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상황이 너무 안 좋습니다. (철근가를 지키는 것보다) 판매가 우선시 되는 시장입니다.”

최근에 만난 한 제강사 관계자의 말이다. 그의 말마따나 7대 제강사의 철근 판매는 큰 우려와는 달리 무난한 진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철근가격이 희생되고 있다. 무리한 판매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판매에 열을 올린 소수의 책임만은 아닌 듯 한 게 지금의 시장이다. 후폭풍이 예상되지만 저가 판매에 편승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 14일 오전 집계된 스틸데일리의 11월 중간 판매 및 재고 조사에서 철근재고는 27만5,000톤대로 내려간 것이 확인됐다. 7대 제강사의 판매량은 40만9,000톤으로 추정되는데 목표 판매량의 약 46%다. 11월 영업일수가 하루 적고, 건설사의 월말 마감이 빠른 점을 고려하면 목표 판매량까지는 어려울 듯 보이지만 애초의 우려보다 무난한 판매를 보이고 있었다. 목표 판매 달성비율은 제강사별로 크게는 10%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는데 44%~54%까지 있었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판매 목표 미달이 넉 달 째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시장의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지만, 아직 전면전은 시작되지 않았다. 시장 수요에 맞게 생산을 조절하며 수익성을 지키려는 업체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각 제강사들마다 각 사의 사정을 이유로 부진한 수요에서 욕심을 내게 되면 과거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월 둘째주 고장력 10mm 재유통 최저가격(즉시현금)은 톤당 58만 원으로 시작했지만 하락속도가 빨랐다. 주후반으로 오자 톤당 57만 원 거래도 어려워졌다고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입모아 말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수요 부진의 문제라 우리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조치들이 없다”라고 한숨 쉬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부 제강사들이 손실 보전을 해주고 있지만 이것으로 수익을 낼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며 “적자폭을 줄여 최대한 버티는 게 목표”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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