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문철강 문성호 사장의 집무실은 소박하다. 회의 탁자와 책상 그리고 책장 하나가 전부다. 여느 회사처럼 푹신한 소파도, 장식품도, 골프 퍼팅 연습 공간도 없다. 국내 최대 철근 유통업체 대표의 집무실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 공간은 보고 받고, 결제하고, 결정하는 대표이사로서의 역할만을 위해 최적화 된 공간이라는 인상이다. 이 방의 주인의 경영철학을 엿 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확신을 더 심어주는 또 다른 것은 대표이사실 문 맞은 편에 걸려 있는 장쾌한 에베레스트 산의 사진이다. 문사장은 이 사진에 대해"과거 친구가 에베레스트산 처럼 철근 유통업 분야에서 1위 기업으로 성장하라는 의미로 선물해 준 것" 이라고 했다. 벗의 기원 처럼 국내 최대 철근 유통업체로 성장한 문사장은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문사장이 내건 금문철강의 새로운 비전은 내실 있는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이다. 철근 1위의 유통기업에서 다니고 싶은 회사, 비전이 있는 회사로 커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 대표인 문성호 사장은 준비에 들어갔다. 내부적으로는 시스템 개선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사내 복지 제도도 정비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문성호 사장을 만나 금문철강의 새로운 비전과 철근 유통업계의 당면 과제에 대해 들어 봤다. [편집자주]

금문철강(주) 문성호 대표이사
▲ 금문철강(주) 문성호 대표이사
Q> 내실 있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A> 금문철강은 계열사인 GG스틸과 GGM을 포함해 월간 철근 판매량이 약 수만톤에 달한다. 유통업체로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금문철강은 계열사를 포함 지난 2008년 이미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섰다(매경 매출 1,000대기업 선정 925위). 매출액만 놓고 보면 이미 중견기업이 됐다. 그러나 내부 시스템은 매출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금문철강이 더 좋은 회사가 되고 더 발전하기 위해선 내실 있는 중견기업, 매출에 걸 맞는 내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우선 인력을 보강했다.
동국제강 임원을 역임한 김주호 전무를 영입해 관리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그 동안 사장을 정점으로 이루어졌던 모든 의사결정 시스템을 조직 중심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즉 책임을 ‘분산’해 조직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그 동안의 성장이 개인적인 노력 중심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조직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내실 있는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얘기 한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성장 할 것인 가 지켜 봐 달라.

Q> 사내 복지기금 마련도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한 것인가?

A> 맞다. 중견 기업으로의 비전 제시가 회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회사 구성원의 동반 성장을 위해 사내근로복지기금을 마련했다. 주당 30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금문철강 주식 6,000주를 복지기금으로 출연했다. 시가로 약 18억원 이상을 출연한 것이다. 이는 총 발행주식 6만주의 약 10%에 해당한다.

금문철강 배당금을 통해 매년 안정적인 자금이 복지기금으로 수혈 될 것이다. 아울러 부족하다면 더 출연 할 계획도 있다. 복지기금은 의료복지를 비롯해 금문철강인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업무시스템을 선진화하고 사내 복지를 강화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최근 진천공장을 완공했다. 평택공장과 함께 중부권 최대 가공업체로 부상했다. 철근 가공사업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잘 알려진 것 처럼 최근 충북 진천에 철근 가공공장을 완공했다. 이 공장은 아주 특별하다. 나와 우리 엔지니어들이 국내 주요 철근 가공공장을 직접 조사해 국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근 공장으로 디자인 했다. 특히 레이아웃은 국내 최고이다. 그만큼 생산과 물류에서 경쟁력을 높였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비도 최신예로 구축했다. 코일 자동 절곡기의 경우 이탈리아 쉬넬 및 MEP사 제품이고, 절단기는 국내 업체로부터 구매했다.

특히 이번에 설치한 설비 유라13 예보라는 설비가 있다. 이 설비는 앵커 양쪽을 자동으로 절곡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첫 선을 보인 고성능 고효율 설비이다.
또한 진천공장은 지역적으로도 강점이 있다. 진천은 강원도와 충청도, 수도권까지 모두 공급이 가능한 지역이다. 특히 강원도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평택공장과 짝을 이뤄 중부권 전 지역을 커버하게 됐다.

남부지역 철근 가공사업에 대한 관심도 크다. 부산 등 남부지역에서 철근 가공업을 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남부지역 진출을 검토 중이다. 가공공장 인수를 통해 진출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인수가 완료되면 전국단위 가공업체로 성장하게 된다.


Q> 신규 사업에 대한 검토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신규사업에 대해 말해 달라.

A> 신규사업으로 다양한 건자재 사업을 고려 중이다. 철근이 대표적인 건자재인 만큼 시너지를 고려한 사업 선택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시멘트 몰탈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불발로 끝났지만 데크 플레이트 공장 인수도 추진한 바 있다. 신규사업은 인수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건자재사업을 중심으로 알아 보고 있다.

진천공장은 성장의 도약대가 될 것이다. 철근 유통과 가공사업은 이익이 적다. 진천공장에서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진천공장은 총 3개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금은 2개 라인을 사용 중이다. 내년 상반기 중 추가 사업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로운 제조업도 고려 중이다. 진천공장은 총 8천평 중 5,000평을 사용 중이다. 3,000평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Q> 국내 많은 철근 유통업체가 있지만 월 수만톤 판매는 쉽지 않은 물량이다. 금문철강 대표로서 경쟁력을 진단한다면?

A> 철근 유통업체로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최대 철근 소비처인 중부권 전 지역에 가공철근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전 제강사로 부터 구매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적기 공급이 가능하다.

두번째는 우수한 고객 구성이다. 우리 고객의 2/3는 실수요업체인 건설사이다. 특히 우량 건설사 거래 비중이 높다고 생각한다. 재 유통을 통한 물량 늘리기가 아니라 개별 실수요를 통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번째는 고객과의 유대다. 금문철강 성장의 기반은 경영철학인 신뢰에 있다. 신뢰는 상호간의 문제다. 우리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할 책임이 있고, 고객도 우리를 신뢰로 대해야 한다. 최근 철근 파동 때에도 이익보다는 고객 확보에 역점을 뒀다. 이 기간 약 10개의 중견 건설사와 신규 거래를 시작했다. 이익보다는 고객을 확보한다는 노력이 지금의 금문철강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Q> 철근 유통업이 상당히 어렵다. 철근 유통업의 비전을 어떻게 보는가?

A> 철근 유통업의 부가가치가 낮다. 이익이 1~2% 수준이다. 은행 금리보다 낮은 이익률이다. 여기에 부도까지 발생하면 동반 부실로 이어질 만큼 살얼음이다. 게다가 소비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올해 철근 소비는 1,100만톤까지 늘어날 것 같다. 그러나 수 년 후에는 800~900만톤 정도로 줄어들 것이다. 더 심하게는 700만톤 전후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철근 사업은 상당한 위험이 내재해 있다.

이런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생산업체, 유통업체 모두 수급 조절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공급자인 제강사가 수요에 맞는 생산을 통해 수급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어야 한다.

또 다른 위협요소는 중국산의 범람이다. 올해도 상당량의 중국산 철근이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철근의 유통으로 공급과잉은 심화되고 있으며, 저가화로 인해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유통업체와 가공업체들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는 공장 최적화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철근 시장은 더욱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고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생존을 위해서는 재무경쟁력과 판매 경쟁력, 원가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Q> 마지막으로 경영철학에 대해 듣고 싶다.

A> 앞에서 말한 ‘신뢰’라는 말과 함께 "남과 같이 해서는 남 이상 되지 못한다" 는 봉산스님의 말을 항상 되새기고 있다. 아주 평범한 말이지만 ‘전력 투구’하지 않으면 성장을 떠나 생존도 어려운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나와 금문철강인은 신뢰를 기반으로 매사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내실 있는 중견 기업으로 커 나가는 금문철강을 지켜봐 달라.


※금문철강(주)
본 사 : 서울 송파구 충민로 52 가든파이브웍스 S606호 / T. 02-585-0611
평택공장 :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로 268번길 185 / T. 031-682-8525
진천공장 :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면 산수산단3로 26 / T. 043-53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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