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전기로 제강사인 동국제강과 동경제철. 최근 양사의 전략적 제휴가 이목을 끌고 있다. 친환경 전기로 사업을 공감대로, 두 기업은 다각적인 협력관계를 구체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양사 협력의 방향과 의미를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 동국제강·동경제철, 친환경 전기로 비전 ‘공유’

동국제강과 동경제철은 지난 23일 전략적 제휴 소식을 동시에 발표했다. 친환경 전기로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보완적 제품 거래 등 업무 제휴와 상호 1%의 주식을 보유하는 자본 제휴가 골자다. 동국제강은 동경제철 주식 142만주(전체 지분의 0.92%), 동경제철은 123억원 규모의 동국제강 주식을 각각 취득한다.

동국제강 120톤 에코아크 전기로
▲ 동국제강 120톤 에코아크 전기로
동국제강과 동경제철은 친환경 전기로의 지향점을 공유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0년 인천제강소의 120톤 에코아크(Eco-Arc) 전기로 투자로 획기적인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시스템을 구축했다. 동경제철 역시 CO2 배출량이 고로의 4분의 1수준인 전기로의 친환경 경쟁력을 특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철스크랩을 활용한 ‘친환경 리사이클 구축’이라는 비전이 공감대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향후 저탄소·에너지 절감 기술과 생산 노하우, 제품 등 다양한 협력으로 전기로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 전략적 제품 거래, “다양한 시너지 타진”

양사의 제휴를 주목하는 실질적인 관심사는 제품 거래다. 동국제강과 동경제철은 1995년부터 원료와 제품, 기술분야 등 다양한 교류를 이어왔다. 간헐적으로 슬래브나 열연코일 등의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적극적인 거래의 한계가 컸다.

이번 제휴를 계기로 양사는 각자의 강점을 살린 제품들의 거래를 모색할 방침이다. 다만, 양사 모두 ‘아직 제품 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거래품목은 ‘표면처리강판’과 ‘대구경 철근’, ‘대형 H형강’ 등 크게 세 가지다. 동국제강은 동경제철에서 생산되지 않는 표면처리강판과 대구경 철근을, 동경제철은 동국제강에서 생산되지 않는 대형 H형강(RH)을 공급할 수 있다. 품목이나 규격을 서로 보완하는 의미다.

동국제강의 H형강 생산은 소형과 중형에 국한돼 대형(BH제외)은 외부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철근의 경우, 동국제강은 D10~51를 생산하는데 비해 동경제철은 D10·D13~25·D29·D32에 국한된다. 또한 동경제철의 판재류 생산은 후판과 열연강판, 산세강판 등에 제한된다.

슬래브나 빌릿 등 반제품 거래도 검토할 순 있다. 다만, 각 사의 반제품 생산규격과 하공정 생산라인의 규격 등 조건을 따져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양사의 제품 거래를 위해서는 가격적인 설득력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양국의 품질 인증 취득이나 상이한 판매 시스템 등도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

■ 동국제강,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새로운 도약”

동국제강이 지향하는 목표는 글로벌 경쟁력의 확보다. 생산 기반인 전기로부터 제품까지 경쟁력 공유를 통한 전반의 혁신과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JFE스틸 사장의 동국제강 당진공장 방문
▲ JFE스틸 사장의 동국제강 당진공장 방문

동국제강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왔다. 동경제철에 앞서 2006년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JFE스틸과의 협력으로, 다양한 생산 혁신과 고부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또한, JFE스틸로부터 연간 60만톤 규모의 슬래브와 연간 1만8,000톤 안팎의 대형 H형강을 조달하고 있다.

현재 JFE스틸은 동국제강 주식 14.13%(1,348만주)를 보유한 2대 주주로 각별한 관계를 다진 상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동경제철과의 제휴는 고로사인 JFE스틸의 제휴와 설득력이나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며 “어느 한쪽의 대체 의미가 아닌, 개별적인 경쟁력 보완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두 회사 모두 사업적인 시너지와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전략적 제휴 관계로 발전시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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