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환경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급변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유통업계도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새로운 생존전략을 준비해야하는 순간이 찾아온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 스테인리스 유통 영업담당 임원들을 만나 각 업체들의 영업전략과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네번째 주자로 포스코 스테인리스 지정 코일센터인 석진길산SST의 김동용 부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먼저 스테인리스업에 종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석진길산SST 김동용 부사장
▲ 석진길산SST 김동용 부사장
A> 스테인리스업에 종사하기 전에 롯데제과에서 9년 7개월 정도 근무했다. 대전과 홍성 지역에서 영업소장으로 있다가 99년에 길산파이프에서 일하게 됐다. 스테인리스와의 인연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처음부터 길산에서 영업을 시작했던 건 아니고 현장에서 시작했다. 당시 길산파이프는 조관기 8~9기로 시작하여 월 600톤 규모였다. 어느덧 길산에서 근무한지도 20년 정도가 됐다.

초반에 근무할 때는 파이프 상하차, 절단, 출하와 배송 등을 담당하면서 자연스럽게 판매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이건 얼마짜리인지,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거래명세표를 주고 받으면서 미수금 등에 대한 궁금증도 자연스레 생기기 시작했다.

출하 업무를 해오다가 신규 영업을 진행하게 됐다. 기존 거래처 말고 신규 실수요 영업에 나서면서 수요개발이나 기술적인 영업 등에 대해 직접 부딪히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배우게 됐다.

2001년부터는 판재와 파이프 영업을 같이 하게 됐다. 길산스틸로 소속이 변경된 것도 있었고 결과적으로 패키지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은 파이프를 주로 판매하면서 수요가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판재 일부 필요한 것들을 대응해주는 방식이었는데 본격적으로 스테인리스 판재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길산스틸에서 근무할 때도 재유통 판매보다는 실수요 영업 판매 비중이 높았다. 직접 수요업체를 방문해서 신규 영업에 나섰다. 2000년대 초반의 경우 네비게이션도 없었고 공단업체 총람이나 엔지니어링 총람 책과 지도를 가지고 공단에 가서 취급 품목들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했다.

스테인리스를 쓰는지 전화로 물어보기도 하고 쓴다고 하면 무조건 쫓아갔다. 물론 가서 거래처가 따로 있으니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 곳들도 많았다. 지나가다가 반짝거리는 제품이 있으면 들어가서 물어보기도 했다. 스테인리스가 아니라 알루미늄, 아연도금강판인 경우도 있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단단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석진길산SST에는 작년 10월부터 근무하게 됐다. 임원으로 있지만 여전히 뛰어다니는 영업을 하고 있다. 석진길산으로 오고부터 기존 대구 시장과 신규 실수요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Q>현재까지 영업에 종사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길산파이프 공장에 화재가 난 적이 있다. 설비 일부를 빼고 거의 모든 게 탔다. 그리고 다음해 폭설이 내려서 공장 천장까지 무너졌다. 이 상황에서 거래처 납기를 맞추기 위해 양주 공장에서 철야 작업을 했던 것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거래처와의 납기 약속이나 소량 배송 서비스에 대해서는 길산을 따라올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길산그룹 자체가 수요가 있으면 무조건 간다는 생각과 소규모 업체라고 할지라도 그 업체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건 가는 길에 다 싣어서 배송을 해주는 게 길산이다. 또한 그만큼 지역마다 거래처가 많기 때문에 단 열장의 판을 배송하러 간다고 해도 그 주변의 업체 배송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시스템이기도 하다. 길산에서 영업을 하면서 강원도 전라도 제주도 등 어지간한 업체와 지역은 다 가본 것 같다.

Q> 석진길산SST의 내부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영업회의 진행 방식이나 회식문화는 어떠한지 궁금하다. 단합대회나 체육대회, 문화정책 등 직원들의 사기진작이나 단합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 혹은 정책들이 있는지 듣고 싶다.

A> 주로 회의는 오전에 일찍 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2번 오전 7시에 부문별로 회의를 진행하고 그룹사 전체로는 월 1회 영업회의를 진행한다. 워크샵의 경우도 길산 그룹사 전체가 연말에 1박 2일로 함께 떠나서 단합을 도모하는 시간을 갖는다. 회식은 계열사 별로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 직원들까지 부여에 있는 롯데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일부 계열사들의 경우 축구 등 직장인 체육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다.

Q> 평소에 체력이나 건강관리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쓰고 있거나 노력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사실 특별하게 하는 게 없다. 일요일만 쉬기 때문이기도 하고 일요일도 마트에 다녀오거나 하면 여유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 돌이켜 보면 여행도 간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여행보다는 출장이 더 많았다. 강원도의 경우 속초 동해 삼척 강릉 양양 춘천 원주 등등 업체 찾아 다닌다고 간 게 전부이고, 제주도도 30번이 넘게 다녀왔으나 여행이 아니라 물건을 팔기 위해 갔던 기억 밖에 없다. 정신적으로는 피곤할 수 있지만, 육체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다.

길산스틸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작성한 15계명
▲ 길산스틸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작성한 15계명

Q> 후배 영업사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나 책이 있다면? 그 이유도 듣고 싶다.

A> 웅진의 윤석금 회장의 ´사람의 힘´이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웅진 회장은 세일즈 분야에서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세일즈를 잘 하려면 제품에 대한 연구, 시장에 대한 연구가 선행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품에 대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영업사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길산 영업사원들의 경우 앉아서 하는 영업이 거의 없다. 신규 거래처를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신규 영업에 대한 부담감이 따르긴 하겠지만 매출 신장과 판매 확대 등을 위해서는 발로 뛰는 영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Q> 영업직에 종사하다 보면 스트레스 상황에 많이 놓여질 수밖에 없을텐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A>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긴 하다. 아무래도 매출채권 관리에 대해서 신경이 가장 많이 쓰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룹차원에서의 통합관리도 있지만, 꼼꼼하게 일일이 거의 체크를 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여행을 갈 수 있는 여건도 안 되기 때문에 보통은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안는 편이다. 그럼에도 믿고 맡겨주는 회사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시장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부분들이 합쳐지면서 많은 부분이 상쇄되기도 한다.

Q> 석진길산SST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더불어 석진길산의 올해 영업방침에 대해 듣고 싶다

A> 석진길산SST의 장점이라면 생산이 안정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영업과 현장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올해 안으로 대구 지역에 하치장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보다 촘촘한 실수요 영업을 할 계획이다. 유통 영업 비중보다는 실수요 거래처를 늘리면서 실수요 비중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올해 판재 판매만 연간 2만톤의 계획을 갖고 있다. 석진길산 자체의 설비투자는 없고 대구에 하치장 혹은 매장을 낼 계획이며, 계룡의 길산스틸의 경우 정밀 미니 시어와 미니 슬리터기 1기씩을 확충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석진길산SST 직원들과 함께
▲ 석진길산SST 직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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