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갖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동종업계가 호시절을 추억하는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는 점만으로도, 미르철강을 향한 시선은 당연하다. 미르철강은 창업 6년 만에 굴지의 봉형강 유통업체로 자리매김하며, 그 다음 행보를 궁금하게 만드는 회사다. 평가의 기준이 빠른 성장만은 아니다. 시황악화와 경영난으로 고전해온 봉형강 유통시장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실천했느냐가 중요하다. 지난 시간, 숨 가쁘게 달려온 미르철강은 새로운 한 발을 내딛고 있다. 봉형강 시장의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오르듯,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온 미르철강. 이 회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동종업계의 각별한 관심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들여다보자.[편집자주]

(주)미르철강 대표이사 권순태
▲ (주)미르철강 대표이사 권순태
Q> 먼저, 독자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A> 저희 미르철강은 평택지역을 기반으로 봉형강 유통업을 이어오고 있다. 주로 H형강과 철근을 취급하고 있으며, 두 품목 모두 국내산과 수입산 거래를 병행하고 있다.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출발부터 온 가족이 함께 일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르´는 순우리말로 ´용´을 뜻한다. 나와 아들 권용성 이사가 용띠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족이 천주교 신자인데, ´MIR´는 동구권 국가에서 성모 마리아를 호칭할 때 ´미르 마리아´라고 불린다. ´평화´라는 의미가 있다. 함께한 가족과 천주교의 신앙을 담아 미르철강이라는 사명을 짓게 되다. 진심을 담았던 초심을 잃지 않고자, 작으나마 나눔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수익이 나면, 조금씩이라도 천주교리에 따라 기부하고 정직한 경영활동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봉형강 유통업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무엇보다 아들인 권용성 이사의 역할이 컸다. 10년 이상 봉형강 유통업 경력을 쌓은 권이사의 경험이 큰 힘이 됐다. 나 또한 부동산과 건설 시장의 경험이 있었기에 서로의 경험과 능력을 더해 창업한 것이다.

평택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도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다. 당시 평택은 건설수요의 기대가 높았던 설득력도 있었지만, 가족의 고향에서 뭔가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는 의미도 컸다. 그러고 보니, 가족에게 가장 익숙한 요소들을 모아 창업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첫 출발은 H형강 유통이었다. 지역시장을 살피다보니, 평택지역 봉형강 수요처들이 마땅한 현지 공급처가 없어 외부로 공급처를 찾아 나섰다. 지역수요를 기반으로 창업한 우리에겐 시장의 요구를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철근 공급에 나서게 됐다. 지역 수요처들과 거래가 늘어나면서 점점 다양해진 요구에 맞춰 공급품목을 늘려오게 된것이다.

봉형강 유통업에 집중하게 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전문으로 취급하는 토목용 H형강과 철근의 경우, 대부분 즉시 현금결제인 점도 중요한 이유였다. 사실, 소자본으로 창업한 우리에겐 거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장점이었다. 더욱이 지역 수요처분들이 현금결제를 선호했던 것과도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

(주)미르철강의 권순태 사장(우)과 아들 권용성 이사(좌)
▲ (주)미르철강의 권순태 사장(우)과 아들 권용성 이사(좌)

Q> 단기간의 눈부신 성장으로 큰 주목을 받아 왔다. 창업 6년 만에 대표적인 봉형강 유통업체로 우뚝 선 비결은 무엇인가?

A> 특별한 비결이라 말하긴 조심스럽다. 다만, 한 가지 경영원칙을 꼽자면 ´리스크의 분산´이라 말할 수 있겠다. 한꺼번에 무리한 사업 확장에 나서기보다, 매년 순차적으로 아이템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업 리스크를 줄였다.

미르철강은 H형강 수입을 시작으로, 2년차에는 국내산 H형강 대리점과 중국산 Offer Sale, 3년차에는 국내산 철근 대리점, 4년차에는 수입산 철근 등 매년 아이템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나를 다지고 또 다른 하나를 쌓아가는 식이었다. 내년에도 그간의 사업을 기반으로 ´철근 가공´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추가할 계획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급과잉이 고착화되면서 철강기업의 경영이익은 추락하게 됐고, 다양한 거래 리스크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르철강이 리스크 분산을 최우선의 원칙으로 삼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현재 저희 회사의 주력 아이템은 H형강과 철근이다. 이것을 국내산과 수입산으로 각각 세분화하고, 중국 메이커의 한국향 Offer Sale까지 더하면 총 5가지가 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H형강 매출이나 이익이 좋지 않을 때는 철근에서 만회하는 식으로 구성 아이템별로 보완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이러한 형태의 사업운영이 리스크를 줄이고 성장을 이어오는 데 큰 효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Q> 짧은 기간의 성장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인상 깊은 에피소드를 듣고 싶다.

A> 질문을 받고 나니, 지난 시간의 많은 기억이 떠오른다. 하나하나 배워가는 시간들이었고, 그 안에서 많은 시련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우여곡절 끝에 돈독해진 중국의 메이커로부터 좋은 조건의 거래가 가능해졌고 이를 계기로 Offer Sale을 시작했다. 친분이 있는 몇몇 동종업체들과 조금이라도 나은 경쟁력을 공유해보자는 순수한 의도였다.

하지만 경쟁관계인 동종업체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심지어는 뜻을 함께 했던 업체들로부터도 저희가 Offer Sale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된 일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희는 Offer Sale로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저 중국의 공급업체와 거래유지를 위한 비용 정도만 충당하는 수준이다. 순수한 협업의 취지로 시작했던 사업이 뜻밖의 오해를 받게 되니 큰 상처가 되었다.

유럽 발 금융위기 시절도 기억이 난다. 갑자기 환율이 치솟자 Offer Sale했던 한 거래처에서 계약취소를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사실 계약물량도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제 3자까지 동석시켜 난처한 언행으로 계약취소를 압박하는 모습이 사업을 배워가던 나에겐 너무나 실망스럽고 회의감마저 들었다.

결국, 중국 메이커와의 거래신뢰를 생각해 저희가 그 물량을 이행하기로 했다. 대신, 중국 업체에 속사정을 설명하고 결제기일을 조금 늦추면서 외화대출까지 병행해 문제를 풀어냈다. 다행스럽게도, 그 당시의 난관이 중국 메이커와 더 각별한 거래관계를 다지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우리 회사는 온 가족이 뜻을 모아 일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불순한 의도나 방법으로 이익을 챙기는 일은 마땅치 않다 생각한다. 그만큼 책임감 있는 운영으로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진심을 공감해주었으면 한다.

인터뷰중인 (주)미르철강의 권순태 사장(좌)과 권용성 이사(우)
▲ 인터뷰중인 (주)미르철강의 권순태 사장(좌)과 권용성 이사(우)

Q> 시장의 관심이 많은 만큼, 불편한 소문도 많은 것 같다. 대표적으로 ‘재무상태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우리 거래처들은 현금구매를 선호한다. 차라리 출고 즉시 현금 결제를 할 테니, 가격을 낮춰달라는 것이다. 여신판매를 하는 일반적인 공급처들의 시각에선 ´자금력이 없어서 덤핑판매를 한다´는 오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신판매를 하면 금융비용이나 고정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당연히 원가가 올라가는 직접적인 이유가 된다. 그러니 여신판매를 하는 동종업체들은 우리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게 맞다. 많지는 않지만 부득이한 여신거래의 경우, 현금판매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비슷한 오해가 될 법한 부분으로 수입대금 결제도 꼽을 수 있겠다. 수입 할 때 신용장 거래방식으로 일람불인 At Sight를 주로 이용한다. 결제기일이 단 6영업일 이전에나 통보되는 형식이다. 물론, 국내 거래처들과 주로 현금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At Sight 결제를 선호할 이유도 없겠다. 재무상태가 견고하지 않다면, 어떻게 월 1,700만달러, 한화 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무리 없이 운영해 나갈 수 있겠는가. 오히려, 재무구조가 견고하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지 않는가?

동종업체들 중에는 은행 운영자금 여신 외에도 당좌발행, 금융권 기한부 신용장뿐만 아니라, 대기업 상사와 전체 거래금액의 10%만 계약금을 지급하고 규모 이상 거래를 맺는 수입대행, 외국 회사로부터의 DA(외국회사가 물품 선 인도를 하는 일종의 기한부 신용장)거래 등 쓸 수 있는 모든 여신을 쓰면서 오히려 저희를 불편하게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

모두가 기억겠지만, 금융위기로 구조조정 바람이 일었을 때, ´...카더라´에 문 닫는 피해업체들이 많았다. 경쟁관계일지라도, 오해나 사실을 왜곡하는 소문을 부풀리는 일은 무엇보다 신중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Q> 최근 철근 가공사업 진출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철근 가공사업 진출의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

A> 철근 가공사업 진출이라는 표현은 너무 거창한 것 같다. 사업 다변화를 꾀할 때 마다 직원들에게 당부하는 이야기가 있다. ‘수년, 수십년 간 사업을 이어온 동종업계 분들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수업료를 치르셨을텐데, 우리가 어떻게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그 틈에 끼어들 수 있겠나’라는 것이다.

아직 보잘 것 없다. 다만, 철근 유통업을 하면서 수요처들의 가공철근 납품 요구가 많아졌고 이를 맞추고자 가공사업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곳 평택은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고덕신도시 조성을 비롯해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의 진출 등 건설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에서도 이미 ‘평택지원특별법’을 통해 지역에 속한 기업들에게 개발사업에 대한 우선권을 법으로 명문화한 상태다.

철강 선진국인 일본과의 거래를 통해 접하게 된 그 시장의 유통구조가 많은 고민을 갖게 했다. 일본 철강시장은 메이커를 제외한 유통·가공업이 일원화 되어 있다. 메이커는 다양한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이를 유통시키고 가공해 실수요가에 납품하는 역할은 철저히 상사를 포함한 대리점의 역할로 구분된 것이다. 유통이나 가공만 하던 업체들은 없어지거나 합병을 통해 유통부터 가공, 심지어 조립, 설치까지 하고 있었다.

일본의 가공공장을 견학하던 중에 정말 많은 철근 보관대를 관리하는 이유를 물으니, 수요처별로 선호하는 메이커의 제품만 사용해서 메이커별로 철근 재고를 구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안정적인 고정거래처가 있다는 의미였다. 서로 믿고 생산자부터 최종 수요자까지 견고하게 연결되어 있으니, 당연히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들이 저희가 철근 가공업을 시작하려는 이유다.

향후 철근 가공사업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이미 부지매입과 기초토목 기반공사는 완료된 상태다. 8월 말 착공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말~11월 초 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11월 초 쯤에는 앞서 발주했던 코일철근 가공설비 설치, 연내에 직선철근 가공설비까지 설치를 완료하는 스케줄이다. 일정이나 계획에 변동이 없다면,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공장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철근 가공규모는 조금씩 늘려갈 생각이다. 우선 가동 초기에는 월 3,000톤 규모로 시작해 2016년 내에 월 4,000톤, 2017년까지는 최대 월 6,000톤 규모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인터뷰중인 (주)미르철강의 권순태 사장
▲ 인터뷰중인 (주)미르철강의 권순태 사장

Q> 가공설비를 엄선하는 등 철근 가공사업에 각별한 의지가 엿보이는데, 철근 가공사업에서 동종업체와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가.

A> 준비에 대한 차별화를 말씀 드릴 수 있겠다. 그동안 사업을 다변화해오면서 요소요소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전조사와 준비과정을 거쳤다. 이번에도 단순히 가공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사업 아이템이 연관성을 갖도록 추진하고 있다.

철근 가공업만 놓고 보면, 이미 포화상태로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들어 호황을 보이는 철근 시장과 가공업황만을 보고 사업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철근 유통사업을 이어오면서 가공의 요구가 높아졌고 이를 보다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 일본산 철근을 수입하며 현지의 유통업과 가공업의 시행착오를 공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미 대다수의 동종업체가 보유한 일본의 가공기계 생산업체와 관계를 맺게 되면서 시장조사와 설비투자에 대한 발전적인 방안들을 도출할 수 있었다. 준비한 직선철근 가공설비의 경우, 자동절단 기술로 약 25%의 인력감축이 가능하고, 기존 가공업체 대비 3배의 생산성 향상이 가능한 성능이다.

작은 인력과 시간으로 월등한 효율성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철근 가공업체들을 방문했을 때, 이 자동절단기계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같은 인력으로 벤딩기 3배수를 설치하여 가공량 증가 효과를 내고 있다.

공장의 레이아웃도 효율성을 최우선에 뒀다. 현재 진행 중인 철근 가공공장의 경우 국내외 철근 제강사, 유통·가공업체 분들의 도움으로 6대가 동시에 상·하차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게 됐다. 사업 아이템의 시너지와 가공의 효율성에 집중한 준비가 새롭게 시작하는 철근가공에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Q> 빠른 성장을 이룬 만큼 앞으로의 성장도 궁금하다. 향후 미르철강 경영의 주안점과 발전상을 듣고 싶다.

A>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기존에 운영해오던 원곡하치장 부지를 매각할 생각이다. 또한 자본금 증자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으니, 이제는 한 템포 늦추고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올해부터는 외부감사기업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내실을 탄탄히 하여 보다 안정적인 기업으로 신뢰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질 생각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새 아이템도 기존의 사업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질 것이며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봉형강 사업과는 무관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지막 열정을 쏟고 싶은 꿈이 있다. 현재의 사업이 목표 궤도에 오른 이후 ‘미르장학재단’을 설립해 보다 적극적인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물론 회사를 함께 운영하는 아들과 충분한 대화와 생각을 나눠야겠지만, 제 인생 최고의 꿈이자 마지막 사업이다.

Q> 철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통점들의 경영난은 더 깊어졌다. 국내 철근 유통업계(또는 시장)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A> 조심스럽지만, 철근 시장에 대한 애정으로 이해했으면 한다. 철근뿐만 아니라 철강 시장 전체가 Buyer Market이 된지는 오래 된 일이다. 그러나 유독 철근은 제품가격을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가 결정하는 특징이 있다. 어떤 물건이든 생산자와 소비자가 가격을 결정한다면, 중간에서 역할을 하는 유통시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결정 구조 때문에 철근 시장에서는 거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 문제까지 발생하곤 한다. 예측판매, 덤핑판매, 물량중심의 출혈경쟁이라는 폐단의 책임은 결국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철근 제강사가 거래손실을 보전해주지 못한다 해도, 유통시장은 어쩔 수 없이 거래에 나서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격결정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Buyer의 의견이 존중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했을 때, 제강사와 유통, 건설사 등 3자의 다자가격결정이 이뤄져야할 것이다. 제강사는 유통이라는 주체를 통해 건설사를 견제할 수 있고, 건설사 또한 유통이라는 완충지대가 있음으로 제강사와의 가격협상에 유리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마저도 지금의 가격결정 구조나 시장상황 때문에 생각하는 대안일 수 있겠다.

궁극적으로는, 일본의 거래방식이 발전방향의 좋은 본보기라 생각한다. 제조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신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거래관계를 맺고, 제강사는 대리점을 존중하고 대리점은 건설사를 존중하는 거래질서가 확립된다면 지금보다 나은 시장이 조성될 것이다.

Q> 인터뷰를 통해 관련 업계나 시장과 나누고 싶은 공감대가 있다면?

A> 다들 어려운 시황에 고군분투 하고 계시리라 여겨진다.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폐업이나 부도로 기존 업체가 사라지면 신규 진출업체로 채워지는 모습을 보고, 내심 ‘기회’라고 여겼던 무지한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남이 잘 돼야 나도 잘 된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경쟁관계로만 여겨 출혈, 과다경쟁으로 부딪치기보다, 동업자 정신을 갖고 선의의 경쟁을 나누는 것이 모두가 잘되는 길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불과 십수년 전에는 부도를 맞게 되면 ‘가진 자금이 얼마인데, 이것만이라도 받고 정리하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사업을 정리하면서도 거래처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주려는 동업자 정신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오늘 만나서 운동을 즐기고 그날 저녁에 법원 워크아웃을 신청하거나, 어음부도를 내거나, 고의로 대금을 챙겨 야반도주 하는 소위 ‘작전’을 계획하는 일들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애꿎은 거래업체들까지 연쇄부도에 이르는 막대한 피해가 연출되곤 한다.

이런 일들은 반드시 없어져야할 것이다.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이 있다면, 그리고 외부에서 동종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개선하려면 서로가 노력해서 부정적이고 비정상적인 시장을 업계 스스로 바로잡아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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