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활을 건 단가인상에 나선 철근 가공업계의 납품중단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차 요청 공문 발송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데다, 납품중단까지 예고한 2차 요청 공문의 회신기한도 20일로 끝난다.

납품중단 대란이 임박했지만, 철근 가공단가 현안은 뜨거운 감자일 뿐이다. 지난 주말을 앞두고 추진됐던 제강사와 건설사, 가공사의 3자 협의체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3자 협의체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참석 여부를 두고 마지막까지 실랑이를 벌이던 제강사와 건설사 대부분이 각자의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가공업계 대표와 철근 제강사 1곳만 상견례를 가졌지만, 제한적인 구성 탓에 적극적인 협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상황의 난처함은 커졌다. 가공철근 납품이 중단될 경우, 절정의 공사현장은 대란이 불가피하다. 건설사와 제강사, 가공사 등의 거래주체는 차질에 대한 부담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 큰 난처함은 어느 쪽도 납품차질에 대한 대안 마련은 물론, 적극적인 입장 표명조차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예고된 납품중단이 임박한 상황에서 뒤늦은 눈치전만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사나 제강사 일부에서 ‘납품중단을 연기해 달라’는 요청이 뒤늦게 나오기도 했다. 가공업계 측은 ‘가공단가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는 사활을 걸고 결의한 납품중단을 연기할 명분이나 설득력을 공감하기 어렵다’는 벼랑 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건설사는 가공단가 인상 현안에 대해 직접적인 계약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제강사는 적자수주 상황에서 건설사의 단가인상 협조 없이는 어떠한 합의도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납품중단이 임박한 시점에도, 건설사와 제강사 등 인상주체의 원론적인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

건설사-제강사-가공사 등 철근 가공 거래주체가 마지막 하루의 기회를 어떻게 보낼 지가 중요해졌다.


가공업계 관계자는 “한 달 전부터 건설사와 제강사, 공사현장 등 각 거래처에 두 차례에 걸쳐 단가인상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회신을 간곡하게 요청했지만, 어떠한 공식 답변도 듣지 못했다”며 “결과를 떠나서도, 역할을 나누는 거래주체로서 최소한의 존중이나 책임 있는 태도조차 보이지 않는 데에 실망이 크다”고 토로했다.

제강사 관계자는 “건설사나 제강사는 물론, 가공업계도 납품중단 대란이 최종 목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며 “복잡하게 얽힌 거래구조에서 가공단가 인상 현안을 풀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두의 피해와 부담이 더해지는 파행을 막기 위해서는 각 거래주체들의 책임 있는 태도와 상생 의지가 모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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