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철 스크랩 구매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조달 시스템이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 포스코 제강공장
▲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철 스크랩 구매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조달 시스템이 와해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제강공장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철 스크랩 조달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하순부터 철 스크랩 구매를 중단했다. 구매 중단이 이미 2개월에 달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12월에도 구매 계획이 없어 3개월 연속 구매가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매가 중단되면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철 스크랩 납품을 위해 조성한 사외 야드도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문제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납품사들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구매 중단으로 판로를 잃은 납품사들이 인근의 현대제철이나 동국제강에 납품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구매 중단이 수개월에 이르면서 납품사들은 중소상으로 전락하거나 복수구좌로 전환된 것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잦은 구매 정책 변경으로 대형 납품사 상당수는 경쟁사 납품사로 전환된 상태여서 3개월간의 구매 중단에도 불구하고 포항의 철 스크랩 시장에는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구매 정책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 상태여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구매를 재개할 경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철 스크랩 구매 조달 라인업이 사실상 사라진 것과 다름 없는 상태여서 구매를 재개 할 경우 가격 중심의 구매를 해야 할 상황이다. 납품사로서의 구속력을 요구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또 납품사들도 현대제철이나 동국제강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진 상태여서 포스코 납품을 위해선 다른 조건이 필요해 보인다. 결국 경쟁사대비 높은 구매가격을 제시해야 조달이 가능한 상황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철 스크랩 구매를 줄이거나 중단한 것은 원가 절감을 위해서이다. 즉 가격이 높은 철 스크랩 대신 낮은 용선 사용비중을 늘려 온 것이다. 구매의 일관성 결여가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해야 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는 것이다.

한편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꾸준한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사례에서 보듯 광양제철소의 구매 안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유통업체들이 많다. 최근 포스코가 구매량을 대폭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된 바 있고, 소문 확산과 함께 납품사들이 동요했던 것도 포스코 구매정책에 대한 일관성 결여 때문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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