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가는 예상대로 약보합으로 가고 있다. 철근 가격이 좀처럼 반등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얼어붙은 지 오래인데다, 제강사나 유통업체나 동력을 많이 상실한 상태다.

제강사는 11월 첫 날부터 가격 정책을 발표하는 등 가격 견인에 힘쓰려고 고군분투했지만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까지 대형 제강사와 일부 중견 제강사가 ‘공식적으로는’ 유통업체에 톤당 62만 원을 부르고 있지만 시중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번 주 고장력 10mm 재유통 최저가격(즉시현금)은 지난주보다 하락한 톤당 58만 원~58만5,000원 선에서 형성됐다. 위 가격이 일반적인 가격이라면, 이보다 저가인 물건도 돌고 있다. 가격 방어에 힘쓰지 않으면 현재 시장에선 철근가 하락이 예정돼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들의 기준가든, 가격 정책이든 확신을 심어주면 매집을 하기 시작할텐데, 하치장이든, 대리점이든 재고가 바닥이다”라며 “11월도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른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철근 가격의 주요 변수는 스크랩이다. 다음주가 되면 국내 철스크랩 시장이 바닥을 확인하는지, 하락을 연장하게 되는지 향방이 나올 예정이다. 대한제강의 철스크랩 인하에 제강사들이 동참한다면 스크랩 바닥 기간은 연장되는 것이고, 동참하지 않는다면 바닥 가격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반등이 된다고 해도 속도를 정확히 예상할 순 없다. 국내 철 스크랩 수급 여건상 추세적 반등이나 급반등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 ‘적정 공급’과 ‘적정 수요’라는 기준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

쫓아 떨어지는 가공단가, 생존권 위협 수준

먹거리가 줄어든 시장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결코 유익할 리 없는 여러 문제가 겹쳐 생긴다. 가공철근의 저가수주, 과도한 할인 등이다.

유통가격이 하락하니 가공가격까지 동반 하락세에 있다. 이미 가공단가는 지난 여름부터 폭락해 가공산업 전반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지만,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이남 지역의 단가가 심상치 않다. 지금까지 나서지 않던 대형 가공업체들이 저가수주에 나서면서 가공단가가 크게 휘청거린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 가공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가 심하지 않나. 공장 가동률이 성수기인데도 현저히 떨어진다”라며 “철근 유통가 하락과 함께 가공비 인하 요구가 크다. 현재의 가격 수준으로는 가공산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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