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은 원자재 구매단가는 높아지는데 판매단가 인상은 대형 수요업체들의 요구에 또는 심화된 경쟁 때문에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 한다. 결국 경영실적 악화로 당장 운영자금 확보도 만만치 않다보니 사실상 투자를 하기 어려운 입장이라는 것.
여기에 수출 길은 왠만한 중소업체 현실상 확대는 물론 신규 물량 확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력 고용문제 역시 중소 철강업체들이 극복하기 어려운 여건 가운데 하나가 된지 오래다. 아직 실질적인 제약을 받거나 단속대상이 되진 않았지만 주52시간 노동 문제 역시 피해갈 수 없는 사안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일찍이 많은 철강업체들이 고부가 및 고품질 제품 개발에 나섰고 단납기, 다품종, 소량 공급 체제 구축 등을 바탕으로 시장 차별화와 리스크 분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이렇게 시장이나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연구개발 인력이나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일부 극소수 철강업체에 한정된 이야기일 것이다.
국내 중소철강업체 혹은 대형 부품업체로부터 물량을 수주해 부품소재를 가공하는 중소부품업체들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말 그대로 소재를 구매해 제품을 가공하고 납품하면 발생하는 영업이익률이 2% 내외에 그치는 가공 및 부품 협력업체 현실을 감안한다면 신제품 개발은 둘째치고 낡고 노후화된 설비를 수리해 가동률이나 수율을 개선시키는 자금마련도 빠듯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몇일전 개최된 공청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당시 참가했던 몇몇 패널들은 중소 철강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기술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기술개발에 성공해 수요로 연결되고 고부가가치 제품이 실제 경영실적에 도움이 되는 시기까지 과연 생존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개발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 중소 철강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현실적으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축적해 놓은 기술이나 노하우 등이 과연 제대로 대기업이나 납품업체로부터 인정받고 있는지 그리고 이 같은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부터 고민해 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유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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