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의 新을 찾아라!’ 네번째 연재입니다. ‘강관의 新’은 우리 주위에 있는 新제품, 新기술, 혹은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새로운(新) 것들을 찾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기획입니다. 철강업계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해, 그리고 시장의 다양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 혼자만의 힘으로 아이템을 찾기에는 벅찹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들의 신청과 소개, 제보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가지고 계시거나 가지고 있는 분을 아신다면 정예찬 기자(02-716-9413, jyc@steelnsteel.co.kr)에게 연락 바랍니다.

동일파워테크의 조호근 사장님을 소개합니다.

강관의 新을 찾아라! ④- 강관 자동 비닐 포장기

동일파워테크 조호근 대표이사
▲ 동일파워테크 조호근 대표이사
스틸데일리(Q)> 강관 포장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강관 번들 포장을 의미한다. 비닐 포장은 무엇인가?

조호근 사장(A)> 말 그대로 강관을 비닐로 포장하는 것이다. 카페에 있는 빨대를 생각하면 쉽다. 빨대의 위생, 오염 방지를 위해 하나하나 낱개 포장되어 있지 않은가. 일반 강관보다는 고급배관재, 예를 들어 STS급수관, 동관 등은 한본 한본 낱개 포장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낱본 비닐 포장된 강관 제품. (자료사진, 동일파워테크의 설비로 생산된 제품이 아님)
▲ 낱본 비닐 포장된 강관 제품. (자료사진, 동일파워테크의 설비로 생산된 제품이 아님)


Q> 동일파워테크가 개발한 포장기는 무엇인가?

A> 새로운 개념의 파이프 비닐 자동 포장기(이하 포장기)다. 기존의 포장기는 ‘삼면포장방식’으로 강관에 펼쳐진 비닐을 감싸면서 끝단을 붙여(sealing) 만드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는 한번에 한 본의 파이프만을 포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동일파워테크에서 개발한 방식은 기존 방식을 완전히 탈피했다. 작업대에 올려놓은 강관에 이미 제작된 비닐을 씌우는 방식이다. 현재 개발한 방식으로는 동시에 10본을 포장할 수 있다. 당연히 생산성은 10배 이상 높아지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Q> 구체적인 차이점은 무엇인가?

A> 기존 포장기의 생산 속도는 분당 2~3본의 수준이다. 또한 필름(비닐)이 한쪽으로 쏠리게 되는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며, 파이프 외경 변경 시에도 세팅 시간이 길게 소요된다. 그리고 실링(sealing) 후 필름의 자투리가 끊임없이 배출된다. 무엇보다 운전자 및 업무지원자까지 상시 1~2명이 한 조로 설비를 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동일파워테크의 신 포장기는 10본을 동시에 포장하기 때문에 생산속도가 10배 빠르다. 현재 설계로는 설비마다 분당 30본을 포장할 수 있다. 포장 가능 외경도 아래 위로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소구경에 취약했던 기존 설비를 보완해 Ø19~Ø110mm까지 범용으로 포장이 가능하다. 또한 이미 실링된 비닐을 사용하기 때문에 쓰레기가 발생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파이프 공급, 포장 작업, 배출까지의 모든 공정에 자동화 설계를 도입해 작업 중에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없다는 점이 가장 획기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생산 속도만 놓고 비교한다면 10배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공급과 배출도 자동으로 진행되고, 중간중간 비닐을 교체하는 것 외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가 없어, 전체 효율성은 10배보다 훨씬 더 증가하게 된다.

Q> 이런 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지난 20여년동안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자동차산업, 철강산업, 제약산업, 식품산업의 자동화를 담당해 왔다. 바로 전 근무지는 STS 환봉을 생산하는 기업이었고, 중국에 주재원으로 파견 나가 있을 당시 본 제품을 구상하게 됐다.

중국에서 근무하면서 ‘한국이 중국을 이길 수 있는 방식은 자동화밖에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더욱이 100여년동안 생산 공정에 변화가 없던 철강산업에서 자동화설비로 인건비를 절감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것 외에 별 다른 경쟁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모든 공정마다 기존의 인력을 대체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완벽한 자동화설비를 보급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 4월에 사업자를 내고 동일파워테크를 세워 파이프 비닐 자동 포장기를 국내에 출시하고자 한다.

동일파워테크의 기존 주문 제작 제품 포트폴리오
▲ 동일파워테크의 기존 주문 제작 제품 포트폴리오


Q> 아직 판매 실적이 없다고 들었다.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은 어떠한가?

A> 신 조관기는 100% order made, 즉 주문 제작으로 생산된다. 따라서 아직 생산 실적과 판매 실적이 없다. 다만, 현재 STS 강관을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과 상호 긍정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S사의 경우 생산부서가 도입을 검토 중이며, G사의 경우 현재 임원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Q>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하겠다. 제품 판매 가격대는 어떠한가?

A> 국내에서 기존 포장기를 생산하는 기업으로는 J사가 있다. 동일파워테크의 신 포장기에는 신기술과 신제품이 적용되었기 때문에 J사 제품보다는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월등한 생산성으로 고려해보면 짧은 시간 내에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Q> 영업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A> 앞서 설명했듯 아직 판매 실적이 없다는 사실은 동일파워테크의 취약점일 수밖에 없다. 판매 실적을 확보해 영업자료를 구축하기 위해 1호기에 3천만원 특별 할인을 제공할 계획이다. 주문 즉시 제작에 들어가며 제작에 약 2달이 소요될 예정이다. 제작 후 설비의 이전 설치는 일주일이면 충분하다.

Q> 신기술에 대한 특허 상황은?

A> 자체 설계 제품이기 때문에 원천기술을 확보했음은 물론이다. 현재 특허 출원 중이며, 늦어도 10월 중순 경에 특허 등록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특허 취득 후, 중국과 일본, 그리고 스위스 국제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Q> 마지막으로 스틸데일리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A> 신 조관기 설비에 대한 자세한 스펙은 영업비밀이므로 100% 오픈이 어렵다. 더 상세하게 설명 드리지 못하는 점은 스스로도 아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신 조관기는 해당 기술의 가능성을 가지고 설계한 것이 아니라, 확신을 가지고 설계했기 때문에 산업의 발전에 일조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동일파워테크의 꿈은 철강 생산공정의 완벽한 자동화에 있다. 철강업계의 높은 생산성, 품질 향상 그리고 고정비 감소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 자동화 실무 20여년의 경력과 장인의 정신으로 귀사에게 품질 좋은 서비스만을 제공할 것을 약속 드린다.

“한국 제조업이 중국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자동화밖에 없다”
▲ “한국 제조업이 중국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자동화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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