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케이스틸(주)이 제2도약을 위한 엔진 점화를 마쳤다. 비케이스틸은 지난 9월 4일 경기도 시화공단 MTV 준공 1주년 및 창립 16주년 기념식을 가졌는데, 이번 행사가 색다른 이유는 STS 업계에서 코일센터 준공은 오랫만이기도 하거니와 내부적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아우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신사장은 MTV 입주에 대해 제2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춘균 사장을 만나 더 자세한 향후 계획을 들어 보았다.[편집자주]

비케이스틸(주) 대표이사 신춘균
▲ 비케이스틸(주) 대표이사 신춘균
Q> 최근 현 위치로 이전을 하고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종합 준공식을 가졌는데, 이전 배경과 이전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

A> 이번이 세 번째 공장 준공이다. 첫 번째는 2004년 시화공장이고, 두 번째는 2007년 반월공장 이었다. 매번 공장을 옮기고 나서 2년이 지나니 공장이 좁아서 출하가 지연되는 등 어려움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에는 MTV 에 약 5,000평의 공장 부지를 분양 받아서 공장을 새로 짓게 되었다.

반월 공장에서는 CR 시어(Shear) 라인 2대, CR 슬리터(Slitter) 라인 1대를 운영 하였으나, 모두 매각하고 MTV 에서는 성능이 좋은 최신예 CR, HR 복합시어 1대를 신규 제작하였고, CR Slitter 1대를 설치했다.

과거에는 CR만 생산이 가능했으나 이제는 HR까지 가능하게 되었고, 극박에서 후물까지 생산이 가능해져서 STS SSC로써 경쟁력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MTV 단지를 선택한 이유는 이곳이 향후 주거와 상업단지가 어우러지는 복합 산업공단으로 조성이 돼서 편리하고, 주위에 공단을 끼고 있어 수요가에게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제2 외곽순환도로가 개통될 예정이어서 접근성도 좋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신규공장을 준공하면서 가장 역점을 뒀던 부문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조직에 필요한 인력과 교통 등 인프라 구축하는 것이었는데 주변 여건으로 볼 때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Q> 회사설립을 한지가 17년이 됐다. 지난 17년을 되돌아보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은 무엇인가?

A> 사업을 시작한지 3년이 안된 2002년 5월에 시화공장을 계약했다. 주변에서는 능력에 비해 무리한 투자를 한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도 그렇지만…

하지만 2년 후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저의 생애 첫 번째 코일센터를 성공적으로 준공 했다. 그날의 감격을 저는 잊을 수가 없다. 아쉬운 점도 많다. 그동안 인재 양성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투자도 많이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낳은 인재양성을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비케이스틸(주)의 신춘균 사장(좌)과 (주)스틸앤스틸 김홍식 부사장(우
▲ 비케이스틸(주)의 신춘균 사장(좌)과 (주)스틸앤스틸 김홍식 부사장(우

Q> 시장에서는 비케이스틸이 너무 가족경영이어서 일하기가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하실 말이 있을것 같다.

A> 그런 말을 가끔 듣고 있다. 주변에 많은 회사가 가족경영을 하는데 왜 우리에게만 특히 많은 시선을 보내는지 모르겠다. 회사에는 저를 빼고 제 처와 딸, 아들 이렇게 세 명의 가족이 더 있다. 중소기업 특성상 가족 경영은 불가피한 것 같다.

회사설립 초기에 인력이 부족하고 이직이 많은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업무 역량 보다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경우도 초기 성장과정에서 가족의 기여가 컸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 기초가 다져지고 나면 그때부터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단순히 회사 구성원중 가족의 숫자가 많다고 해서 가족경영 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전문성도 없고 의사결정시 가족을 제외한 타인의 의견은 철저하게 배제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현재 비케이스틸은 그런 일은 전혀 없다. 회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Q> 포스코에 계시다가 창업을 하셨다. 그런데 메이커와 유통은 기능이 크게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 보시기에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무엇이고, 메이커가 역점을 두어야 할 기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메이커와 유통을 모두 경험 하였다. 막상 유통 사업을 해 보니 그 전에 직장생활 하면서 생각했던 유통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할지 많이 당황했다.

아시다시피 국내 스테인리스 시장의 절반 이상을 유통이 공급하고 있다. 아마 국내에 메이커에서 직접 공급할 만한 실수요 업체가 몇 안 될 것이다. 대부분의 스테인리스 시장은 다품종 소량 수요이고 어쩌다 큰 물량이 뜨더라도 스폿(Spot)성 프로젝트 물량이다 보니 메이커에서는 대응이 어렵다.

결국 이러한 시장은 유통이 담당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그렇다고 유통이 혼자서 독자적으로 할 수는 없다. 메이커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메이커와 역할을 분담해서 대형 실수요는 메이커에서 직접 담당하고, 나머지는 유통에서 담당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경계가 모호하다 보니 가끔 메이커와 유통이 시장에서 부딪치는 일이 생긴다. 사실 이런 경우 메이커의 판단과 선택이 중요하다. 시장 전체의 발전방향을 보고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야 메이커와 유통이 시장에서의 역할이 분명해지고 상호보완적으로 시장을 관리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또한 메이커에서는 유통을 스테인리스 산업의 중요한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으로 인식하고 유통이 건실하게 제 역할을 하고 발전하여 Supply Chain의 든든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지원 ·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케이스틸(주) 신춘균 사장
▲ 비케이스틸(주) 신춘균 사장
Q> 개인적으로 국내 철강재 유통업체의 문제점 중 하나는 인력양성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비케이스틸만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이 있는지? 혹은 향후 어떻게 인재를 키우실 생각인가?

A> 중소기업에서 인력 양성은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력양성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도 인력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직급별, 직무별로 사외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각자가 교육과정을 선택해서 일정시간 이상을 이수하도록 하고, 별도로 사내에서 제품지식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정비해서 직급별로 자기계발을 하고 장차 훌륭한 리더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운영 할 계획이다.

Q> 화제를 돌려보겠다. 모든 품목이 비슷하지만 스테인리스 유통업계는 더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메이커의 직수입문제, 정책의 일관성 부재, 이전투구 식 가격경쟁,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 등 한마디로 총체적인 어려움이다. 이러한 어려움의 근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A> 지금 국내 스테인리스 시장의 유통구조는 매우 복잡한 구조가 되어 있다. 크게 보면 국내산과 수입산으로 구분 되는데, 국내산의 경우 메이커에 따라 어떤 메이커는 코일센터에 공급하고 또 어떤 메이커는 대형 유통상에 공급한다.

그리고 이 코일센터와 대형 유통상이 2차 유통에 공급하는 구조인데, 결국 코일센터와 대형유통이 경쟁해야 하는 이상한 구도가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경쟁자간에는 원가구조가 다르다 보니(코일센터는 설비투자 등으로 고정비 부담이 큼) 불균형이 발생되어 원가에 불리한 코일센터 보다 대형유통이 오히려 더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기형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수입 산의 경우도 과거에는 수입루트가 제한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종합상사와 오퍼상뿐만 아니라 개별 직수입 등 다양한 경로로 이루어지고 정식 주문생산 외에도 중국 현지 Stock 재고를 불과 1주면 입고가 가능해져 시장경쟁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스테인리스 유통시장이 과도하게 오픈되어 있어 아무런 진입장벽 없이 누구나 쉽게 참여 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가 난립하고, 각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과열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보니 시장질서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비케이스틸(주) 전경
▲ 비케이스틸(주) 전경

Q> 시장질서의 문제점이 자주 거론된다. 개인적으로 현재 시장의 혼란은 상당 부문 메이커와 유통업체간 불신이 원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메이커와 유통은 각각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A> 지금 국내 스테인리스 시장은 혼란에 빠져있다. 이러한 현상이 유통시장이 안정화로 가는 과정이라면 빨리 이 과정을 극복해서 유통질서를 정착시키는 것이 메이커나, 유통, 수요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이커와 유통업계가 현재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바람직한 유통질서와 거래관행 정착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제 우리 스테인리스 업계에도 "협회"같은 협의체가 필요한 것 같다.

Q> 유통업계의 어려움은 차별성이 없이 가격으로만 승부를 하려고 하는 점도 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하는 바람직한 유통구조는 무엇인가?

A> 요즘 들어 니켈가격 폭락으로 스테인리스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 가격경쟁이 더 심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공급과잉 시장이 지속되는데다 유통업체 수는 많아졌고, 시장 수요는 없는데 팔려는 사람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가격이 하향평준화 되어 가격만 가지고는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비가격 경쟁력 이를테면 신속한 납기, 좋은 품질 그리고 서비스 등이 가격 외로 수요가에게 더 많은 이익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MTV에 공장을 지으면서 BBQ라는 전략을 세웠다. BBQ란 Best Price, Best Quality, Quick Service의 머리글자인데, "최고의 가격경쟁력"과 "최상의 품질" 그리고 "신속한 납기 및 출하"를 의미한다. 가격은 기본이고 최신예 설비로 품질을 높이고 우수한 접근성과 넓고 신속한 출하시스템으로 경쟁력을 한 차원 높여나갈 계획이다.

Q> 수익성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갈수록 어렵게 됐다. 어느 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지? 또 수익성 제고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A> 대단히 어려운 문제다. 요즘 같은 시장에서 수익성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일수도 있다.더구나 코일센터의 경우 일정수준의 볼륨은 유지해야 하는데, 수익성을 추구한다고 볼륨을 줄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최소한 가격경쟁력을 유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볼륨을 키우고 나서 특수강종, 품목 확대, 2차가공 등 부가치가 높은 쪽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Q> 지금까지 역점을 두신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A> 회사를 창업 하면서 "신뢰"와 "창의"라는 두 가지 경영방침을 정했다. 신뢰라고 하는 것은 믿음이다. 고객과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신용을 잃지 않고 믿을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작은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키고, 특히, 상거래에서 이루어진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킨다.

그래서 창업 후 지금까지 한 번도 누구하고도 대금결재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그리고 창의는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고 변화와 혁신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지속성장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동안 성장기반을 만들고 다음세대가 창의적으로 회사를 발전시켜 200년, 300년 영속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Q> 비케이스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A> 회사는 이제 열일곱 살이 되었다. 회사 나이처럼 직원들이 모두 젊다. 짧은 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하다 보니 직원들이 젊고, 경험은 부족하지만 열정이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것이 우리의 큰 자산이고 이들이 있기에 회사의 밝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10년 후 비케이스틸은 어떤 모습이라 보는가?

A> 앞서도 말했지만, 당분간은 경쟁력 있는 스테인리스 코일센터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 다음에는 취급품목을 스테인리스외의 소재분야로 확대하고,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소재 가공산업으로 특화해서 종합 소재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Q>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 다소 곤란한 질문도 많았는데, 너무도 솔직담백하게 얘기를 해주셔서 비케이스틸을 이해하고, 오해를 불식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앞으로 비케이스틸이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STS 전문 소재종합 메이커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A> 감사하다. 스틸앤스틸도 세계적인 철강전문 정보업체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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