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S Bank Analyst 이은영
▲ DBS Bank Analyst 이은영
전형적 人材, Vale의 tailing dam사고

올들어 철강업계에 발생한 가장 큰 이슈는 Brazil Vale에서 발생한 tailing dam 붕괴사고 일것이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tailing dam이란 광산업체가 채광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쌓기 위해 만든것으로 tailing이란 mine waste를 의미한다. 흔히 광산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야산처럼 보이는 것들이 tailing dam으로 사실상 필요한 광물을 제외하고 난 쓰레기 산으로 많은 유독성 물질(toxic material)을 보유하고 있어 환경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번 붕괴 사고는 300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으며 댐이 붕괴하기 24시간 전에 이미 붕괴의 조짐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이를 제때 공지하고 대응하지 않아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라는 점에서 브라질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댐 붕괴로 토사가 마을을 덮치기 직전에 위험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사실상 이 상황에 대응할 수 없어 많은 희생자를 냈다.

브라질 정부와 지역사회의 전세계에서 가장 큰 광산 기업인 Vale에 대한 공분은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건이후 관련자들 및 경영진들이 모두 경찰의 조사대상에 올랐고 브라질 정부는 9천만불의 벌금을 이미 부과하였으며 법원은 향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 복구 및 보상 비용을 위해 약 43억달러 즉 45조원 이상의 자산을 동결하였다.

철광석 가격 단기 폭등, 장기 가격도 높아질 것

사고가 난 직후 톤당 75불 내외였던 철광석(Fe62% 분광, CFR China)가격은 몇일만에 85불 수준으로 급 상승하였다. 사고직후 업계에서는 사고의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했다. 이는 사고가 발생한 Southern system은 Vale의 4개의 system 중 규모상 세번째였고 특히 이 사고가 일차적으로 발생한 Parapebal complex와 인근하고 있는 Vargem Grande Complex 의 일부에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Paraopeba Complex 과 Vargem Grande Complex 는 2018년 Vale의 전체 철광석 생산량의 7.1%와 5.6%를 차지하는 광산으로 당초 사고로 인해 약 4,000만톤의 철광석 생산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가 안전상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광산의 가동을 추가로 중단시키면서 연간 생산량 차질은 최악의 9,200만톤까지 감소할 수 있으며 약 5000~7,500만톤 정도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최근 실적발표 briefing에서 Vale CFO는 밝혔다.

이로 인한 영향은 비단 2019년 한해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Vale는 앞으로 경영의 목표가 기업의 성장이 아니라 안전이라고 밝혔을 뿐만 아니라 광산업을 둘러싼 안전 규정은 브라질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는 장기적으로 광산의 개발의 속도를 늦출 뿐만 아니라 생산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호주의 Cyclone으로 철광석 공급 차질은 더욱 악화될 전망

3월 25일 호주의 두 주요 광산업체인 Rio Tinto 와 BHP Billiton은 cyclone으로 인해 Pilbara 지역의 철광석 조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3월 28일Rio Tinto는 Cape Lambert A port 시설의 피해로 인해 force majeure를 선언하였으며 cyclone으로 인해 연간 생산량의 약 4%에 해당되는 약.1,400만톤의 생산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BHP 역시 연간 2~3% 해당되는 6~8백만톤의 생산 차질을 예고하였다.

이같은 철광석 공급 차질이 경제 둔화를 우려한 중국의 철강감산 정책 완화와 맞물리면서 철광석 가격은 US$95/ton 수준으로 급상승한 상태이다. Vale의 사고와 호주의 Cyclone의 영향으로 전세계 Seaborn 철광석 공급량은 2018년 15억 .4,600만톤에서 만톤에서 2019년 3% 감소한 15억 600만톤으로 전망되어 철광석 가격의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철강업계, 원재료와 수요 산업 사이에서 수익성 확보에 비상, 가격인상 불가피

원재료 가격은 폭등하고 있는 와중에 아직은 완벽한 회복이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는 조선, 자동차 등 수요업계의 입장이 완강해 철강가격 인상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연속 5년이상 적자를 보였던 후판이 2018년 겨우 적자를 면하게 되었음에도 조선업계는 최근의 수주의 호조는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원가 인상분을 반영한 국내 철강사의 가격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에서 후판 수입을 늘리는 형국이다.

국내 조선업의 전략 실패와 국제시장에서 과도한 경쟁이 비단 조선업계의 위기와 구조조정을 뿐만 아니라 동국제강의 2개 후판공장을 폐쇄하게 했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지난 5년동안 후판에서의 적자를 감내하도록 하였다. 철광석 가격의 폭등이라는 통제할 수 없는 원가상승 앞에서, 또한 수요산업의 부진앞에서 샌드위치 처럼 끼어 있는 한국 철강업계의 미래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 원가를 반영하는 가격인상은 할 수 있는 시장논리를 정립해 나가는 것이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안전이 우선.. 생명존중 철학이 기업 경영의 최고 우선 순위로 자리 잡아야..

Vale의 사고는 우리 철강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철강업계에서도 끊임 없이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이것을 사고를 당한 개인의 불운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이제는 우리 경제와 사회가 많이 성숙한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단 한명의 인명 사고도 없는 사업장, 안전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명존중 철학이 모든 산업 현장에 든든히 뿌리 내리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을 Vale의 대형 인명 사고를 계기로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약력]
1992.02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본대학원 졸업
1993.01 대우경제연구소
1994.03 포스코 경영연구소
1999.10 LG 투자증권
2005.01 미래에셋 증권
현, DBS Bank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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