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08h’. 현대제철의 컬러강판 코드 중 하나다. 또 장우열 대한철강 상무의 이메일 아이디이기도 하다. 모르는 이에겐 암호 같아 보이는 이 코드가 어쩌면 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일지 모른다. 철강업을 사랑하는 마음이 수십 년째 그의 명함 한쪽에 간직되고 있으니 말이다. 올해로 벌써 철강업에 몸담은 지 25년째라는 장우열 상무. 그로부터 대한철강 영업본부가 나아갈 길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장우열 대한철강 상무. 인터뷰 내내 사람 좋은 미소를 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들고자하는 의지가 가득했다.
▲ 장우열 대한철강 상무. 인터뷰 내내 사람 좋은 미소를 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들고자하는 의지가 가득했다.
Q. 대한철강 영업본부 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A.
영업본부의 실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실수요 개발이라든지 영업관리, 기획 등이 주요 업무다. 현재는 내년도 사업 계획 구상에 한창이다. 올해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Q. 메이커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코일센터인 대한철강에 입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A.
1995년 동부제철 입사를 시작으로 철강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17년 12월 현대제철에서 퇴직할 때까지 근 20여년을 메이커에서 보냈다. 퇴직 후에는 개인적인 소망으로 요식업 창업을 꿈꿨다.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가게 인테리어를 구상했고, 직접 일도 해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철강업계로 다시 돌아오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을 준비하다 보니 고민이 깊어졌다.

원하는 위치와 조건을 갖춘 가게를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이렇게 고민을 거듭하고 있던 때 대한철강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이 왔다. 철강업을 떠났던 짧은 외도는 10개월 만에 끝이 났다.

Q. 입사 이후 느낀 바가 있다면?

A.
대한철강에 입사한지 딱 1년이 되는 날 이런 질문을 받아 감회가 새롭다. 지난 1년간 느끼고 실천하고 있는 점은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는 ‘이타적 사고를 갖자’는 것이다.

메이커에서의 근무 경험이 제가 더 많은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대한철강의 시스템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큰 다름은 업무 추진 방식이었다. 메이커에선 팀 단위로 움직였다면, 여기선 개인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느낌이다. 다방면에서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하는 분위기다. 그런 측면에서 직원 교육의 필요성과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Q. 대한철강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면?

A.
판매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소폭 가공부터 광폭까지 판매 접점이 많다. 처음 왔을 당시 깜짝 놀랄 정도였다. 등록된 고객사만 1,000개가 넘고, 매달 거래를 꾸준히 하는 업체도 700여 곳에 달한다.

연계물량 의존도가 낮다는 것도 특징이다. 연계물량 위주의 코일센터들은 전방산업 수요에 따라 변동 폭이 크지만, 대한철강은 그렇지 않다. 안정적인 판매 기반을 갖췄고, 시장 대처 능력도 우수하다.

물론 직원들 입장에선 생산 지시부터 수주까지 모두 처리해야하니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언제나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Q.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A.
‘기본기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트렌드와 시황은 항상 변한다. 철강 산업이 변하면 이와 관련한 자동차, 건설 등 수요 산업도 변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기본기는 변하지 않는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영업사원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당일은 우연히도 장우열 상무가 대한철강에 입사한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었다.
▲ 인터뷰 당일은 우연히도 장우열 상무가 대한철강에 입사한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었다.

Q. 올해 거둔 성과가 있다면?

A.
올해는 손익 중심 판매와 서비스 일원화에 초점을 맞췄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기업문화 개선에 힘썼다. 그 중 하나가 교육 강화다. 메이커의 경우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은데, 코일센터의 경우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래서 개인시간을 쪼갰다. 퇴근 후 영업사원들에게 제품, 채무관리, 생산공정 등에 대해 교육을 실시했다. 직원 교육 부족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던 이유가 컸다.

이와 함께 ‘잔반 줄이기’ 캠페인도 벌였다. 식수 인원을 미리 파악하여 낭비되는 음식물을 최소화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런 것이 하나 둘 쌓여 회사의 기업문화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Q. 내년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A.
내년에도 시장 상황은 썩 좋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회사의 성장과 안정을 위한 매출 기반을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신규 거래 유치와 이탈 고객을 찾아오는 전략을 펼 방침이다. 아울러 ‘수요 예측이 가능한 실수요 고객사’ 개발에 초점을 둘 생각이다.

Q. 영업 측면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A.
영업사원들의 전문성과 디테일을 강화하고자 한다. 철강은 쉬이 상하지 않고 시황만 잘 타면 팔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요즘에는 CR 같은 PO, EG 같은 CR처럼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 고객사와 우리 회사의 수익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구성원의 역량을 높이는 길 밖에 없다. 영업본부 구성원의 전문성과 디테일을 강화함으로써 전열을 가다듬고자 한다.

아울러 다른 코일센터와 차별화되는 요소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당진 공장에 있는 ‘스트레치 레벨러’를 활용한다든지, 새로운 수요를 개발하는 것이 방법이 될 것이다.

Q. 끝으로 대한철강 영업본부를 어떤 조직으로 만들고 싶은가?

A.
기본기가 튼튼하고 스토리가 있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고, 전문성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그 뒤에는 조직에 스토리를 입히는 일까지 하고 싶다. 똑같은 제품도 그것에 얽힌 이야기가 가치를 더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대한철강이 건강한 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튼튼한 재무, 기본기가 탄탄한 직원, 눈길을 끄는 스토리를 가진 회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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