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2개월간 최대 10만 원 하락했다. 중국이 수출에 나선 지난 2015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국제가격도 오르고 있어 국내도 더 떨어지기 어렵다” 국내 철 스크랩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말이다.

국내 철 스크랩 유통업계에 바닥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수도권과 영남 모두 바닥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 주요 유통업체들의 야드 입고량은 평소의 60~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경기 위축으로 발생량이 줄어든 것도 입고량 감소의 이유이지만 일부 유통에서 비축에 들어간 것도 거래량 감소의 배경이 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생철류와 중량류를 중심으로 비축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비축에 나서지 않은 업체들도 이번주 가격이 인하되면서 비축으로 전략을 바꾸는 모습 역력하다”라고 말했다.

남부지역 상황도 복잡하다. 10월까지 일주일이 멀다하고 가격을 내렸던 제강사들이 11월들어 조용하다. 대한제강이 13일부터 구매가격을 내린다고 발표했지만 경쟁사들은 시큰둥하다. 한국철강 YK스틸 한국특수형강 등 주요 제강사는 가격을 동결하고 현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인하보다 동결을 통해 유통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한제강의 인하가 불발로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남부지역 시장도 추가 인하에 대한 유통업체들의 불안감이 ‘말끔히’ 해소되고 있다.

철 스크랩 유통업체들이 바닥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1) 국제 철 스크랩이 크게 올랐고 2) 단기 폭락으로 유통업체들의 피로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또 한국 내수가격이 국제가격에 비해 낮다는 점도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국제 철 스크랩 가격은 터키가 220달러대(CFR HMS No.1&2 80:20)를 바닥으로 상승을 시작해 최근 260달러를 넘어섰다. 일본도 2만 2,000엔(H2 FOB) 수준까지 하락했던 수출 가격이 2만 4,000엔대를 회복하는 등 상승세가 뚜렷하다.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선 많은 얘기가 오고 가지만 전세계 주요 철 스크랩 시장 중 유일하게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시장에 바닥도달 기대를 갖기에는 충분한 분위기이다.

그러나 주요 유통업체들은 비축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전기로 제강사의 재고가 많고, 철근등 소비시장이 악화돼 있어 수요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연말을 앞두고 제강사의 재고 조정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수요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바닥에 도달했다고 반발력이 클 것 같지 않다. 지금 비축을 하면 1월 이후 매도한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12월에 비축을 시작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등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 당분간 회전 중심으로 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인 것.

다른 관계자도 “바닥에 도달한 후 많이 올라야 1~2만 원 정도 상승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기로 제강사들은 바닥이라는 유통업체들의 기대에 선을 긋고 있다. 제품 경기 악화와 수익성 저하로 철 스크랩을 더 내려야한다는 입장이다. 또 재고가 많아 가격 인상은 당분간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제강사 관계자는 "재고가 적정 수준 이상이고 감산이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을 생각하면 구매가격을 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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