확대를 할 것인지를 담당 임원을 통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포스코인터내셔널 박종인 실장
▲ 포스코인터내셔널 박종인 실장
Q> 포스코가 ‘스틸앤닷컴’을 운영해 오다가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사업을 이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경이 궁금하다.

A> 현재 국내 철강시장은 수요는 정체되어 있는 반면 국내외적으로 공급량은 증가하여 판매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포스코는 품질, 기술, 납기 등 실수요 고객이 요구하는 다양한 니즈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특히 포스코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 가전, 조선, 건설용 강재 등 전략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왔다.

주문외 제품의 경우 정품을 사용하기에는 가격적인 부담이 있는 중소 실수요 고객들을 위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경매를 통해 실시간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기능을 포스코가 제공하여 왔으나, 이러한 주문 외 제품판매는 단순 유통판매 기능이기 때문에 포스코가 수행하는 것 보다 국내 철강 유통분야에 있어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주문외 제품 판매기능을 담당하도록 하고, 포스코는 주문 외 판매사업 이관을 통해 남는 잉여의 노력을 보다 높은 고급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국내 철강시장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을 이관하게 되었다. 즉,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서로 잘하는 분야에 업무를 집중할 경우 양 사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이 되어 사업을 이관하게 되었다.

새롭게 오픈한 스틸트레이드 홈페이지
▲ 새롭게 오픈한 스틸트레이드 홈페이지

Q> 기존 ‘스틸앤닷컴’과 ‘스틸트레이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스틸앤닷컴의 경우 2000년 8월 포스코가 PI를 도입하면서 국내 최초로 온라인 경매 시스템을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운영을 해온 시스템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사업을 이관하면서 기존에 포스코가 운영해오던 스틸앤닷컴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개발이후 약 20년이 경과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디자인 면이나 기능적인 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중점적으로 착안한 포인트는 주문외 시스템의 경우 20년 동안 고객들이 익숙하게 사용하여 왔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능을 최대한 유지 하되 고객 VOC를 통해 추가적인 기능을 설계하고, 4차 산업이 발전되어 가고 있는 시대적인 상황에 맞추어 철강 분야의 전자상거래 부문을 추가하여 개발한 점이다.

즉, 포스코의 스틸앤닷컴 주문외 판매 시스템의 기본적인 기능은 유지하되 디자인과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 점과, 추가적으로 ‘오픈마켓 시스템’을 개발하여 포스코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공급사의 철강 제품을 판매(거래)하기 위한 중개거래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한 것이다. 기존 주문외 제품 판매 시스템에 철강 중개 거래 시스템을 추가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Q> 국내에도 많은 철강재 거래 플랫폼이 있다. 이들 플랫폼과 차이는?

A> 국내 철강 플랫폼의 경우 구매 및 판매와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진정한 전자상거래 시스템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 스틸트레이드는 주문에서부터 배송, 결재까지 논스톱으로 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공급사가 등록한 제품을 구매자가 구매 의사를 클릭하는 순간부터 구매결정, 입금, 배송 및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거래 단계가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각 진행 단계 과정을 확인 가능하도록 설계 되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일반적인 온라인 플랫폼에 철강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포스코 그룹이 운영함에 따른 폭넓은 철강지식, 철강정보 등의 제공이 가능하며, 스틸트레이드의 장점으로도 볼 수 있는 포스코 주문외 제품을 동일한 플랫폼 내에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국내 철강 플랫폼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Q> 모바일 시스템도 곧 출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떠한 장점이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지?

A> 전자상거래 시장은 PC사용이 가능한 장소에서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흐름에서 완전히 탈바꿈하여 항상 온라인 접속 가능한 모바일 사용이 시대의 주류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기능이라고 생각되어 개발하였다.

이전에는 PC내에서만 주문외 제품 경매 참여가 가능하였기 때문에 해당 경매시간에는 고객들이 마케팅 활동도 제한되고 반드시 한정된 장소에서 경매를 진행해온 불편함이 있었다. 반면 모바일 시스템에서는 고객이 사무실 이외의 어떠한 장소에서도 경매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문외 제품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에게 보다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모바일 시스템은 주문외 제품 경매만 제공되며, 일반 철강제품을 거래하는 오픈마켓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으며, 2020년 추가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Q> 국내에서는 지리적 협소성, 거래 및 결제관행, 재고 공개에 대한 폐쇄성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중국의 경우 국토면적 고려 시 밀이 직접 유통망을 관리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지역중심의 유통거래가 발달하여 왔으며, ‘12년 이후 철강가격 하락으로 난립하던 지역 유통상들이 도태 되고, 신 성장 동력으로 철강 전자상거래 구축을 통해 유통시장이 재편 되었다. 또한 철강 전자상거래를 통한 거래제품은 일반적인 Commodity 상품, 저가제품, 재고품 위주의 거래가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철강 전자상거래 발달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건설,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실수요 중심의 시장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철강 유통시장은 중국의 1/25 규모로서 중국 약 1.5% 수준에 불과 하다. 또한 국내 오프라인 판매 특성상 고객별로 가격정책을 별도로 운영하고, 장기계약 등을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처럼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전자상거래 시스템 개발은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 지역적 특성, 거래 특성상 투입비용 대비 효율성을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소형업체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여 시스템을 개발/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일반상품에 대한 전자상거래가 산업 전반에 확산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철강분야에 있어서도 전자상거래라는 신 유통채널 도입을 통해 고착화된 국내 유통시장 재편을 기대하는 시각이 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는 중소 실수요가들에게는 재고정보, 가격정보 획득이 용이한 시스템을 제공하고, 공급사에게는 전자상거래라는 멀티채널을 통해 실수요가들의 접점기회를 확대하여 신규 고객을 개발하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하여 궁극적으로는 철강 유통시장 전반적인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스틸트레이드가 국내 철강 전자상거래 분야에 있어서 표준 플랫폼으로 정착되어 본 시스템을 활용한 고객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함으로서 포스코 그룹이 추구하는 기업시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터뷰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박종인 실장
▲ 인터뷰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박종인 실장

Q> 플랫폼은 초기 인지도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로모션에 대한 방안은 무엇인가?

A> 기존 포스코 스틸앤닷컴을 통하여 주문외 제품을 구매해 오던 고객사의 경우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스틸트레이드 구매 고객사로 이관되어도 거부감 없이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추가 기능인 오픈마켓 플랫폼은 구매사와 공급사에게 다소 생소한 시스템으로 프로모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픈마켓을 통해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우선 등록된 제품의 종류 및 수량이 많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제품이 등록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실제로 오픈마켓 사용이 필요한 공급사 VOC 청취결과 시스템이 개발된 것은 아는데 제품을 어떻게 등록하는지 잘 모르는 고객이 많았다.

당사에서는 가동 전 고객사들을 초청하여 사전 설명회를 진행한바 있고, 500여 개 사의 포스코인터내셔널 내수 철강 고객사 및 1,200여 개 사의 주문외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으며, 철강 관련 매체를 통하여 스틸트레이드 오픈마켓 플랫폼을 홍보한 바 있지만, 초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당사 마케팅 담당직원이 고객사를 직접 방문하여 사용방법을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가동 초기이기 때문에 오픈하자마자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점차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오늘 이와 같은 인터뷰도 당사 시스템을 소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Q> 국내 철강재 전자상거래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A> 국내 철강재 전자상거래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국내 유통시장 규모를 먼저 정확히 파악하여야 하는데 유통고객이 구매한 물량도 실수요가가 확정된 물량인지, 유통사들이 재고로 확보하여 유통용으로 구매한 물량인지를 구분하기가 어려워 유통 물량만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단, 국내 유통물량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통계 데이터를 통해 추정을 해보면 국내 총 수요량 56백만 톤 중 실수요가 물량을 제외한 유통물량은 1,500만 톤/년 정도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총 유통 물량의 50% 정도가 전자상거래로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 시 이론적으로는 국내에서도 750만 톤 정도가 전자상거래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도 유통물량의 50% 정도가 전자상거래로 거래되기 위해 약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국내도 초기에는 전자상거래로 거래되는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며, 단계적으로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자상거래를 통해 편리성, 효율성,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발전 속도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향후 스틸트레이드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A> 스틸트레이드가 가동초기 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운영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우선이며, Biz 모델 확대는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Biz 모델 확대는 거래대상 제품 확대 및 서비스 기능 추가를 들 수 있다.

기존 상거래 관행상 영업기밀로 운영되던 정보들이 플랫폼 상에 노출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및 거부감이 존재 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거래대상 제품과 관련해서는 운영 초기에는 포스코 주문외 제품 및 고객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 장기재고/불용재고 위주로 거래대상 제품을 한정하여 운영하되, 향후 시장에의 영향 및 고객사 니즈를 반영하여 거래대상 제품 확대를 별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서비스 기능 추가와 관련해서는 주문외 제품 판매의 경우 기존 스틸앤닷컴에서 실행하였던 판매방식을 발전시켜 프리미엄 경매, 바이어 패키지, 라스트 패키지 등을 도입하여 고객사(구매자) 구매기회를 확대한바 있으며, 가공을 필요로 하는 고객사들에게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가공업체와 연계한 가공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Big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구매패턴을 분석하여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제안하고, 가격정보, 철강시황 정보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포스코 그룹이 보유한 IT기술을 활용하여 많은 철강업체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거래량을 점진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 목표이며, 당사와 협력을 희망하는 고객사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 스틸트레이드 www.steeltrad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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