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둘째 주, 주중의 철근 출하 속도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제강사와 유통업체의 말을 종합하면 월초보단 아니지만 무난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하락하는 가격이 문제다.

이번주 고장력 10mm 재유통 최저가격(즉시현금)은 톤당 58만 원~57만5,000원에 거래됐다. 주초엔 큰 업체를 비롯해 톤당 58만 원이 대세였으나 점차 57만5,000원으로 후퇴했다. 일주일새 톤당 1만 원 이상이 빠져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유통업체는 재유통에서 싼 물건을 사서 57만5,000원에 팔기도 한다. 제강사의 가격 방침 등 여러 불안 요소가 있는 상황에서 떨어지는 시장 가격에 맞추기 위한 자구지책이다.

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흐리다. 다음 달 고시가격에 스크랩 가격 약 3만5,000원의 하락분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동절기도 위협적이다. 제강사는 동절기 전기료 인상과 더불어 감산으로 인한 원가 부담에, 유통업체와의 남은 정산을 끝내야 할 짐을 지고 있다.

10월 마감을 끝낸 유통업체들은 10월 마감서를 포함해 지난 정산에 대한 소급 할인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10월 마감은 고마감으로 끝났지만,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일부 제강사들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상반기 정산을 시작했으며, 유통업체들은 연말이 가기 전까지 하반기 정산을 끝내리라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소급할인에도 불구하고 할인이 톤당 5,000원~1만 원에 그치는 경우, 추가 할인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강사로선 계속해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유통업체는 제강사의 영업이익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강사별 3분기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5% 내외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 유통업체는 “전기로 제강사의 영업이익이 상당하지 않았나. 유통에 정산을 다 해줘도 제강사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지는 데미지는 없을 것”이라며 “제강사는 대리점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게 없다면 문 닫아야 하는 유통업체가 수두룩하다”라고 말했다.

제강사의 수익 확보를 위한 원칙들이 수포로 돌아가고, 모든 상황은 예상보다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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