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데일리 정호근 기자
▲ 스틸데일리 정호근 기자
화려한 부활을 기대했던 4월의 철근 시장이 아쉽게 끝났다. 회복의 희망이라도 확인하고싶었던 간절함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추락의 당혹감과 혼전의 난감함으로 2018년의 3분의 1이 그렇게 지나갔다.

엄격한 가격방침과 유례 없는 감산 등 특단의 조치들이 4월 철근 시장에 쏟아졌다. 절실한 반전의 기대를 모은 총력전이었다. 그럼에도, 4월 철근 시장은 올 한해 최저가격을 찍는 당혹스러운 성적표를 기록했다. 자연의 위대함처럼, 기대만으로 바꿀 수 없는 시장에 대한 겸손함을 느껴야 했다.

기대만큼 컸던 상실감 때문 일까. 반복된 시행착오의 피로감 때문 일까. 삭막해진 철근 시장에는 책임을 돌리고 싶은 공방이 뜨거웠다.

철근 제강사끼리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밀어내기 특판, 소극적인 감산, 의지를 의심케 했던 가격방침 등 비난거리 또한 다양했다. 같은 시장, 같은 형편, 같은 절박함에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같은 비난이었다.

제강사는 유통점의 무분별한 저가판매를 탓했고, 유통점은 제강사의 무책임한 운영을 비난했다. 심지어, 상대를 가리지 않고 근거 없는 비방까지 난무했다. 어느 제강사가, 어느 유통점이 위험하다는 흉흉한 소문들이 업계와 시장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4월 철근 시장은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나약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철근 업계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이라 믿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 결과가 모두의 최선이 아니었을 뿐, 일방적으로 헐뜯고 비난할 일은 아닐 것이다. 한가지의 속상함은 ‘탓’에 대한 공방으로 소중했던 4월을 허비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다.

어쩌면, 탓으로 커진 상처가 철근 시장의 불신과 패배의식을 키운 것은 아닌가. 차라리 위로가 필요하지는 않았을까.

올해 철근 시장에서 5월은 각별해졌다.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상반기 시장의 분수령이자, 승부처로써 의미가 커졌다. 5월을 마주하는 태도에 따라 상반기의 부진을 만회할 수도, 이미 충분한 상처를 키울 수도 있다는 경각심 또한 중요해졌다.

5월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좀 더 진솔한 태도로 5월 시장을 설득하길 권하고 싶다. 시장의 현실을 인정하고, 바뀌지 않을 소신으로 신뢰를 다져가는 거래에 나서야 할 것이다.

5월의 결과 또한 장담할 순 없다. 적어도, 반복된 시행착오의 아쉬움은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의미 없는 관망으로 소중한 5월을 낭비하지 않길 당부하고 싶다.

저작권자 © 스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