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기 많은 철강 관련 어플리케이션이 무엇인지 관심 가져 본적이 있는가. 다운로드 1만2,000건을 넘어선‘모바일단중표’. 형강류 유통·가공 전문기업인 풍성스틸이 철강 1위 어플을 만든 주인공이다. 대표적인 굴뚝산업 이미지인 철강업에‘벤처기업’이라는 수식어는 흔치 않다. 형강류 유통·가공의 탄탄한 기반으로 풍성스틸은 IT솔루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스스로 체득한 현장의 시행착오를 해소하고, 최상의 경쟁력을 찾고자했던 열정이 누구도 생각지 못한 성과의 비결이다. 출시를 앞둔 새로운 IT솔루션‘CP-Master’에 신뢰가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철강과 IT솔루션이라는 생소한 접목을 이뤄낸 풍성스틸 윤태엽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주]

풍성스틸(주) 윤태엽 대표이사
▲ 풍성스틸(주) 윤태엽 대표이사
Q> 독자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풍성스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A> 풍성스틸은 지난 2011년에 사업을 시작한 형강류 전문 유통·가공회사입니다. H형강을 중심으로 앵글, 채널, C형강, 평철 등 형강류 전반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연간 4만톤 이상의 거래실적을 기반으로, 지난해 기준 22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원래는 H형강 유통회사로 시작했지만, 단순 유통의 한계를 절감하고 전문 가공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가공 수요처와 거래를 하다 보니, 그때그때 필요한 재고의 효율적인 관리나 로스를 줄이는 원가절감에 대한 고민들이 깊어지더군요.

거래처에 최상의 경쟁력을 제공하는 대안을 찾으면서 관련 어플리케이션과 전문 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형강류 유통·가공업과 가공관련 솔루션 프로그램 개발을 병행하는 철강 벤처기업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CP-MASTER 이미지
▲ CP-MASTER 이미지

Q> 철강 원자재 가공 프로그램인 ‘CP-Master’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CP-Master 개발에 나선 취지와 기대되는 활용효과에 대해 듣고 싶다.

A> CP-Master는 선형 원자재 가공에서 효율적인 물량산출과 가공조합이 가능하도록 만든 웹기반 소프트웨어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가공·절단해야 하는 원자재의 로스(손실)를 최소화하고, 손쉽게 최적의 대안을 찾아내는 솔루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강사에서 생산되는 H형강의 길이는 8m~16m이지만, 실제로 산업현장에서 절단해서 사용하는 길이는 0.5~16m로 훨씬 다양합니다. 더욱이 가공 수요처들이 시중 재고를 고려하지 않고 편의대로 발주를 하다 보니, 재고확보나 최적화된 가공의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어떤 가공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설계에 따라 자재물량을 산출한 뒤, 수급된 자재를 조합결과에 따라 절단하고 가공하게 됩니다. 하지만 누가 어떤 방법으로 조합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차이가 큰 데다, 예상외로 큰 금액의 자재가 로스로 버려지게 됩니다. 저희와 같은 형강류 가공은 물론 비슷한 가공업을 하시는 분들은 모두가 공감할 시행착오일 겁니다.

이러한 시행착오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전문 가공업의 현실에 맞춰 개발한 솔루션 프로그램이 바로 CP-Master입니다. 숙련자가 아닌 초보자가 조합을 하더라도 최적의 답을 찾고, 길이 착오나 자재 로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CP-Master 개발은 현재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현업에서의 검증을 거쳐 오는 5월 경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입니다. 누구보다 현장의 시행착오를 잘 아는 개발자의 의도를 충분히 실감하실 것이라 자신합니다.

모바일단중표
▲ 모바일단중표

Q> 철강 관련 IT 솔루션 개발은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CP-Master 외에 다른 개발사례를 좀 더 듣고 싶다.

A>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모바일단중표’입니다. 모바일단중표는 언제 어디서든 H형강 및 철강재의 단위중량을 확인하고 손쉽게 계산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입니다. 그동안 철강재를 사용해온 여러 현장에서는 단중표 소책자를 활용해 규격 확인이나 중량, 면적 등을 계산해왔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책자로는 너무 번거롭고 불편한 일들이 많은 데다, 활용의 한계가 컸던 게 사실입니다.

요즘은 모든 업무가 스마트폰으로 가능해진 시대가 되지 않았습니까. 직접 경험해온 현장의 애로사항을 토대로 손쉽고 편리한 솔루션을 찾게 됐고, 그것이 큰 호평을 받게 된 모바일단중표 어플입니다.

지난 2014년 1월에 출시한 모바일단중표는 현재까지 1만2,000명 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철강관련 어플 중에서 최대 점유율이라는 뿌듯한 기록과 함께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모바일단중표나 CP-Master외에도 부재를 자동으로 펀칭해주는 프로그램인 철강 타각기 등을 개발해 활용중입니다.

Q> 오랜 시간 동안 힘들게 개발한 IT솔루션을 무료로 배포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또 다른 수익원으로 생각해도 충분했을 것 같은데.

A> 사업을 하는 입장이다 보니, 수익적인 관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모바일단중표를 비롯해 철강 관련 IT 솔루션에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된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철강업에 종사해 오면서 작게나마 기여하게 됐다는 점을 우선의 보람으로 삼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만든 모바일단중표 어플로 저희도 수혜를 얻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영업사원이 없다보니, 별도의 영업사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인터넷을 활용한 영업 방법을 찾는 게 어떠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것이 모바일단중표를 개발하게 된 본래의 취지였습니다.

어플을 애용하시는 수많은 업계 분들과 풍성스틸이 연결된 셈이죠. 모바일단중표 어플을 사용하시는 1만2,000명 이상의 업계 분들이 저희 풍성스틸의 전단지를 항상 핸드폰에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바로 이점이 저희가 모바일단중표 어플의 무료배포 방침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인터뷰중인 풍성스틸(주) 윤태엽 대표
▲ 인터뷰중인 풍성스틸(주) 윤태엽 대표

Q> 현재도 개발 중인 철강 관련 IT솔루션이 있는가. 그간의 획기적인 개발성과로, 향후의 구상이 궁금하다.

A> 모바일단중표 어플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지난해 IT솔루션사업부를 신설한 상태입니다. IT솔루션 사업의 지속적인 관리와 새로운 개발에 주력하기 위한 변화입니다. 현재는 마무리단계인 CP-Master개발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기존의 모바일단중표에 다양한 편의기능과 전문기능을 추가하는 것 또한 중요 업무로 병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 개발한 IT솔루션은 웹기반의 특성상 응용력과 호환성이 뛰어납니다. 언어만 바꾸면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장점을 살려 중국 등 해외 시장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철강 생산 및 출고 관리 등의 솔루션 프로그램 개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채득한 시행착오와 노하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풍성스틸 IT솔루션의 강점이 될 것입니다.

Q> 풍성스틸의 특별한 사업구성상, 봉형강 유통·가공업 부문에서도 동종업체와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을 것 같은데.

A>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풍성스틸에서 개발한 철강 관련 솔루션들은 모두 저희가 직접 경험해온 철강 유통·가공업에 기반한 결과물들입니다. 무엇보다 고객들이 원하는 최적의 조합과 최상의 서비스를 위한 것입니다.

철강 가공업을 하다보면, 불가피한 자재 로스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자재구매와 가공 등 각각의 개별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계 또한 적지 않습니다. 결국은 얼마나 효율적인 자재구매와 최적화된 조합을 통한 가공을 하느냐가 남들과 다른 경쟁력이 되는 셈이죠.

풍성스틸은 자재조달부터 최상의 가공조건, 철저한 사후 서비스까지 고객사가 요구하는 어떠한 주문이든 한곳에서 최적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자 경쟁력입니다.

Q> 최근 봉형강 유통업계에는 가공업 진출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먼저 경험해본 입장에서는 어떠한가?

A> 저 역시도 단순 유통업의 한계를 절감하고 새로운 사업변화에 나섰습니다. 철강경기의 쇠락과 신속한 정보화 시대가 맞물리면서 단순 유통의 설자리가 크게 줄어든 게 사실입니다. 이익창출의 여지를 만들어 내야 하는 사업적인 관점에서는 더욱 큰 위기인 게 맞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유통업을 이어오신 분들이 가공업 진출을 고민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공감합니다. 다만, 장단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특화된 가공업을 병행하면서 이익창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사업구조상의 장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공업 진출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는 일은 아닙니다. 우선, 가공업 진출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설비나 전문인력, 공간 등의 투자부담이 따르는 데다, 충분한 노하우가 전제돼야 합니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부담이 따르는 게 현실입니다.

유통과 가공업을 경험해본 입장에선, 잔재 관리가 중요한 관건입니다. 가공의 로스를 얼마나 최소화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잔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사실상의 성패를 가를 수 있습니다.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그 안에서 공략할 틈새시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Q> 향후 풍성스틸 사업운영의 주안점과 방향성을 듣고 싶다.

A> 우선은 사업의 기반이 되는 형강류 유통과 가공업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직접 형강류 자재를 생산하진 않더라도, 이후의 유통과 가공, 현장 설치까지 원스톱 솔루션의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철강 IT 솔루션 프로그램 또한 앞으로 사업에서 한 축이 될 것입니다. 조만간 개발을 완료하는 CP-Master는 하나의 사업입니다. 현재 CP-Master는 2건의 특허를 출현한 상태며, 국내시장 오픈에 이어 중국 등 세계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입니다. 또한 대부분 기능은 무료로 하되, 고급기능은 유료화 시켜 수익원 확보는 물론, 솔루션 유지·관리의 재원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심혈을 기울인 CP-Master 역시 모바일단중표에 이어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많은 분들이 CP-Master를 활용하시게 되면, 그것이 새로운 사업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활용도 높은 다양한 솔루션 프로그램이 저희 풍성스틸과 고객사를 특별한 관계로 연결시켜 줄 것입니다.

CP-Master는 철강재뿐만 아니라, 목재나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의 가공에 활용될 수 있는 절단조합 프로그램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힘들게 개발한 성과인 만큼, 다양한 현장에서 값어치 있게 활용되길 기대합니다.

그동안의 연구 개발을 매듭짓는 오는 5월 CP-Master의 제품출시 발표회를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업계 관계자분들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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