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년을 맞는 구리철강은 새내기 철근 유통점이다. 치열하게 선두를 다투는 시장에서 구리철강은 나만의 영역을 찾아가는 알차고 특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녹 철근, 난감한 강종과 규격의 소량재고 등 판매가 어려운 철근을 소중하게 사용할 수요처를 찾아주는 역할. 구리철강이 주력하고 보람을 찾는 특별한 시장이다. 열정과 신념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구리철강 선승태 대표의 독특한 철근 장사를 주목해본다. [편집자 주]


Q> 다니던 직장을 떠나, 창업의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젊다는 용기만큼 두려움도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업계 선배님들의 조언과 격려가 큰 힘이 됐던 것도 중요한 계기였습니다.

10년 넘게 철근 수입과 실수요/가공 실무를 배워오면서 시장의 다양한 거래와 요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는 판매자와 수요자가 제대로 매칭되지 않아 원하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들도 많았습니다.

매칭이 어려운 거래를 중계하는 것으로,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사업성을 떠나서도, 판매자와 수요자가 원하는 최적의 거래를 돕는다는 역할 자체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구리철강 선승태 대표
▲ 구리철강 선승태 대표

Q> 창업 이후 1년여 시간이 지났다. 지난 시간의 소회가 궁금하다.

A>
1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정신 없이 뛰었던 것 같습니다. 주어진 역할만 하던 직장생활과 달리,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또한 컸습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즐거웠습니다. 성격상 제안이나 개발에 의욕이 많은 편인데,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거래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역할에 큰 보람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많이 느끼고 배우기도 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몸소 느끼는 철근 시장은 달랐습니다. 철근 시장의 변동성이 얼마나 큰지도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이론과 현실의 차이 또한 절감하면서, 철근 시장을 더욱 겸손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Q> 구리철강은 취급하는 아이템이 독특하다. 녹 철근에 주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구리철강은 녹(슨)철근 거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가공장의 잉여철근, 국내산과 수입산 재유통, 신도시지역 소매 영업 등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으실 텐데요. 철근 시장은 이미 단순 재유통만으로 살아 남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탄탄하게 선점된 시장을 비집고 들어간다 해도, 마진이 너무 작아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했구요.

녹 철근은 아직 미개척 분야이고 마진도 단순 재유통 보다 높아 판매처와 수요처 매칭만 잘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치열한 철근 시장에서 개척이 덜 됐다는 것은 그만큼 진입하기 어렵고 지속하기 어렵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구리철강은 녹 철근 판매를 통해 출혈경쟁의 부담을 줄이고, 노력하는 만큼 정직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하나의 사업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꽤 보람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팔지 못해 애를 먹는 녹 철근이나, 소량 거래가 어려운 강종과 규격의 철근 또한 시장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런 철근을 꼭 필요로 하는 곳 또한 분명히 있습니다. 처치곤란 철근을 소중하게 사용할 수요처와 연결시켜주는 역할에서 찾는 보람도 큽니다.

Q> 어떤 철근이든 필요한 수요처를 신기하게 찾아낸다던데. 비결이 무엇인가.

A>
과찬인 듯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팔기 힘든 철근의 수요처를 찾아내는 일은 분명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어려운 거래를 성사시켰을 때, 비로소 거래처분들의 신뢰를 얻고 다음 거래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꼼꼼한 영업자료의 정리가 큰 효과를 봤던 것 같습니다. 각 거래처의 팔고 싶은 철근과 사고 싶은 철근을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하다 보니, 어느 시점부터는 실시간 매칭이 가능해졌습니다.

Q> 구리철강은 재치 있는 시황제공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영업만으로도 여유가 없을 텐데, 시황제공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나 소신은 무엇인가.

A>
대단한 소신으로 시작했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고객사나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시황제공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넘쳐나는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여유가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또한, 철근을 주력하지 않는 거래처분들은 꾸준히 시장을 모니터 하는 데 어려움도 있구요. 고객사에는 적극적인 소통과 서비스 차원으로, 저 자신에게는 시장에 대한 이해와 논리성을 키우는 자기개발 차원에서 시황작성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구리철강은 매일 아침 2~3페이지의 분량의 시황을 문자나 블로그를 통해 제공해 왔습니다. 각별하게 봐주시는 고객사분들을 생각하다 보니, 짧게는 2시간, 길게는 5시간까지도 작성시간이 늘어나기도 하더군요. 녹록친 않았지만, 구리철강 시황으로 화두를 삼고 기대 이상의 호응을 보내주신 거래처분들 덕분에 뿌듯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했던 구리철강 시황제공은 이달 초 시즌1을 마친 상태입니다. 오는 8월부터는 더욱 알찬 내용과 정성을 담아 시즌2 시황제공을 다시 시작할 계획입니다.

구리철강 선승태 대표
▲ 구리철강 선승태 대표

Q>구리철강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경영철학이 있는가.

A>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거짓없이 고객에 다가가고 정직한 거래로 사람과의 신뢰가 쌓이면, 사업의 성장은 뒤따를 것이라 믿습니다. 고객사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일방적인 이익이 아닌 거래처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거래로, 상생의 관계를 다져가는 것입니다.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경영철칙은 ‘가격’과 ‘품질’, ‘납기’의 신뢰입니다. 거래의 신뢰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확실하게 지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 구리철강의 신념입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키워가고 있는 목표는 ‘나눔’입니다. 대단한 규모는 아닐지라도, 사업으로 얻게 되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로 나눔을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고 싶습니다.

Q> 끝으로, 구리철강을 성원하는 고객사에 인사를 부탁한다.

A>
먼저, 지난 1년여 동안 구리철강을 응원해주신 고객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구리철강은 아직 부족하고 갈 길이 멉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하게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구리철강은 고객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결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물건을 직접 확인하고, 고객사를 향해 출발하는 것을 지켜보고, 물건의 도착을 직접 확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을 것입니다. 항상 현장에서 거래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열정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구리철강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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