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11월 시장이 시작됐다. 전반적인 수요 부진 속에서 얼마나 팔릴지, 바닥을 찍은 철근가는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지가 이번 달 시장의 관심사다.

메이커 가격 정책, 시장에 녹아들 수 있을까

11월이 시작되자 대형 제강사부터 각 대리점에 가격 정책을 고지했다. 유통가와 괴리가 큰 기준가가 존재감을 상실한 상황에서, 가격 견인을 위해 던진 유통 가격은 62만 원이었다. 일부 중견 제강사도 시간차로 같은 정책을 고지했지만 시장은 아직까지 관망 중이다. 전반적 수요 부진 탓에 유통업체들은 쉬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 조금만 올려도 안 팔린다는 아우성이 들리고, 기껏 올린 가격을 다시 내리기 일쑤다.

제강사 관계자들도 가격 견인 전망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한 제강사 관계자는 “10월 판매 목표가 무리하게 설정됐고, 11월도 판매 목표도 90만 톤에 가까운데 무리한 계획이 아닌가 싶다”라며 “판매를 많이 하려면 그만큼 생산을 하다는 것인데 가격을 잡긴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7대 제강사의 11월 목표 판매량은 약 89만 톤으로 추정된다. 10월 추정 판매량 83만6,000톤보다 5~6만 톤 정도 많은 양이다. 감산을 통해 재고를 줄였지만 지금이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20만 톤 후반, 30만 톤 초반의 현재 재고량은 많은 편이다. 재고 소진과 가격 상승이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갖고 있기에, 다시 한 번 감산을 통한 재고 소진이 필요해 보인다.

유통에 정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 제강사들이 가격 정책을 고지했지만, 확실하고도 단호한 시그널은 아니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제강사가 유통업체를 상대로 제강사와 유통업체 모두 합리적 마진을 남길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는 것을 설득하고, 한번 정책을 냈으면 그 정책이 관철될 수 있도록 단호한 후속 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조언했다.

추위보다 무서운 수요 냉각기

혼란스러운 철근 시장에서 11월 수요는 최대 변수가 될 듯하다. 10월, 예상 외의 선전을 거뒀지만 11월까지 최근 2~3년 수준인 90만 톤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전에 계약된 가공 물량이 많이 나갔을 뿐, 새로운 먹거리, 즉 신규 수주가 없다. 현재의 89만 톤 판매 계획에 대해 제강사는 최대한 탄력적으로 운영해 나가야 한다.

다만 연말을 앞두고 막판 공사들이 생겨 소비는 일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가격 폭락에 따른 대기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 11월 수요는 10월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조금 더 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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