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철근 가공설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새벽 2시 이전에 잠을 청해본 적 없다" "신속한 서비스를 위해 늦은 새벽까지 현지 경영진과의 격한 통화로 민원 신고를 받는 일도 일쑤였다" 마무리기술 공석록 대표가 코일철근 불모지에서 73%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이뤄낸 비결인 셈이다. 요즘 그의 하루는 24시간에 몇 시간을 더해도 모자란다. 재조명된 코일철근의 관심이 탄력을 받으면서 지각변동 수준의 시장변화가 예고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누구보다 공석록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에 이견이 많지 않다. 고객사의 고민을 끝내 신뢰로 바꿔내고야 마는 공석록 대표의 고집스런 집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이유다. [편집자주]

(주)마무리기술 공석록 대표이사
▲ (주)마무리기술 공석록 대표이사
Q>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A> 마무리기술은 이탈리아의 철근 가공설비 전문기업인 쉬넬(Schnell)사의 한국 대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코일철근을 비롯한 철근관련 가공설비를 중심으로 운영소프트웨어, 선조립 설비, 주택용 소재 가공 플랜트 등 쉬넬의 모든 제품을 공급ㆍ관리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국내 코일철근 양산을 계기로 획기적인 가공설비 납품을 본격화했다. 현재까지 120여대의 코일철근 가공설비를 납품한 상태며, 70%의 높은 시장점유율로 고객사와 성장을 함께하고 있다.

마무리기술의 철칙은 ´신뢰´다. 모든 일에서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고, 그것이 고객과의 신뢰를 다지는 기본이라는 신념이다. 그런 신념을 마음에 새겨 ‘마무리기술’이라는 사명을 내걸게 됐다.

´고객의 눈으로 보고, 고객의 가슴으로 생각하고, 고객의 머리로 판단하자´라는 사훈 아래, [고통과 실망은 있어도 포기는 없다. 새로움을 가까이하고 모험을 두려워 말자. 모든 일을 깨끗하게 마무리 하자´는 경영이념을 실천으로 옮겨가고 있다.

Q> 그동안 걸어온 길을 듣고 싶다. 지금의 철근 가공설비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도 궁금하다.

A> 저는 본래 엔지니어였다. 지난 1981년부터 10년간 국내외 제강사의 압연 기술자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철근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 사이 1987년부터 1년 8개월 간 일본 고베제강의 해외 플랜트 사업부에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코일철근 생산과 가공기술을 전수받기도 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코일철근을 가장 일찍 접한 사람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1991년 국내 제강사를 퇴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개인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당시 고층건물에 주로 쓰이던 철골산업에 뛰어들면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인정받던 일본의 철골 가공설비를 국내에 약 1,000여대 공급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사업에 확신은 있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정말 신바람 나게 뛰어다녔던 것 같다. 그것이 지금의 쉬넬사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일본 철골설비 사업성과를 눈여겨 본 이탈리아 금속가공협회의 추천으로 쉬넬사를 소개받게 됐다.

고민 끝에 쉬넬사를 찾아 첫 미팅을 하고난 솔직한 느낌은 실망스러웠다. 기술력이나 설비에 대해서는 흠잡을 것 없이 훌륭했지만, 유지나 보수 등 사후관리 서비스 부분이 미흡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실한 사후관리와 최우선의 서비스를 다짐받고 쉬넬사의 한국 대리점을 시작하게 됐다.

일본 철골설비도 충분한 사업 경쟁력이 있었지만, 철근 가공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설비와 도전에 마음이 이끌렸던 것 같다. 18년 동안 운영해오던 일본 철골설비 회사는 함께 고생했던 직원들에게 물려주고 저는 쉬넬의 철근 가공설비 사업에 몸을 던졌다.

Q> 새로운 도전은 이해되지만, 알짜 사업을 흔쾌히 직원들에게 넘겨주기도 쉽지는 않았을 텐데.

A> 일본 철골설비 회사를 끌어오면서 기술영업에만 집중했던 저에게 직원들의 하소연이 큰 계기가 됐던 것 같다. 회사의 부족한 복리후생이나 자신의 비전에 대한 소외감의 이야기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른 나이에 사업에 성공하면서 ´나 혼자만 과분한 호사를 누리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함께 고생한 직원들과 고객들 덕분이었는데 말이다.

그 일을 계기로 직원들 스스로 역량에 대한 자신감과 내 회사의 비전을 갖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회사의 목표를 공유하고 달성여부에 따라 직원들에게 경영권 양도를 약속했다. 일단, 출근 시간을 늦추더라도 직원들 교육에 투자했다. 해외 현지연수까지 다녀온 직원들의 눈빛에서 전에 없던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그리고는 정확히 3년 만에 직원들은 자기 연봉의 3배 매출을 올리는 놀랄 만한 성과를 달성했고, 회사의 변화를 계기 삼아 약속대로 직원들에게 회사를 넘기게 됐다. 당시 회사를 이어받은 3명의 직원들이 지금은 연 매출 400억원 규모로 커진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는 소식에 뿌듯해하고 있다.

Q> 최근 국내 철근 시장에서 코일철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철근 가공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A> 상당히 고무적이다. 코일철근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지면서 가공설비 관련 문의가 부쩍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코일철근과 관련한 경험이 쌓이면서 효용성의 신뢰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20여 년 전의 유럽이 그러했듯이, 기존의 직선철근만으로는 가공로스와 전문인력 인건비 등 수익창출의 한계가 있다. 결국, 같은 고민에 직면한 한국 철근업계나 건설업계 역시 코일철근은 당연한 선택이 될 것이며 시기의 문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코일철근 가공설비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코일철근 생산능력 45만톤(대한제강)과 내년에 추가될 25만톤(동국제강) 규모의 신규 생산량을 더할 경우, 단기적으로 70만톤 규모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코일철근을 기준할 때, 연간 10만톤 당 약 50대의 가공설비면 적당하다. 내년 이후 70만톤 규모로 늘어나는 코일철근 시장에서 350대의 가공설비가 필요한 셈이다. 여기서 기존에 보급된 170여대의 설비를 빼더라도, 180대 정도의 코일철근 가공설비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한 가지 주목할 변화가 있다. 코일철근 가공시장에서 기존의 가공전문 업체가 아닌 유통을 겸한 가공업체가 새로운 주체로 재편되는 추세다. 전문 가공업체와 가공업에 진출하는 대형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을 매우 의미 있는 변화로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Q> 해외 코일철근 발전 사례를 교훈 삼아 국내 코일철근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제언한다면?

A> 가까운 일본은 한국보다 10여년 빨리 코일철근을 시작했다. 고베제강에서 코일철근을 생산·가공해 건설현장에 공급했죠. 하지만 가공과정에서 발생한 표면 긁힘으로 발생한 녹(綠)이 고객 클레임으로 걸리는 시행착오가 있었다. 실제로 녹은 콘크리트 접합이나 강도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예민한 고객들의 문제로 생각된다. 현재는 코일철근에 대해 높은 가공비를 받는 등 가공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년 전까지 뱀부형 와일드 코일철근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가공성이 나쁜 이유로 고전하다 현재는 유럽형 컴팩트 타입의 코일철근으로 대체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대부분, 중동, 유럽, 중남미, 일부 아프리카 등에서는 10mm철근의 경우 거의 유럽형 코일철근을 사용 중이다. 그 이유는 코일철근의 단가가 다소 비싸지만 생산성이 기존 직선철근 대비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호주에서는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한국의 20mm 코일철근을 수입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3년에 걸쳐 한국 코일철근을 테스트해 오다 최근 합격 판정을 받은 뒤로 소량씩 수입하고 있다. 코일철근은 아직 한국보다 해외 선진국들에서 적극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코일철근도 품질과 적용수준에서 상당한 궤도에 올라온 것으로 평가된다.

코일철근 시장은 철근 업계만의 노력으로 활성화되기 어렵다. 코일철근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수요처인 건설업계와 함께 찾아가야 한다. 각자의 실익을 모아 더 큰 실익을 창출해내는 시너지의 시장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한국에서만 시장을 찾을 일도 아니다. 해외 건설·플랜트 공사를 수주한 한국 대형 건설사들이 현지 철근 가공비가 높아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코일철근 수출과 효과적인 가공시스템을 병행하는 식의 판매를 진지하게 검토해 볼 만 하다.

Q> 앞으로 철근 가공설비업체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마무리기술의 특화된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A> 쉬넬(Schnell) 같은 설비업체는 기계를 팔지만, 저희 같은 대리점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다. 엔지니어링과 부품 현지화 개발, 기술 및 용역 등 모두가 사람을 매개체로 하는 사업인 것이다. 한국처럼 철근 가공단가가 싼 나라에서 가공업을 하시는 고객분들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동률이다. 그것은 설비의 안정된 유지·보수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그런 측면에서 저희 마무리기술은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마무리기술은 지난 2010년 유럽 철근가공 설비를 한국에 납품하기 전부터 한국 직원을 현지 파견하여 설비 운전 및 유지ㆍ보수 교육을 철저히 마쳤다. 또한 한국에 설비 판매를 개시한 이후부터는 쉬넬의 엔지니어가 1년 반동안 한국에 상주하면서 모든 A/S 기술을 전수해 줌으로써 완벽한 서비스 대응체제를 구축했다.

현재는 국내외 기술진들이 실시간으로 모바일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 기술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한자리에서 해결하는 최상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더욱이 2년여 전부터는 상당부분의 기계 부품을 국산화해 고객의 비용절감은 물론 품질향상을 동시에 이뤄내고 있다. 고객의 설비는 쉬어도 24시간 상시 대응하는 최상의 서비스로 고객의 신뢰를 높여가고 있다.

Q> 철근 산업의 진화와 밀접한 가공설비 사업에 대한 자부심은?

A> 현재는 해외설비를 판매하고 있지만 그 출발은 해외 선진기술에 대한 동경이었다. 1990년대에 철근으로 중동의 초고층 빌딩을 짓는 한국 건설사의 공사현장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철근 시장의 미래가 밝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그 전 까지만 해도 고층 건물은 당연히 철골 구조라는 상식을 벗어나지 못했는데, 발상의 전환이 확실히 이뤄진 셈이다. 일찌감치 주택 보급이 수요를 넘어선 유럽에서는 저층 주택에 적합한 철근 골조와 가공을 위한 기술과 자재 개발에 집중해온 것을 지켜봤다.

한국의 건설시장이 힘겨운 정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선진화된 해외의 발전사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고 또 그렇게 될 것이다. 나 역시 단순히 해외 선진설비를 국내에 보급하는 역할을 넘어 그동안 경험해온 해외 건설 산업의 발전상을 국내에 최적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Q> 앞으로 포부를 담은 마무리기술의 발전상이 궁금하다.

A> 마무리기술의 사업이 설비 판매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우선, 철근 1차 가공의 다음 단계인 선조립 문화의적극적인 도입으로 국내 건설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수년 이내에 유럽의 선진화된 철근 가공기계를 국산화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 초기단계로, 중요 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한 상태며 순차적으로 100% 국산화를 이뤄갈 계획이다. 그것이 그동안 저의 마무리기술을 믿고 호응해주신 고객사들께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Q> 끝으로, 고전하는 철근 업계와 나누고 싶은 공감대가 있다면?

A> 지난 1980년 대 국내 제강업계는 생산 제품의 30% 정도를 수출했다. 물론, 그 시절에는 품질 대비 가격경쟁력이 좋았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앞으로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안 된다는 생각보다 제강업계 스스로 기술개발로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해외의 대형 건설·플랜트 공사 수주가 많은 건설사들과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의 철근과 가공업을 함께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부적으로는 지나치게 낮은 철근 가공단가를 현실화해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철근 가공의 이익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주체가 우선적으로 양보의 용단을 내려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주)마무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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