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가격이 약보합으로 가고 있다. 이번 주 고장력 10mm 재유통 최저가격(즉시현금)은 지난주에 이어 톤당 59만 원 선에서 형성됐다. 제강사 대리점 중에선 톤당 60만 원에 거래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최저가 판매가 지양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유통업체 내에서 커지고 있다. 수요 회복과 제강사의 재고 감소도 추가 가격 하락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월말이 되어 제강사의 최저가 판매 지시, 밀어내기 같은 관행도 머리를 들었지만, 시장을 혼란스럽게 할 만큼은 아니었다. 월말 판매 목표를 넘기기 위해 일부 제강사는 최저 가격 판매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 제강사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이 최저가를 내면, 그 아래의 제강사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 회사의 경우 월말로 갈수록 판매가 위축됐는데, 대형 제강사의 최저가 물건이 시장에서 먼저 나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치장을 가진 유통업체들은 제강사가 떠넘기듯 판 철근을 받기도 했다. 이른바 ‘밀어내기’다. 10월 7대 제강사의 판매 실적이 목표량에 근접했던 이유는 제강사의 물량 밀어내기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우리 업체에도 큰 업체들을 중심으로 물건을 가져가란 압박이 있었지만, 쌓인 재고가 워낙 많아 더 이상 둘 수 없어 가져오지 않았다”라며 “거래하는 팀장, 임원급들이 그렇게 직접 나서서 물건 판매를 압박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의 11월 기준가는 예상된 수준에서 발표됐다. 11월 기준가는 고장력 10mm 실수요 출고가격은 톤당 67만 원, 유통행 가격은 톤당 66만 원이다. 이번 공식 발표 가격은 지난 10월 21일 선고지됐던 가격으로, 11월 첫날 가격에 영향을 주진 못 했다.

제강사, 다시 한 번 가격 끌어올리기에 나서나?

1년 전과 비교하면 철근 유통가는 10만 원 이상 떨어져 있다. 지난해 10월 마지막 주에서 11월 첫 주엔 철근이 없어서 못 팔았고, 철근 유통가는 72만 원으로 올라섰다. 현재 60만 원 아래의 유통가격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떨어진 철근가를 올리는 일이 쉽지 않은 가운데, 제강사는 1년 중 최대 철근 호황기인 11월을 맞아 다시 한 번 가격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1일 오전, 유통업체에 톤당 62만 원 이하의 거래를 금지했다. 철근 기준가가 전월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기준가와 유통가격의 갭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유통가격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하기에 나온 선제적 조치로 보인다.

유통업체들은 우선 추이를 살피고 있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원래 우리가 내놓으려고 했던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이다. 곧 다른 대형 제강사도 비슷한 가격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싶다. 우선 팔지 않고 관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체 관계자는 “대형 제강사가 최저가로 제시한 62만 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더 떨어지긴 어려워 보인다”라며 “조만간은 철근 가격이 약보합으로 가지 않을까”라고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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