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魅力)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사물일수도 있고, 사람일수도 있다. 얼마나 정성을 쏟느냐에 따라 취미가 될 수도, 직업이 될 수도, 더 나아가 사업이 될 수도 있다. 대동강업은 유통과 C형강업체로 출발한 곳이다. 이 업체가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업체가 난립되고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C형강을 태양광 사업과 접목시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천영종 이사를 만나 천덕꾸러기 C형강을 태양광 사업과 접목시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탈바꿈 시킨 대동강업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주)대동강업 이사 천영종
▲ (주)대동강업 이사 천영종
Q> 이사님은 어떤 경로로 철강업계에 종사하게 되었습니까?

A> 대동강업은 부친이 세운 회사입니다. 입사 전 어렸을 적부터 대동강업 관련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지만 학생이었고, 아버지와 일한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길을 가기위해 구직활동을 엄청 열심히 했고, 다른 회사에 입사결정이 나서 짐까지 쌌는데 못 가게 하셨지요. 혈기왕성한 나의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지 말고 대동을 위해 쓰라고 입사를 권유하셨습니다. 맨손 맨발로 키우신 회사로 절 가르치셨기에 뜻을 거스를 수 없었습니다.

Q> 철강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남자의 업종이라고 봅니다. 거래처에 납품하는 금액이 커서 신규 거래 시 손발이 다 떨립니다. 그러나 수금을 하고나면 이만큼 재미있는 사업도 없는 것 같습니다. ‘빚이 없는 삶은 긴장감이 없고 삶을 게을리 한다’라는 명언을 사장님께서 가르쳐 주셨지요. 빚을 지든 빚이 있든, 오가는 큰 빚 속에 나를 채찍질하는 이 사업이야 말로 정말 남자의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동강업 천인수 대표(우)와 천영종 이사(좌)
▲ 대동강업 천인수 대표(우)와 천영종 이사(좌)

Q> 지금까지 일해 오면서 보람이 있었던 순간은 무엇이었습니까?

A>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 회사로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상도로 첫 영업을 나갔습니다. 하루에 600km씩 운행하였죠. 여러 방문 업체 중 경남 김해에 ○○철강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2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갔더니 그만오라고 하시면서 물건한번 줘보라고 선 현금을 주셨습니다. 가장 보람 있던 순간이었고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습니다. 아직도 가끔 그때를 떠올리며 조사장님께 고마움을 느낍니다.

Q> 대동은 C형강 업체로 출발하여 가공과 제조를 겸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태양광 관련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대동 제품에 대한 장점도 얘기해 주십시오.

A> 20년 전 C형강은 사장될 확률이 높은 제품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철강업에 종사하시는 선배 분들께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C형강은 아직도 효자품목이고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C형강의 용도도 그 맥을 함께 했고, 그 맥을 잘 찾아온 업체 중 하나가 대동이라고 봅니다.

사장님의 뚝심이 있으셨기에 가능했다고 보고, 사장될 위기라고 입을 모을 때 C형강 전문기업이 되기 위해 더 투자하신 안목이 적중했다고 생각합니다. 적중했던 부분 중 가장 큰 부분이 C형강과 각관이 태양광 하부지지대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서 사용량이 증대하고 있고, 국내도 점차 늘어갈 전망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자재를 판매해서는 영업이 불가능합니다. 태양광 하지구조물에 적합한 기술적인 부분과 정확한 생산, 빠른 납기 및 서비스가 동반되어야만 영업이 가능합니다. 추가적으로는 소재부분인데, 포스코에서 생산되는 POSMAC이라는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대동강업이 태양광 하부지지대에 강점을 가질 수 있게 한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대동의 기술력과 품질이 POSMAC이라는 WP(World Premium)제품을 만나 큰 시너지가 창출되었다고 봅니다. 수상태양광에 전문적인 노하우가 있던 우리는 품질과 자재에 덜 민감한 육상시장에 진출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제조납품에서 벗어나 설치까지도 진행 중이며 더 나은 구조물을 위해 연구개발을 이어나가고 있고 관련 인력들을 충원중입니다.

대동의 장점은 설계부터 제조, 시공까지를 모두 한다는 점입니다. 유통의 장점을 살려 납기가 빠르고, 직접 가공과 제조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납기와 품질을 보증합니다. 또 많은 납품 실적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동강업 고성 육상태양광 10MW
▲ 대동강업 고성 육상태양광 10MW

대동강업 시흥 육상태양광 2.8MW
▲ 대동강업 시흥 육상태양광 2.8MW

Q> 어떻게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게 됐습니까?

A> 수상 태양광에 관심이 많았고, 제품 개발을 통해 접촉해 오던 중 미국 수출업체가 저희 제품을 사용하게 됐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입소문을 타고 수주가 늘면서 육상까지 확대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국내에서 태양광사업을 하는 대형 프로젝트업체와 모두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태양광 구조물 업체 중에는 대동이 규모가 크고 실적이 가장 많습니다.

Q> 태양광 시장은 아직까지 수익성이 어려운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물론 대동은 기판이나 모듈과는 다른 제품을 만들고 있지만, 향후 태양광 사업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또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A> 국내 태양광 사업은 이제 걸음마단계입니다. 가용 면적의 5%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육상뿐만 아니라 해상, 개인 주택 등 태양광이 발전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크다고 확신합니다. 우리의 실적이 이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태양광 사업을 하는 업체는 대형 프로젝트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동네 전기공사 업체가 하는 수준입니다. 지식이나 경험, 장기 발전 계획 등이 없고 주먹구구식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미지 실추와 함께 태양광 시공도 한때 감소했으나 파리기후협약 이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Q> 수출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지난해까지 약 1,5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습니다. 앞으로 수출량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을 확신합니다.

Q> 국내에 많은 C형강 업체가 있습니다. C형강은 차별화보다는 가격을 우선시 한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대동은 어떻게 차별화를 하고 있습니까?

A> 요즘 유행하는 말을 인용하면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듯이 가격이 품질을 이길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품질을 안정화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 금액적인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부분을 증명하는 것이 NEP인증입니다. 국내 C형강 업계 중 품질에 대해 국가인증을 받은 업체는 대동강업이 유일합니다. C형강은 KS취급품목이 아니고 KS를 취득한 업체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차별화가 아닌 대동의 강점입니다.

NEP란 제도는 제품의 품질뿐만이 아닌 제조과정과 품질유지 및 향상이 지속되어야 만 받을 수 있는 인증이고, 합격률이 겨우 20%를 선회할 정도로 힘든 인증입니다. 국가기관 20% 의무구매의 혜택도 주어집니다.

그러나 현재도 유통시장은 저가격 저품질의 시장이 만연해있고, 여기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우리의 제품이 저가격 시장에서는 더 빛을 발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제품을 사용했던 소비자 분들은 재(再) 구매율이 100%에 가깝습니다. 시장가격이 안정화 됐을 때는 대동의 제품을 가장 선호하실 것이고 그 때 우리는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지금처럼 불경기와 저마진 구조에서는 만드는 것 이상으로 파는 것과 부실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사님이 생각하는 영업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A> 파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철강은 원래 제조자 중심이었는데 이젠 소비자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영업의 핵심은 소비자가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야 한다고 봅니다. 가려운 부분을 찾으려면 소비자와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가려운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 다음은 약속의 이행입니다. 약속한대로 이행되지 않을 때는 쌓아온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대내외적인 상황들을 고려해야만 하니 세일즈맨으로서 가끔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영업이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경쟁이 심화되면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해서 이탈을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동은 고객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A> 대동은 고객관리는 특별히 하지 않습니다. 단, 고객을 담당하시는 영업사원 분들과 많은 대화와 소통을 합니다. 영업사원은 대동강업의 얼굴이고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분들이 웃고 즐거워야 고객들도 즐겁고 웃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산부분이나 출하부분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고객분들 찾아뵙고 진심으로 사죄드리면 대부분 이해하시고 넘어가 줍니다. 이럴 때마다 정말 감사드리지만 제 맘속은 영업사원 분들에게 더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대동강업의 고객관리는 영업사원들과의 진실 된 마음의 소통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영업사원과 운동도 자주하고 주말에도 함께 놀러 다닙니다.

Q> 메이커나 유통 모두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동의 수익성 확보 전략은 무엇입니까?

A> 메이커는 품질에 신경 써야하고, 유통은 가격확보에 신경 써야합니다. 요즘 너나 할 것 없이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치킨게임 양상입니다. 대동은 C형강 메이커고 품질에만 전념해야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봅니다. 품질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타국에 수출도 못했을 것이고, 지금 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도 정착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최우선 과제는 품질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국내 유통산업이 전환기에 들어섰다는 생각입니다. 유통구조 문제점이나 개선방안에 대해 견해가 남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A>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가격정책으로 고객을 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스틸데일리는 유통시장에서 소비자 가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메이커들을 경쟁시켜 저렴한 단가를 취하시기보다는 고객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부분을 캐치하고, 가치 있는 가격책정을 통해 저희와 동종업체가 상생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우리의 저렴한 단가는 유통단가가 저렴해지고 정체모를 자재와 품질의 하급 품들만이 최종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악순환만 반복될 것입니다. 철강업의 미래는 유통시장과 최종 소비자분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지난해 실적과 올 매출을 포함한 목표는 무엇입니까?

A> 지난해는 대외적으로 시장과 가격이 좋지 않았습니다. 4분기에는 그나마 원가상승에 의한 단가상승으로 올해에 대한 기대감은 주었습니다. 대동강업도 지난해는 전년도보다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습니다. 생산량과 판매량은 늘었으나 단가가 뒷받침 해주지 못했지요. 그러나 올해는 많이 다를 것입니다.

지난해 준비한 많은 프로젝트들이 올해 추진이 되고, 다양한 국가에서 러브콜이 진행 중입니다. 기존사업인 임가공 및 제조유통을 제외한 프로젝트와 수출건들만 예정된 물량이 5만5,000톤에 달합니다. 단순 납품이 아닌 시공설치까지 포함한다면 매출액과 수익은 상당부분 상승되리라 기대합니다.

Q> 이사님은 2세 경영인인데, 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입니까?

A> 대표적인 2세 경영인이라는 말씀이 부담스럽고 부끄럽습니다. 철강업계에 발 디딘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얼마나 훌륭한 분들이 많은지도 다 알지 못합니다. 저에게 장기라고 하면 향후 10년입니다. 10년 안에 대동강업은 많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 지금하고 있는 사업 중 10년 후 에 하고 있을 사업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해봅니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대동강업은 변화할 것입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보다 미리 변화해서 변화할 세상에 준비된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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