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 Bank Analyst 이은영
▲ DBS Bank Analyst 이은영
▲ NPI(Nickel Pig Iron)의 탄생과 니켈/STS 가격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이후 본격적인 경제성장이 급격한 STS 수요확대를 가져왔고 이는Nickel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2007년 니켈 가격은 US$50,000/ton 이상으로 급등하였다.

단지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청산은 STS제품에 포함된 니켈이 8%임에도 불과함에도 100%의 ni-content의 nickel ingot를 원재료를 쓰고 있고 있다는 점에 착안, 보다 저렴하게 STS를 생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했고 그 결과 NPI라는 ni content 15% 내외의 대체재를 개발하게 되었다.

그 결과 과거 보다 저렴한 생산원가로 니켈 공급은 확대되었고, 니켈 가격은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에 돌입하였으며 2016년 US$8,000/ton 까지 하락하였다. STS 가격 또한 니켈가격의 하락에 따른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업계는 니켈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감내할 수 밖에는 없었다.

NPI와 STS로 이어지는 integrated 생산 설비를 갖춘 청산은 STS 시장의 price maker로 등장하였고 과거 10%를 상회하던 기존 STS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크게 하락하였다. 즉 중국 청산이 개발한 Rotary Kiln Electric Furnaces (RKEF) 을 통한 NPI와 STS의 일관 생산 방식의 개발은 전세계 니켈 및 STS 산업의 지형을 바꾸어 놓았다.

톤당 투자비 및 생산원가에서 기존의 생산방식보다 획기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STS 뿐만 아니라 Nickel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 청산이 주도한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의 성장

청산이 game change가 된 것은 비단 니켈 및 STS 제품 시장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NPI의 등장이전에 낮은 니켈 함유량으로 거의 활용되지 못했던 Laterite ore가 NPI의 주 원재료로 사용됨에 따라 이 광석의 매장량이 많은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산업이 눈을 뜨게 되었다.

인도네시아로 부터의 Laterite ore의 수입을 기반으로 청산은 중국내에서 STS 생산능력을 7백만톤까지 확대하였다. 2014년 인도네시아가 국내 하공정 산업의 투자 및 발전을 유도하고 보유자원을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금속의 원광석 수출을 금지하였는데, 이미 청산은 2009년 부터 인도네시아 Morowali 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 NPI와 STS 생산설비를 건설하기 시작했고 2015년 부터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약 2백만톤의 NPI 및 3백만톤의 STS생산설비를 완공하였다.

이로서 청산은 연산 1000만톤의 STS 생산능력을 확보, 전세계 STS 시장에서 약25% 를 점유하는 시장 주도자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중국보다 더 저렴한 원가로 STS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니 Price maker의 지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청산이 조성한 산업단지에 또다른 중국 업체들이 와서 NPI와 STS 공장을 투자하고 있어 청산의 인도네시아 투자는 인도네시아 니켈 및 STS 산업 성장의 분수령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인도네시아의 니켈 원광석의 조기 수출 금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청산

올해 8월초 인도네시아 정부는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니켈 원광석 수출을2020년 1월부터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2014년 모든 금속광석 수출을 금지했던 인도네시아는 극심한 무역수지 적자와 광석수출이 주 수익원인 광산 공기업의 실적악화에 따라 2017년부터 수출 쿼터를 부여 일부 수출을 허용하였고 2022년부터 다시 모든 광물의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오직 니켈 광석에 한해서만 수출을 금지하는 정책 변경을 발표하자 니켈 가격은 순식간에 US$12,000 에서 US$18,000 까지 급등하였고 최근에는 US$16,000/ton 수준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변경의 배경에는 청산의 공장완공으로 NPI와 STS 수출이 확대되면서 원광석 수출 금지에 따라 부정적 영향이 과거와는 달리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자리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니켈금속 생산량은 2016년 17만톤에서 2017년 36만톤으로 2018년 66만톤으로 크게 성장하였으며 STS 생산량은 2017년 33만톤에서 2018년 146만톤으로 급증하였다. 이같은 생산증가는 바로 수출증가로 이어지며 인니산 STS 제품에 대한 AD를 유발했지만 인도네시아의 수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사실상 이번 조치가 대규모 투자를 수행했으며 추가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청산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팽배하다. 급등한 니켈 가격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청산이 이익이 증가하며 니켈 원광석 수출금지에 따라 인도네시아 내수 니켈 원광석 가격과 국제가격간에 격차가 확대되어 궁극적으로 청산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인도네시아, 니켈과 STS 산업 허브로 성장할 전망

지난 3년간 급속한 속도로 성장한 인도네시아의 니켈 및 STS 산업의 향후 성장세는 더욱 괄목상대할 전망이다. 2018년 ~ 2021년중에 인도네시아에 완공 된 STS 생산능력은 약 4백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결과 인도네시아가 STS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수준에서 10%를 상회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니켈의 경우 향후 3년동안 약 60만톤의 니켈 제련 설비 증설이 계획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전세계 니켈 시장에서 인도네시아의 비중은 현재 12%에서 27%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확대되는 니켈 제련 설비에 원재료를 공급하기 위한 광산의 개발 및 원광석의 생산도 급격하게 확대될 전망이다.

청산의 설비가 본격적이 가동에 들어감에 따라 2018년 인도네시아 니켈 원광석의 생산은 84% 증가하였으며 전세계 원광석 공급중 인도네시아는 27%를 차지하고 있다. 비록 원광석 수출 금지의 영향으로 그 성장세는 향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인도네시아 내에서 확대되고 있는 니켈제련 생산능력에 발맞추어 광산업의 성장도 이어져 2023년에는 전세계 원광석 시장의 3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인도네시아가 니켈과 STS 산업의 허브로 등장하고 있다.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수요 성장을 주도, 인니 배터리용 니켈시장에도 진출

한편, 향후 니켈의 수요의 성장은 전기차 배터리가 주도할 전망이다. 2018년 세계 니켈 수요의 70%는 STS 산업이 차지하고 있으며 배터리의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환경규제로 전기차의 고성장이 예견되는 가운데 Lithium ion battery가 전기차 battery의 주류로 등장하였다.

특히 Lithium-ion battery 안에서 니켈의 함유량이 높은 배터리가 더 큰 energy density 를 보유함에 따라 니켈의 수요는 더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배터리에서 니켈의 수요는 향후 10년동안 연간 19% 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어 2030년 전체 니켈 수요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2%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배터리용 니켈 수요가 장기적으로 니켈 가격을 상승시키는 주요한 동력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 배터리용으로 소비되는 니켈은 class I 니켈이다. 즉 원광석중 니켈의 함유량이 높은 sulphide ore를 기반으로 제련된 니켈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확대되는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laterite ore를 원재료로 배터리용 니켈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그것이 HPAL(High pressure acid leaching) 공법이다.

기술개발이후 높은 투자비가 투자확대의 걸림돌이 되어 왔는데,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과거 보다 낮은 투자비로 HPAL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산과 중국의 주요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과 GEM이 Joint Venture로 HPAL 공장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인도네시아는 비단 NPI를 중심으로 한 Class II 니켈 뿐만 아니라 Class I 니켈의 중심지로도 부상할 전망이다.

▲ STS 업계, 원가상승과 공급과잉으로 향후 전망 어두워

한편 STS 업계의 미래는 암울하다. 가장 저렴한 원가로 생산될 인니산 STS의 생산 확대가 몰고올 치열한 가격 및 시장 점유경쟁이 예고되고 있어 포스코 등 기존 방식으로 STS 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또한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의 니켈 수요가 가져올 니켈 가격 강세는 STS원가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반면, STS 시장은 공급과잉으로 전환 될 것으로 예상되어 원가를 가격인상으로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향후 3년간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세계 STS 생산능력의 약 19%에 해당되는 설비가 증설이 예정되어 있고 이들 설비의 가동은 니켈 수요의 증가와 스테인레스 공급의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존 STS 업계가 호두까기(nutcracker) 사이의 낀 호두처럼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EU가 중국 및 인니 산 STS 열연에 대해 Anti-dumping 조사를 시작하는 등 저렴한 인니산 STS 제품에 경계를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청산의 부산지역에 STS 냉연 투자를 사활을 걸고 저지하기 위해 업계가 공조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니켈과 STS 산업의 부상을 이같은 단기적인 처방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수백년의 철강의 역사가 말해 주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원가경쟁력 확보만이 결국 생존을 위한 유일한 길이다.



[약력]
1992.02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본대학원 졸업
1993.01 대우경제연구소
1994.03 포스코 경영연구소
1999.10 LG 투자증권
2005.01 미래에셋 증권
현, DBS Bank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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