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은 2010년부터 친환경 공장 구축에 나섰다. 인천 제강소의 낡은 전기로와 철근 압연라인을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설비로 교체했다. 설비 투자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요소를 고려해 공장의 하드웨어 전체를 탈바꿈했다. 그리고 현재의 동국제강 인천공장은 높은 생산성과 친환경 제조 방식을 자랑하는 봉강 전문 생산 공장으로 거듭났다. 인천공장의 연간 제강 생산 능력은 220만 톤, 봉강 생산 능력은 220만 톤에 달한다.

지난 5일 기자는 동국제강 인천공장을 직접 방문해 철근의 탄생 과정을 지켜봤다. 그 중 120톤 ‘에코아크’ 전기로 제강 공정과 1호 압연 공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뜨겁고 단단한 설비 속에서 고철이 들어가 빌릿이 만들어지고, 빌릿이 압연 공정을 거치자 철근이 튕겨지듯 나왔다.

에코아크 전기로, 원가 절감 효자템

에코아크 전기로는 대표적인 친환경 설비로 꼽힌다. 연속장입식 설비와 함께 가스배출 라인에 버너를 설치해 발생되는 화염, 분진, 다이옥신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에코아크 전기로를 도입했다.

동국제강-에코아크 전기로
▲ 동국제강-에코아크 전기로

전기로 안에서 쇳물이 녹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원료인 철스크랩을 투입할 수 있어 열효율이 높다. 이밖에 예열을 통한 에너지 절감으로 관계자들에 따르면 약 30%의 전력 사용량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에너지 효율은 높으면서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배출은 최소화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환경을 경영의 필수 요소로 인식하고 도입한 에코아크는 설치 이후 1년 여의 노력 끝에 안정화에 성공했다”라며 “동국제강의 에코아크 안정화의 노하우를 얻기 위해 여러나라에서 견학도 많이 온다”라고 밝혔다.

제강의 순서는 우선 배가스를 이용해 스크랩을 예열하고, 푸셔를 이용해 전기로 내부 용강으로 예열된 스크랩을 투입한다. 이때의 예열 온도는 400~500도에서 밑으로 갈수록 크게는 1,000도까지 올라간다. 예열 과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톤당 100kWh의 전력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 인천공장 관계자는 “한 달 전력비가 100억 원 전후다. 전력비만으로도 톤당 6,000원에서 1만 원까지 차이를 낼 수 있어, 전기로 제강사들은 최대한 예열을 해 전력비를 싸게 하려고 시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예열된 스크랩이 들어가 용해되면 정련과정(Ladle Furnace)을 거친다. 정련의 기능은 성분 미세 조정, 연주 주입온도 조정 등 여러 가지지만 탈황, 탈인, 탈산 등의 부재료를 추가해 강을 깨끗하게 만들며 원하는 강종으로 성분을 조절하는 게 핵심이다.

동국제강-연주 과정
▲ 동국제강-연주 과정

이제 액체 상태의 용강을 다시 응고시키는 작업인 연주 작업을 거치게 된다. 연주란 ‘연속 주조’의 줄임말로, 끊임없이 나오는 철근을 절단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연주 과정이 끝나면 최종적으로 130x130(130각), 150x150(150각) 등의 빌릿이 만들어 지게 된다.

고철을 장입해서 만들어진 빌릿이 출강할 때까지의 시간 단위를 ‘히트’라고 하는데 히트당 45~47분 정도가 걸린다. 이 1회 작업시간을 TTT(Tap to Tap)라고도 하는데 동국제강의 속도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시간당 생산성은 한 시간당 150톤을 자랑한다.

‘국내 최대 생산성’ 1호 압연

식힐 틈이 없다. 열은 곧 ‘돈’이다. 뜨거운 빌릿으로 압연 공정을 거치면 그만큼 시간과, 에너지가 절약된다. 이처럼 만들어진 빌릿을 바로 열연 공장으로 옮기는 것을 직송 압연(Hot Direct Rolling)이라고 하는데 인천공장 1호 압연공장은 2013년 HDR을 도입했다. HDR 적용 후 연료 원단위는 80% 향상했다(20.6Nm³/Ton→4.0Nm³/Ton). 온실가스 배출량도 연간 1.5만tCO2eq를 절감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일부 상온에 있던 빌릿은 인덕션 히트에서 500도까지 올려 가열로로 옮겨지고, 950도까지 뜨거워진다.

동국제강
▲ 동국제강

1호 압연은 130각, 150각, 170각 빌릿을 이용해 철근을 생산한다. 주로 150각을 쓴다. 빌릿은 밀라인으로 들어가 21개의 스탠드를 거치며 점차 얇아진다. 동국제강이 사용하는 블락밀은 우리나라 철근 공장 중 동국제강만 유일하게 갖고 있는 설비다. D22~D27까지의 두꺼운 철근은 하나의 라인에서 뽑히지만 D10~D19까지는 두 개의 라인으로 갈라져서 나오기 때문에 생산성이 향상된다. 철근은 초당 42미터의 속도로 생산되는데, 이는 세계 최고의 스피드다.

동국제강
▲ 동국제강

이제 식히는 과정을 거치며 강종을 만들어 나간다. 이 냉각설비는 템프코어 설비로 Q.T.B(Quenching&Temperring of the Bar)라고 불린다. 냉각 조건을 컨트롤해서 철의 강도를 맞추는 게 바로 큐티비가 하는 일이다. 성분이 같은 철근이 냉각 조건에 따라 SD400, SD500, SD600이 된다.

이제 추가 냉각과 제품을 절단해 다발로 묶어주면 건설현장으로 갈 수 있는 철근이 완성된다. ‘오토태그머신’을 이용해 꼬리표를 붙이는 작업도 국내 최초의 수식이 붙는다. 지난 4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오토태그머신이 들어오기 전 사람이 일일이 철사로 꼬리표를 달았다. 현재 오토태그머신 공정은 안정화 돼 10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동국제강 봉강생산팀 이재학 과장은 “올 연말까지 2호 압연에도 도입해 꼬리표 수작업을 100% 기계로 대체하려 한다”라며 “오토태그머신을 안정화해 사용하는 곳은 철근 공장 중 동국제강의 인천공장 1호 압연 공장이 처음이다”라고 자랑했다.

한편 1호 압연공장은 국내 단일 압연라인 중 최대 생산성을 자랑한다. 하루에 D10 기준 3,4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연계하다

동국제강은 2012년 최신예설비를 갖춘 1호 압연공장을 완공했고, 2014년에는 설비 합리화를 통해 2호 압연공장의 설비능력을 향상시켰다. 설비 능력도 업그레이드하고 있지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스마트 조업 시스템 개발에도 한창이다.

2017년부터 정부가 사업비 일부를 지원하는 ‘전기로 빅데이터 기반 조업시스템 개발 연구’가 진행 중인데 동국제강도 주요 업체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연구 목적은 철강공정에 빅데이터를 연계해 공정별 조업패턴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배가스/슬래그포밍 측정 배드를 제공하고 있다. 투입원료와 배가스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배가스 성분과 조업 인자와의 상관관계가 도출되면 생산력 향상이 기대된다.

동국제강 봉강생산팀 이상영 과장은 “스마트팩토리위원회가 구성돼 있어 전사가 모여 공정 자동화,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단계별로 계획해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빅데이터 자료를 수집하는 곳은 100톤 전기로와 2호 압연 공장”이라며 “연주에서 빌릿이 나오는 조건과 압연에서 생산성 로스가 가장 없는 조업 패턴을 찾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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