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시장에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도입하며 새바람을 일으키는 업체가 있다. 스틸맨은 지난 2년간 자체적인 플랫폼 개발과 보완을 거쳐 9월 말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을 내보였다. 스틸맨은 기존에 국내에서 선보였던 초보적인 형태의 전자상거래 시스템과는 달리 완전한 플랫폼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볼모지로 꼽히는 철강 전자상거래는 IT기술 발전과 함께 국내 철강 유통시장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본지에서는 정미향 스틸맨 대표를 만나 철강 전자상거래에 뛰어든 배경과 함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주)스틸맨 정미향 대표
▲ (주)스틸맨 정미향 대표
Q> 철강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인 ´스틸맨´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린다.

A> ‘스틸맨’은 온전한 의미의 철강 전자상거래 시스템으로는 국내 최초다. 시스템 기획과 보완까지 거쳐 개발기간만 2년 가량이 소요됐다. 지난 9월 말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상태며 현재 가입된 업체들은 약 100개사다. 지금까지 가입회원들은 구매업체가 약 70%이지만 향후 대형 공급업체들도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

스틸맨은 기존에 국내에서 선보였던 초보적인 형태의 전자상거래 시스템과는 달리 완전한 플랫폼이다. 알리바바를 사용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능의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보면 된다. B to B와 B to C 거래가 모두 가능해 양방향 플랫폼의 기능을 할 수 있다. 특히 웹 버전과 모바일 버전을 모두 갖추고 있어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틸맨은 크게 철강 전자상거래, 뉴스, 커뮤니티의 장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철강 전자상거래는 거래를 원하는 업체들이 ‘판매하기’, ‘구매하기’ 매뉴얼에 판매 혹은 구매 품목을 등록할 수 있다. 거래 품목은 판재, 강관, 형강, 철근, 선재 등 철강제품에서부터 비철금속, 부자재, 철강설비 등이 모두 가능하다. 각 품목에 따라 파생되는 종류만 수백여 가지가 넘는다.

판매기업은 엑셀업로드 양식을 통해 취급하고 있는 제품을 규격, 길이, 두께, 강종의 표시와 함께 일괄 등록할 수 있어 판매물폼에 대한 재고관리가 가능하다. 플랫폼 안에서 소규모 주문을 모아 생산에도 즉시 반영할 수 있어 제조업체에게는 주문품 비율을 늘려 시장에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소 단중 주문을 모아 생산에 직 투입하는 기능은 6개월전 특허까지 출원했다.

아울러 판매자는 미니홈페이지와 유사한 ‘마이샵’을 설정할 수 있다. 마이샵에서는 취급 품목에 따라 공급 가능한 강종이나 규격, 제품 사진 등을 게시할 수 있으며, 구매업체로부터 직접 주문도 받을 수 있게 기능을 설정했다. 구매자가 특정 품목을 구매 의뢰하면 판매자가 마이샵에 설정된 품목 기준에 따라 판매자의 휴대폰으로 구매의뢰 알림 메시지가 전달되어 직접 대응할 수 있다.

좌: 페이지 전면 , 우 : 철강 판매업체가 등록한 제품 화면. 사진과 원산지, 강종, 판매 희망가격 등을 업로드 할 수 있다.
▲ 좌: 페이지 전면 , 우 : 철강 판매업체가 등록한 제품 화면. 사진과 원산지, 강종, 판매 희망가격 등을 업로드 할 수 있다.


구매업체나 판매업체는 원하는 품목, 규격, 수량, 납기, 가격, 원산지, 사진, 제품 및 고재 등을 차례로 선택해 원하는 거래를 할 수 있다. ‘구매 찜’ 기능은 판매자가 게시한 품목 중 구매를 원하는 품목, 규격, 수량을 1차로 장바구니처럼 구매 찜을 할 수 있고, 판매자가 판매 확정을 하면 판매물품 리스트에서 자동 차감되어 판매재고 관리가 가능해진다.

판매업체가 게시한 물건 이외의 품목이나 규격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쪽지’ 가능을 통해 판매업체에게 직접 주문을 의뢰할 수 있다. 실질적인 거래는 오프라인 상에서 결제조건을 맞춰 공급업체와 구매업체의 거래가 성사되는 구조다.

이 외에도 스틸맨은 중량 자동계산기를 탑재해 이론중량을 즉시에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으며, 상호 숨기기를 통해 상호 노출 없이 판매가 가능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스틸맨은 국제 제품가격, 원료가격 등의 정보도 매일 서비스한다. 나아가서는 정보의 가공과 분석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자료도 첨부할 예정이다.

또 스틸맨 안에는 ‘스틸 TALK TALK’ 기능도 있다. 철강인 상호간에 실시간 문답이 가능한 문자시스템이다. 이 곳을 통해 철강 시황, 각종 철강 정보, 구인구직 등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상호 정보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 구매 예정자는 원하는 정보를 상세히 기재할 수 있다.
▲ 철강 구매 예정자는 원하는 정보를 상세히 기재할 수 있다.


Q> 아직까지 국내 철강시장에서 전자상거래는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직접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A> 국내에서 철강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니즈(Needs)는 있었으나 추진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는 개발에 장시간이 소요되며 인력과 개발비용이 적지 않고, IT기술 발전과의 속도도 맞춰야 한다. 그러나 그 동안 국내 철강업체들의 전자상거래에 대한 두려운 인식과 미진한 IT기술 등이 전자상거래 활성의 발목을 잡아왔다.

현재는 이러한 부분들, 특히 IT기술 등에 대한 충분한 커버가 가능한 상황이다. 철강전문가와 IT전문가가 협력해 시장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 충분히 사업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철강 전자상거래는 거래선 다양화와 인력비용 감축, 시간 절감 등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 확장도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새롭게 개발한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이 기존 전자상거래 시스템과 어떠한 차별성과 장점들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웹 버전과 모바일 버전을 모두 갖추고 있어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성이다. 특히 판매자 입장에서 마이샵 기능과 엑셀업로드 일괄 등록 가능을 적극 활용하면 재고관리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요 창출의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구매자도 필요한 제품을 한 곳에서 비교하고 매입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이다. 이 외에 ‘스틸 TALK TALK’ 을 통해 철강인들의 커뮤니티 장터를 만들었다는 부분도 의미가 크다.

스틸맨 모바일 홈화면
▲ 스틸맨 모바일 홈화면
Q> ‘스틸맨’에 대한 철강 수요업체 또는 동종업계 반응은 어떠한가? 특히 포스코대우와의 공급협약을 통한 시너지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A> ‘스틸맨’의 1차적인 목적은 대형메이커나 판매상의 온라인 마켓 역할이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형태가 없었기 때문에 공급업체들이 주저하고 반신반의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포스코대우와 공급협약을 맺었고, 지속적으로 타 공급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

‘스틸맨’은 공급업체 입장에서 오프라인과 함께 온라인에서도 직접적으로 실수요와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처 확대와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종래에는 영업인력 축소를 통해 인건비 절감까지도 가능하다. 따라서 구매업체들의 가입이 늘어나면 공급업체들도 자연스럽게 등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급 품목들도 처음에는 잉여재고 중심으로 판매되겠지만 나중에는 정품까지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

Q> 전자상거래 시스템 개발은 땀과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된다. 시스템을 개발하시면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에피소드는 없었나?

A>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사업자와 서버 및 앱 개발자, 디자이너 간의 소통의 장벽이 컸던 부분이다. 이러한 언어의 장벽을 해소하는데 집중했다. 또 상품 기획에 3개월, 구현에 7~8개월이 걸렸다. 보완에는 1년 가까이가 소요됐다. 시스템을 테스트하면서 고친 수정 부분만 500여 곳이 넘는다.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고 버텨냈다.

Q> 국내 철강시장에서 전자상거래 발전 방향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A> 현재 우리나라의 철강 전자상거래는 사실상 제로다. 그러나 인접국인 중국의 경우 전체 철강 거래의 20% 가량이 전자상거래로 이뤄지고 있으며, 일본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성숙되고 있으며 결국은 전자상거래를 받아들일 것이다.

전자상거래의 가장 큰 목적은 판매업체와 구매업체가 어떤 불편도 없이 사용하는 시스템 구현이다. ‘스틸맨’에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능이 결제시스템인데 이 부분도 수요가 늘어나면 충분히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특히 기존의 철강 유통 질서는 이미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관행거래, 외상거래, 부도 등의 악폐는 만연해진 상황이다. 철강 전자상거래 도입은 이러한 병폐들을 사라지게 하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Q>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한 향후 경영목표 및 중점사항은 무엇인가?

A>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도전과 장인정신이다.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서의 선도적인 전문가가 되는 것이 목표며 그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국내에서 전자상거래가 도전일 수 있으나 산업발전을 위해 문을 연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경영 부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업체들에게 회비를 부과하고 있으며, 장터 기능을 활용해 광고 유치도 할 수 있다. 또 철강 정보 업데이트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영업도 가능하다. 당분간은 매출보다는 시장 진입에 주력할 방침이며, 향후 사업이 확장되면 전문인력 등의 충원 등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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