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조관 설비 메이커가 먼저일까, 강관 메이커가 먼저일까? 강관 메이커들의 우선된 경쟁력은 제품의 품질이다. 고품질의 설비에서 고품질의 제품이 생산되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그런 측면에서 강관사와 조관메이커는 공생관계다. IMF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조관메이커도 많은 부침(浮沈)이 있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수주 빈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해외시장을 노크해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일반관 조관설비는 중국에, 고급강은 일본이나 유럽에 밀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정밀강관 설비 메이커 ㈜케이티엠테크(대표 전종호) 대표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전 사장을 만나 어떻게 중국진출을 하게 되었고, 향후 꿈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주)케이티엠테크 대표이사 전종호
▲ (주)케이티엠테크 대표이사 전종호
Q> 우선 독자들을 위해 (주)케이티엠테크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린다.

A> KTM테크는 1990년 가람기계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래 27년 동안 꾸준한 발전을 통해 고객들이 질 좋은 강관을 생산할 수 있도록 우수한 기계와 기술력을 공급하고 있는 회사다. 초창기에는 STS조관기와 교정기 인발기 등을 주로 제작했고, 점차 탄소강 ERW조관기와 후처리 설비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에 인천 서구 검단일반산업단지로 본사를 이전했고, 더욱 적극적으로 자동차용 재료관과 열교환기용 튜브 등 후육관, 정밀관 및 API 조관기에 집중하며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Q> 국내에 많은 조관기 메이커가 있었지만 지금은 소수 업체만 남았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은 중국 조관 메이커가 가격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KTM테크는 더 사세를 키우고 있다. 비결은 무엇인가? 국내 경쟁사 및 중국 조관 메이커와 비교 시 KTM테크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A> 첫 번째는 품질과 내구성이 해외 유명 메이커에 비해 가격대비 기술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산 설비에 비해 비슷한 품질을 내면서 가격은 60% 수준이다.

두 번째는 작업자의 편리성을 고려한 설비라는 점이다. 향후 모든 설비는 초보자라도 버튼 하나로 쉽게 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세 번째는 ‘턴키’(Turn Key)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코일 투입부터 조관 및 후처리로 이어지는 모든 강관 생산 공정에 필요한 설비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설비 자동화를 통한 획일적인 품질 보장이 가능하며, 부분 설비 주문제작과 기존 설비의 업그레이드 등 완벽한 사후관리까지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 단계부터 고객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 특허 획득 등으로 시장 다변화에 따른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다.


Q> 국내 최초로 각관용 조관기를 개발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조관기를 개발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A> 정확히는 열교환기용 STS 각관 튜브 밀이다. 열교환기용 튜브는 매우 정밀한 제품으로 오차 범위 ±0.05mm 이내의 규격 관리가 중요하다. 과거에는 원형관을 먼저 생산한 후 2차 가공(프레스)을 거쳐 해당 제품을 만들었는데, 2차 가공 공정의 비용이 조관 비용보다 높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객과 협의하여 온라인 상에서 각관 형태로 바로 조관하는 설비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설비를 보유한 고객사는 공정개선과 함께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나갈 수 있게 된 사례가 있다. 해당 튜브는 당시 독일로 수출되기도 했다.

Q> 최근 M사에 설비 납품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금번 납품한 설비의 경쟁력과 사장님께서 중점을 두고 엔지니어링 한 부분은 무엇인가?

A> M사는 중고 조관기를 매입해 당진 지역에서 신규 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ASTM 규격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조관과 후처리 공정이 이원화 되어있었는데, 조관에 이어 면취, 바니쉬 코팅, 마킹 등 공정을 일원화하여 품질 개선과 원가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또한 별도의 수압테스트 공정을 추가하여 완벽한 제품 라인을 구성했다.

Q> 최근에는 중국향 수출도 호조인 것으로 알고 있다. 수출 실적이 어떻게 되는가?

A> 대 중국 수출은 연간 300만 달러 수준이며 주로 정밀조관기 및 교정기 수출 실적이 많다. KTM테크의 교정기는 전자동으로, 엔지니어가 입력한 규격대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롤이 자동적으로 움직이면서 강관을 교정할 수 있는 제품이다. 중국은 전세계 쇽업쇼바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재료관을 생산하기 위한 정밀교정기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Q> 중국 시장을 공략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고, 중국 강관사들에게 어떤 점을 어필하고 있는가?

A> 국내 강관 생산 능력은 포화 상태라고 생각되며 이는 저가에 수입되는 강관이 많아지면서 생산량이 줄기 때문에 신규 설비 투자가 거의 없는 상태라고 생각 된다. 이러한 과잉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함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개척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진출 당시에는 중국 현지에서 한국산 설비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KTM테크의 자체 경쟁력인 우수한 내구성으로 공략을 시작했고, 자동화를 통한 획일적인 품질 및 원가 절감 효과를 주로 어필했다. 점차 ‘KTM테크의 설비를 사용하면 재투자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바이어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일본 설비보다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심지어 일본에서도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회사의 자부심이다.

Q> 중국 조관업계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가?

A> 일반관은 한국산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정밀관의 경우 50% 수준 정도로 생각한다. 겉 모습은 비슷하지만 아직 설비 이해도나 설비의 핵심인 정밀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자국 제조업 수준 향상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년이면 90% 수준까지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Q> 설비업체 입장에서 봤을 때 국내 강관 제조사들이 경쟁력 강화을 위해 먼저 가장 시급할 일이 무엇인가?

A> 모든 설비의 전 자동화라고 생각한다. 모든 설비가 자동화되어 엔지니어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면 고령화로 인한 생산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대다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를 통한 생산 원가 절감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는 4차 산업을 앞둔 상태에서 강관메이커들이 밟아야 하는 당연한 수순이다. 이를 위해 KTM테크도 자동화를 위한 R&D 사업을 따로 추진하고 있다.


Q> 역점을 두시고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시는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A> “내가 만든 설비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라.” 이 한마디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덧붙이자면 작업자 편의성에 중점을 둔 설계, 철저한 사후 관리 등이 있다. 또 한 가지를 들자면, “몸은 한국인이지만 생각은 세계인처럼 하자” 다. 전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독일 뒤셀도르프 전람회 등 국제 행사에 매년 참석하고 있다. 올해는 태국 방콕으로 가서 설비를 홍보하고 올 계획이다.

Q> 향후 회사의 장기 비전은 무엇인가?

A> 앞서 언급했듯 모든 설비를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 규격 교체 조정도 자동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근 납품했던 M사의 교정기는 터치 패널에서 자동으로 조작 할 수 있도록 제작하기도 했다. 모든 설비는 작업자의 숙련도에 의지 하지 않고 데이타에 성역화된 설비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하여 원활한 생산 활동에 도움을 주도록 하고자 한다.

KTM 테크는 품질고급화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포부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개발부서 직원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부설연구소의 불은 늦은 밤까지 밝히고 있다. 앞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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