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7월 1일을 기점으로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완료했다. 지난 2013년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흡수합병에 이어 나머지 강관 및 해외 코일센터(SSC), 경량화 사업 등의 잔존부문을 추가로 통합한 것이다. 현대하이스코의 주력 생산기지였던 강관 공장은 현대제철 울산공장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비록 한 그룹 내 계열사로써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기업 문화는 분명 달랐다. 그리고 7월 1일 합병으로부터 3개월이 지났다. 3/4분기 강관 시장은 그야말로 역동의 시기였다. 그동안 양사의 기업문화는 어떤 모습으로 융합되었을까? 4/4분기 시장이 시작되기에 앞서 현대제철 울산공장을 찾았다. [편집자주]

현대제철 울산공장 전경. 강관공장, 야적장, 경량화 공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울산공장 전경. 강관공장, 야적장, 경량화 공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의 강관은 전량 울산공장에서 생산된다. 1979년 준공된 울산공장은 7만 7천평 부지에 조관 설비 8기, 경량화 설비 9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강관 103만톤, 경량화 제품 총 990만 개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제철 울산공장이 보유하고 있는 조관 관련 주요 설비로는 슬리터 2기, 조관기 8기, 도금기 2기, 나사기 5기, 소둔기 4기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외경은 17.3~610mm(최대 24인치)까지, 두께는 1.6~17.0mm까지 폭 넓게 생산이 가능하다. 소구경에서 대구경까지, 박물재에서 후물재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강관을 생산할 수 있는 전천후 강관공장이다.

강관 공장 내부. 코일 투입부터 조관, 그리고 검사과정까지 모두 일직선 라인으로 설치되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 강관 공장 내부. 코일 투입부터 조관, 그리고 검사과정까지 모두 일직선 라인으로 설치되어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현대제철은 설비 신예화를 통해 최상 품질의 ERW강관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약 83만톤을 생산해 우리나라 전체 강관 생산의 1/5 가량을 도맡았다. 이렇게 생산된 강관은 에너지용, 조선해양용, 자동차용, 건설용 등 각 산업 부문에 다양한 모습으로 적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대구경 후육 강관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대구경 조관 라인에 신규 절단기를 도입했다. 절단기는 여러개의 톱날이 동시에 돌아가는 멀티컷(multi-cut)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전에 비해 더 강도가 높은 제품까지도 절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신규 절단기 하나만으로도 생산 가능 범위가 한 단계 더 확장된 셈이다.

ERW 용접 라인을 통과하고 있는 강관. 이 과정을 거쳐야 ´철판´에서 ´강관´이 된다. (사진=현대제철)
▲ ERW 용접 라인을 통과하고 있는 강관. 이 과정을 거쳐야 ´철판´에서 ´강관´이 된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울산공장이 다른 강관사들의 공장과 비교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은 바로 시장 개척에 있다. 전신인 현대하이스코는 지난 2006년에 국내에서 가장 먼저 QT 열처리 설비를 도입해 에너지용강관 시장에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연구개발의 성과로 현대하이스코의 OCTG강관은 지식경제부가 인증하는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또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활용해 자동차용 재료관 제조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UT설비와 수압설비를 업그레이드 해 품질을 한 층 더 향상시켰다.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강관 제품.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유정용강관과 용융아연도금강관 등이 보인다. (사진=현대제철)
▲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강관 제품.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유정용강관과 용융아연도금강관 등이 보인다. (사진=현대제철)

이번 합병을 통해 현대제철은 국내 첫 고로사가 운영하는 강관사로 거듭나게 되었다. 가장 먼저 열연에 대한 소재 매입 과정에서 중간 유통 마진이 줄면서 강관부문의 수익성 향상에 큰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강관사 R&D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열연밀과의 소재 공동 개발을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어 소재 개발에도 추진력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1일 합병 이후로 3개월이 지났다. 지난 3/4분기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이름을 대체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기존 현대하이스코의 ‘소사장 생산시스템’을 종결하고자 울산공장 강관설비 일체를 인수했다. 강관사업의 신규투자 확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선제적 투자로 파악된다.

향후 강관사업에 대한 다양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현재 설비합리화를 통한 규모의 확대와 API재, 스테인리스 강관, SAW강관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강관 관련 투자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황 탓에 당분간 투자 결정에 공격적인 모습이 나타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설비 증설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중이다.

현대제철 울산공장의 또 다른 생산 품목인 경량화 제품 중 TWB 설비. 경량화 제품은 핫스탬핑, 하이드로 포밍, TWB 세가지가 있다.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울산공장의 또 다른 생산 품목인 경량화 제품 중 TWB 설비. 경량화 제품은 핫스탬핑, 하이드로 포밍, TWB 세가지가 있다. (사진=현대제철)

"시장 파악은 끝났다. 4/4분기는 본격적으로 시장 장악력을 키워나가는 단계가 될 것" 이라고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했다. 내년부터는 현대하이스코에 현대제철의 색깔이 오롯이 입혀진 새로운 모습의 강관사업부로 거듭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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